사람보다 차가 먼저? 횡단보도 "이젠 바꾸자"

김지성 기자 2015. 10. 1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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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 10만 명당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입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숨지는 승차 중 사망자 수는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OECD 평균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보행 중 사망자 수는 우리가 거의 4배 가까이 많습니다. '도로에선 차가 우선'이고, '보행자가 알아서 차를 피해야 한다'는 차량 중심적 사고가 근본 원인입니다. 결국,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연속 보도, 오늘(19일)은 첫 순서로, 우리 횡단보도의 문제점을 김지성 기자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왕복 5차로인 경기도의 한 주택가 차도입니다.

지금 시각이 오후 2시입니다.

지금부터 무단 횡단을 몇 명이나 하는지 직접 세보겠습니다.

30분 새 6명이나 됩니다.

5분에 1명꼴입니다.

횡단보도 간 거리를 재어 보니 220m입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버스 정류장과 아파트 단지 출입구가 횡단보도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무단횡단하는 보행자가 생기게 되는 겁니다.

버스 정류장을 교차로에서 떨어뜨려 설치해 횡단보도에서 멀어지게 한 것은 차량 흐름을 우선한 결과입니다.

다른 차도에서도 할머니가 아슬아슬하게 왕복 8차로를 무단 횡단합니다.

이곳도 횡단보도 간 거리가 200m가 넘습니다.

현행법상 어린이나 노인보호구역, 또는 특별히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횡단보도로부터 200m 안에 다른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없습니다.

보행자 안전보다 차량 소통에 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입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횡단보도 간격 제한이 없고, 일본과 미국도 한국보다는 짧습니다.

노약자나 장애인은 여유 있게 건너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보행 신호 간격도 문제입니다.

[정용찬/경기도 성남시 : 비장애인들이 걷더라도 제가 볼 때는 (신호가) 짧은 것 같거든요. 반 정도 건너다보면 빨간색으로 바뀌려고 하더라고요.]

여기에도 차들을 빨리 소통시켜야 한다는 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차도를 빨리 건너려고 무단횡단하다 생기는 사고를 줄이려면 무단횡단할 필요가 없게 해야 합니다.

[유동배/경찰청 교통안전계장 : 횡단보도가 설치되면 운전자는 잠시 브레이크를 밟는 불편을 겪으면 되지만 보행자는 횡단보도가 없을 때 먼 거리를 돌아가는 불편을 겪어야 됩니다.]

획일적으로 횡단보도 간격을 규제하기보다, 통행 현실에 맞게 횡단보도를 설치해서 보행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강동철·박동률, 영상편집 : 장현기, 화면제공 : 경찰청)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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