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춘추전국시대

2014. 10. 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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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를 삼킬 듯한 싹수 노란 아역 배우들

아역 배우 전성시대다. 작품을 보고 나면 '어느 배우의 아역이었지?'란 생각이 떠오르기보다 아역을 연기한 배우가 더 궁금하다. 대표적인 케이스라면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여진구, 김유정, 김소현이다. 이들은 주연 배우의 아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성인으로 변하는 시기를 늦춰 달라"는 아우성도 이끌어냈다. 작품을 끝내고 나서 여진구와 김유정은 주연급 배우로 성장해 충무로를 누비고, 김소현은 연기와 음악 프로그램 진행을 병행하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지난 3월에 개봉한 <우아한 거짓말>은 김희애의 스크린 복귀도 화제였으나 무엇보다 김유정과 김향기, 이제 막 성인 배우로서 날갯짓을 시작한 고아성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왕따 문제와 어린 학생의 자살이란 파격적인 소재 때문에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의 빛나는 연기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영화계에는 '아역 배우가 떠야 영화가 흥행한다'는 속설이 있다. 8백만 관객을 불러들인 <과속스캔들>과 한국 영화 역대 흥행 4위의 <7번방의 선물>은 각각 '기동이' 왕석현과 갈소원처럼 대박 아역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추석 연휴에 개봉한 후 꾸준히 뒷심을 발휘하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조로증에 걸린 16세 소년 '아름이'의 이야기다. 연기력이 검증된 아역 배우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재용 감독의 선택은 열세 살의 신예 조성목이었다. 이 감독은 "다른 배우들과 눈빛이 달라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오디션에 합격한 조성목은 매일 5시간에 걸쳐 특수 분장을 해야 함에도 불평하지 않고 잘 견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 정형화된 연기는 아니었으나 어린 나이에도 부모를 챙기는 침착한 캐릭터 '아름이'를 잘 소화해 충무로를 이끌어갈 아역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한 명의 독특한 아역 배우는 10월 개봉을 앞둔 <맨홀>의 김새론이다. 청각장애 소녀 '수정' 역을 맡아 대사 없이 오직 수화와 얼굴 표정만으로 감정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김새론은 영화 <아저씨>로 데뷔한 후 <이웃사람> <도희야>처럼 19금 영화에서 감정 기복이 심한 입체적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열네 살 어린 나이라 또래 여배우들처럼 귀엽고 발랄한 역할을 하고 싶을 텐데도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영화들만 고집한다. 김새론이 아역 배우 중에서 왜 '톱'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담당_이충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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