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냉장고를 부탁해] 속 여섯 셰프의 '사랑의 레시피'

2015. 2. 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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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세는 요리하는 남자. 그중에서도 냉장고 속 처치 곤란한 재료로 마법 같은 요리를 선보이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들의 인기는 여느 록 밴드 프런트맨이나 멜로 드라마 주인공 못지않다. 저마다 다른 개성으로 여심을 저격하는 셰프 6명이 말하는 요리와 연애의 상관관계, 그리고 그를 사로잡는 사랑의 레시피.

(셔츠)조나단 선더스 by 존 화이트, (팬츠)아이스버그 by 존 화이트, (팔찌)토코 by 유니페어

"그에게 한 그릇을 다 비울 수 있는 요리를 해주세요"

-최현석(이탤리언 레스토랑 '엘본더테이블' 총괄 셰프)

제 스승님은 메뉴 테스팅을 할 때 늘 한 그릇을 다 먹어보라고 하셨어요. 첫맛과 중간 맛이 다르고, 마지막 맛이 또 다르니까요. 양념이 강하면 첫맛은 좋을 수 있지만 금방 질리게 마련이에요. 크림 파스타의 경우 크림을 오래 끓이면 고소하면서 짭짤해지는데, 이게 첫맛은 정말 최강이에요. 하지만 먹을수록 질리죠. 스테이크도 딱 한 조각만 먹을 거라면 짭짤하게 양념하면 되지만, 한 접시를 다 비우게 하려면 정말 간을 잘해야 돼요. 먹는 사람 입장에서 그런 강한 양념은 처음엔 혹할 수 있지만 그 만족감이 오래가진 않거든요. 전 사랑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조바심 내서 초반에 모든 걸 걸면 그 연애는 오래가지 못하죠. 앞뒤 가리지 않고 상대한테 간, 쓸개 다 내주는 사랑? 전 별로예요. 처음 만났을 때 간 주고, 다음번에 만났을 때 쓸개 주고, 그다음 번엔 다른 걸 주곤 하는 게 더 좋죠. 그렇게 해야 상대는 다음엔 뭘 줄지 기대하게 되니까요.

(셔츠)아르마니 익스체인지, (팬츠)아스페시 by 비이커, (시계)티쏘, (슈즈)코치

"둘만의 시간은 두 사람의 스케줄에 맞추세요."

-미카엘(불가리안 레스토랑 '젤렌' 이태원점 오너 셰프)

요리하는 남자는 확실히 매력적이에요. 배고플 때 요리를 해주는데, 그것도 맛있게 만들어주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죠. 하지만 요리하는 남자와 사귀고 싶다면 너무 많은 걸 기대해선 안 돼요. 사람들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날에 데이트할 수 없는 직업이니까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는 요리사가 가장 바쁜 날이에요. 예전에 여자 친구가 남들 다 데이트할 때 못 하는 걸로 서운해하기에 이렇게 말했어요. "꼭 3월 14일에 데이트할 필요는 없잖아? 로맨틱한 시간은 다른 날에 얼마든지 보낼 수 있어." 물론 요리사는 특수한 직업이지만 남자들은 대부분 여자들이 무슨 무슨 데이를 챙기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고, 데이트를 하는 날이라고 해서 서로의 일정과 상관없이 무리하게 챙길 필요는 없지 않나요?

(셔츠)에잇세컨즈, (팬츠)DKNY, (시계)루이까또즈 by 갤러리어클락, (슈즈)코치, (티셔츠)본인 소장품

"요리도, 연애도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에요"

-샘킴(이탤리언 레스토랑 '보나세라' 총괄 셰프)

제 와이프가 들으면 속상해하겠지만, 사실 요리 솜씨가 좋은 편은 아니에요. 부엌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면서 요리하는데, 완성된 음식은 그에 반해 소박하고요. 나가서 2만~3만원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재료비만 7만~8만원을 쓰는 식이죠. 그런데 그렇게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 사랑스러워요. 연애를 15년 동안 하고 결혼했으니 그사이 떡볶이부터 갈비찜까지 절 위해 만들어준 음식도 참 많은데요, 가장 맛있게 먹은 건 아이한테 만들어준 주먹밥이었어요. 하하. 밥에다 김가루랑 멸치볶음, 콩자반 넣고 참기름 뿌려서 만든 '애기밥'이오. 종종 체다치즈 같은 것도 넣는데 진짜 맛있더라고요. 어쨌거나 결론은 요리든, 사랑이든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예요.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재료를 준비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 요리하면 먹는 사람은 감동할 수밖에 없어요. 달걀프라이든, 김치볶음밥이든, 거창한 요리가 아니어도 좋으니 본인만의 '필살기' 하나는 갖추는 게 좋고요.

(셔츠)골든구스 by 쿤, (팬츠)줄리엔 데이비드 by 쿤, (슈즈)프레드페리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찾아 지지고 볶으세요"

-정창욱(비스트로 '차우기' 오너 셰프)

요리도, 사랑도 결국 자신과 잘 맞는 걸 찾는 게 최우선이에요. 좋은 재료를 고르듯이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죠. 헛된 재료로 백날 요리해봐야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완성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조미료로 커버할 수야 있겠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조미료 맛이지, 그 재료를 고를 때 원한 맛이 아니잖아요. 좋은 재료를 구한 다음엔? 지지고 볶는 거죠! 커플들이 싸우는 모습을 왜 '지지고 볶는다'고 하겠어요? 투닥투닥 지지고 볶고 튀기다 보면 자신이 어떻게 했을 때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는지 알게 되는 것처럼, 사람 관계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요리에 관심은 있어도 막상 본인이 하는 건 겁내는 분도 많던데, 일단 해봐야 돼요. 다른 일이 그렇듯 요리도 할수록 늘게 돼 있어요. 아,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킨포크>처럼 사진 찍는 데 집중하지 말고 요리에 집중하세요. 중요한 건 장식이 아니라 맛이잖아요.

Editor 김가혜, 유미지 Photographer 길소라 Stylist 정석 Hair 김원숙 Makeup (최현석, 샘킴, 박준우)이소연, (미카엘, 정창욱)서은영, (이원일)김원숙 Food stylist 문인영(101 recipe) Assistant 박지연, 구자민 Location 휘슬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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