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함이 배어나는 나무집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2015. 8. 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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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혁신도시 내 목조주택

햇살을 담아 따뜻하고, 가족의 정이 담겨 편안한 그곳에 다섯 식구의 집이 있다. 조용히 움직이는 빛은 집 안을 가득 비춘다.

[House Plan]

하나둘 새로운 집들로 채워지고 있는 마을. 아기자기하게 꾸민 작은 마당 뒤로 붉은 벽돌 옷을 입은 나무집 한 채가 서 있다. 이곳은 40대 중반의 부부와 고등학생 딸, 쌍둥이 초등학생 아들이 함께 거주하는 집이다. 주택살이를 시작한 지인의 행복한 모습을 본 후 부부는 아파트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커가는 아이들이 흙을 가까이하며 마음껏 뛰놀길 바라는 마음도 부부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렇게 지인의 집을 시공한 업체를 소개받았고, 집짓기의 첫 단추가 순조롭게 끼워졌다.

부부가 구입한 대지는 전주혁신도시 내 위치한 주택단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당시 택지공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추후 들어설 주택들을 고려해가며 대지의 형태 및 주택의 기본 계획을 준비해야 했다.

"주택의 배치를 놓고 여러 번의 설계 변경이 있었어요. 건축주는 정남향을 원했지만, 설계자 입장에서는 대지 정면의 공원 전망을 포기할 수 없었죠."

이 집을 시공한 하우징플러스의백균현 이사는 결국 'Y'자 평면구성을 통해 중정을 계획하고, 창의 방향과 크기를 남쪽에 집중하여 설계 방향을 잡아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미 외국에서 목조주택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건축주는목구조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덕분에 공법도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특히 모든 시공과정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었는데, 건축주뿐 아니라 지인들까지 이 열린 공간을 활용하여 글을 남기고 조언을 해주어 공기 단축은 물론 모두가 만족하는 집을 완성하게 되었다.

시공사와의 소통이 있었기에 입주 후 가족은 불편함 없이 주택생활에 녹아들고 있다. 관리가 어려운 잔디는 적당히 심고 강자갈 위에 현무암 디딤석을 올려, 손이 많이 가지 않도록 조성한 점 역시 서로 논의하며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2층 규모에 다락까지 갖춰진 주택은 복잡하지 않은 공간구성을 통해 깔끔한 분위기를 이끌어 낸다. 1층의 경우 현관을 기준으로 거실과 주방을 분리해 각자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과 주방 사이에 배치된 중정은 두 공간을 서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가족과 함께하는 다목적 영역으로의 변신을 돕는다. 실용성이 고려된 점 외에도, 도심이지만 자연과 가까이 하고 싶었던 가족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곳곳에는 직접 고른 나무와 야생화를 채워, 심는 재미와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1층이 가족의 공동영역이라면, 2층은 구성원 개개인의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부부침실과 세 아이의 방이 차례로 위치하는데, 가장 안쪽에 자리한 쌍둥이의 방은 중간에 포켓도어를 설치하여 언제든 '따로 또 같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대개 1층 다용도실에 두는 세탁실을 2층에 배치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는 주생활 공간과의 거리를 좁혀 안주인의 동선을 배려한 시공사의 노하우가 반영된 결과다. 또한 전망 좋은 공원 쪽에 놓인 2층 발코니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난간대를 두는 대신 벽식으로 시공하여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가족만의 공간을 마련하였다. 덕분에 빨래를 널기도 하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는 장소도 되어준다. 여기에 작은 창으로 내다보는 풍경이 더해져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러 가지 제약 속에서 풀어낸 새로운 발상은 사는 이가 행복할 수 있는 적절한 요소를 담아냈다. 이사 온 지 이제 한 달. 더 익숙해지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자연이 어우러진 집과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라면 욕심 날 게 없는 도심 속 전원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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