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유휴채(遊休寨)

매거진 2017. 4. 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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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친디하우스 4호

경남 창원시 용호동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에 친친디의 네 번째 집이 지어졌다. 도심형의 모던한 외관과 다이나믹한 구조, 건축주의 바람대로 집은 동네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가로수길에 면한 주택의 입면. 탄화코르크보드 마감재와 역동적인 디자인의 외관이 인상적이다. Ⓒ김재윤 
 SECTION


‘친절한 친환경 디자인하우스 프로젝트(이하 친친디)’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한해 전국의 많은 예비건축주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와 건축 상담이 이루어졌고, 이제 그 결과물이 하나둘씩 세상에 나오고 있다.

이번 창원주택은 친친디의 네 번째 프로젝트다. 작년 2월 건축주의 상담의뢰를 시작으로 올해 초 완공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의사인 건축주는 이미 병원 건축을 경험하면서 자신을 대신해 건축주의 역할을 해 줄,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절실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친친디의 문을 두드렸다. 투명한 집짓기 시장을 만들기 위해 건축주를 대신해 주택 건축 시행을 대행하는 시스템, 이 플랫폼이 틀을 잡아가는 과정을 함께 한 집이나 다름없다. 전문 PM(프로젝트 매니저)을 통해 예산관리, 공정 관리를 비롯해 설계자와 현장소장 선정, A/S 등의 사업 관리가 총괄 위임되었다. 무엇보다 건축비 지급 체계와 시기 등 건축주의 예산 관리를 투명하게 공개해 상호 신뢰의 기반이 되었다.


단 차이로 구분된 거실과 주방. 식탁 상부까지 매입등으로 계획해 공간이 더욱 넓어 보인다. 


DESIGN CONCEPT

➊ 맥락과 조건  |  대지는 창원 배후도시 제1종 지구단위계획 용호지구에 자리잡고 있다.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그림 같이 늘어선 창원 가로수길은 다양한 디자인의 신축 건물이 많아 지역의 카페거리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필지는 14m 남짓한 단변이 길에 면하고 안쪽으로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인접대지에는 이웃집이 자리해 이를 감안한 계획 설계를 진행했다.

➋ 거주 인원 구성  |  병원 원장인 남편과 미술 심리 치료를 전공한 부인, 사춘기를 앞둔 남매가 상시 거주하는 집이다. 부부의 직업 특성상 방문객들이 많게는 50여 명까지 될 때가 있어, 너른 공용 공간 뿐 아니라 가족들의 사생활 보장도 중요했다. 특히 부부는 각기 취미실을 가지고 추후 갤러리로도 활용할 수 있는 공적 공간을 요구했다.

➌ 배치 계획  |  가로수길에 대응하면서 프로그램 조닝을 거쳐 ‘ㄷ’자형 배치로 매스를 계획했다. 내부 중정을 중심으로 길에 면한 매스는 갤러리와 취미실이 담기고, 나머지 ‘ㄱ’자 매스는 2개층의 주거 용도가 된다. 개방적인 갤러리와 필로티 주차장이 열린 주택의 입면을 연출하게 된다. 내부 중정은 길에서 분리된 가족만의 프라이버시한 마당이다.

➍ 실 구성  |  각자 외부 테라스를 둔 개별 방들은 지붕 계획과 함께 단면적인 공간감을 가진다. 안방은 2개층의 개방감을 두면서 넓은 테라스와 욕실을 배치하여 조망을 확보했다. 아들방은 수직적인 계단형 다락방이 딸려 있고, 전면의 작은 테라스를 통해 외부와 소통한다. 딸방은 테라스와 방, 다락을 연계해 독립적으로 구성했다.

DIAGRAM


메타세콰이어 나무와 어우러진 주택의 측면. 앞쪽은 손님맞이방과 갤러리 같은 공용공간을 두고, 뒤쪽으로 가족들의 프라이버시한 실들을 배치했다. Ⓒ김재윤 
거실, 식당, 주방, 게스트룸으로 이어지는 1층의 모든 공용 공간은 마당을 중심으로 갤러리, 작업 공간이 배치되어 다양한 일상 생활의 소통이 가능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대지면적 : 336.00㎡(101.81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60.74㎡(48.70평) / 연면적 : 290.58㎡(88.05평)

건폐율 : 47.84% / 용적률 : 72.02%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25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하, 지상 1층 - 철근콘크리트 | 지상 2층 - 경량목구조 구조재 지하, 지상 1층 - 철근콘크리트 | 2층 벽 - S.P.F 2×6, 지붕 - S.P.F 2×8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 단열재 : 지하, 지상 1층 - T90 비드법보온판, 2층 - 그라스울 R19

외벽마감재 : 탄화코르크 30T, 청고벽돌, 스터코플렉스, 적삼목

창호재 : 플로라 알루미늄창호 24㎜

설계 : 리슈건축사사무소 홍만식 02-790-6404 | www.richue.com

목구조 내진설계 : 프로젝트천건축사사무소 장진희

공무 관리 : 친친디 황용하

시공 관리 : 홍창윤 / 현장 관리 : 이수현

철근콘크리트 골조 하자관리 자문 : A&T엔지니어링 우창규

경량목골조 하자관리 자문 : 친친디 김희권

사업 총괄 : 친친디 서동원 PM 1599-4217  |  http://친친디.com


유휴채는 놀 유(遊), 쉴 휴(休) 자로, 즐겁게 놀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    창원의 새로운 카페거리로 뜨고 있는 용호신도시. 이 주택은 준공과 더불어 창원시로부터 창원건축상 출품 제안을 받아 건축주를 기쁘게 했다. Ⓒ김재윤  
식당 공간은 테이블을 따로 두지 않고 좌식으로 계획해 내장 공사 시 함께 제작했다. 거실 아트월은 블랙앤화이트 콘셉트로 특별 주문한 벽난로가 인상적이다. 
복도의 벽을 따라 책장을 계획하여 그림을 두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PLAN - B1F (48.59㎡)   /   PLAN - 1F (113.27㎡)   /   PLAN - 2F (130.16㎡)   /   PLAN – ATTIC  


미술 심리 치료를 하는 안주인이 셀프인테리어한 작업실. 1층은 추후 이웃을 위한 갤러리 겸 모임 장소로 쓰일 계획이다.    /    서까래 장식을 덧댄 높은 층고의 부부 침실. 통창으로 이어진 테라스는 슈퍼킹사이즈의 침대를 둔 침실 만큼 넉넉한 크기다. 


집은 창원의 떠오르는 신도시, 용호지구의 가로수길에 위치한다. 건축주는 주거용 주택이지만, 추후 갤러리 등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친친디는 건축주와의 협의 끝에 리슈건축의 홍만식 소장을 설계자로 택했다. 홍 소장은 동교동 UFO, 상도동 반달집, 통영 도마집 등 수익형 주택을 성공적으로 브랜딩해 오며 지난해 『건물주가 되는 첫걸음, 상가주택 짓기』라는 책을 공동저술하기도 했다. 몇 번의 설계 PT를 거쳐 도면이 확정된 후, 작년 7월 30일 기다리던 착공에 들어갔다.

건물은 철근콘크리트의 구조적인 장점과 목구조의 친환경적인 장점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골조로 지어졌다. 대지의 중심에 1층 마당인 중정을 두고 거실과 부엌, 식당, 손님방, 갤러리가 각각의 매스로 구성되어 이어진다. 건물의 외장은 청고벽돌과 목재 루버, 탄화코르크보드, 스터코플렉스 등을 어울리게 배치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다락방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딸의 공간은 테라스와 방, 다락을 연계해 독립적으로 구성하고 천창을 냈다.    /    창을 크게 냈지만, 외부 시선이 차단된 위치라 프라이빗하게 쓸 수 있는 부부욕실 


INTERIOR

내벽마감재 : 벤자민무어 페인트 / 바닥재 : Fore Baum - Dark Vintage H.S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아메리칸스탠다드, 콜로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수입수전

주방 가구 : 한샘 / 조명 : 삼성 LED, 루체, 수입 조명

계단재 : 멀바우 30T / 현관문 : 기성방화문 도장 마감

방문 : 영림백골도어 도장 마감 / 붙박이장 : 한샘 + 제작 도장마감

데크재 : 방킬라이 24T / 금속 : 부경금속

열교환환기장치 : 양지시스템 / IoT : 라온익스


남편을 위한 지하 취미 공간. 이곳은 홈바, A/V룸, 악기 연주실 등 다양한 용도로 쓰도록 계획되었다. 


공사 과정은 친친디 카페(http://cafe.naver.com/chinchind1)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고되었고, 건축주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도 가감 없이 오픈되었다. 온라인 회원들은 게시판을 통해 집짓기를 응원하며 때로는 조언을 더하는 지원군이 되기도 했다. 친친디 서동원 PM은 “이번 집은 공사 과정에서 단 한 번의 분쟁, 아니 언쟁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함께 하는 일꾼들이 해당 분야의 프로였던 점, 건축주를 수장으로 모든 스태프가 하나 되어 움직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한다.

마감 과정에서는 미술을 전공한 아내의 활약이 빛났다. 카페 리뉴얼할 때 나온 샹들리에 조명을 저렴한 가격에 구하고, 벽면의 대형 페인팅 작업도 손수 해냈다. 건축주의 셀프 인테리어 의지로 비용 절감은 물론, 입주 후 만족도도 크게 높인 경우다.


 ZOOM IN

마당을 품은 ‘ㄷ’ 자 집. 내ㆍ외부와 각 층은 마당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건축시장에서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관계. 친친디의 네 번째 집은 체계적인 플랫폼과 투명한 예산 관리를 통해 이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취재_이세정   |  사진_임재철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4월호 / Vol.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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