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위한 작은 나무집

매거진 2017. 1. 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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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리트릿

산으로 둘러싸인 대지 위에 작은 나무집 한 채가 놓였다. 바쁜 일상 속 조금의 여유를 바라왔던 어머니를 위한 아늑한 주말 주택이다.


눈 내린 풍경 속 작은 주말 주택의 전경


횡성 리트릿은 강원도 횡성에 자리 잡은 25평의 작은 주말 주택이다. 노년에는 밭농사를 지으면서 1년에 반 정도 도심을 떠나 지내고 싶다는 바람으로 여러 해 동안 적절한 대지를 찾아다녔다고 건축주는 전했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는 이 땅은, 북사면의 대지에 텃밭을 가질 수 있고 주변 산세가 바라보이는 볕이 잘 드는 곳이었다. 실에 대한 건축주의 요청사항은 단출하였다. 거실 겸 주방과 방 하나, 그리고 별도의 실이 아니더라도 종종 같이 들르게 될 딸을 위한 공간도 같이 마련되길 원했다.

대지를 처음 방문하였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나 주변의 산세였다. 작은 강이 감아 도는 언덕배기에 위치해, 높지 않은 산들을 바라보며 강원도의 삶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북사면이었지만 주변 지형이 오히려 아늑하게 대지를 감싸는 형태라 자연을 즐기되 집이 가져야 할 포근함도 있는 땅이었다.

사면에 이미 자리 잡은 500여 평의 텃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했다. 마치 풍요로운 평야를 바라볼 수 있는 정자와 같은 집이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강원도의 기후와 산속에서 주변으로 생활이 과하게 노출될 경우의 심리적인 부담감을 배려한다면 평야 지대의 열린 집의 형태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주변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 집, 그러면서도 언덕 위에서 풍경을 즐길 수 있고 자연 속에서 포근함을 가지는 집이어야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횡성군 / 대지면적 : 659㎡(199.69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 건축면적 : 80.08㎡(25.17평)

연면적 : 79.03㎡(23.94평) / 건폐율 : 12.15% / 용적률 : 11.99%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7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S.P.F 구조목 /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단열재 : 크나우프 그라스울 / 외벽마감재 : 전벽돌, 적삼목

창호재 : 이건창호 PVC 이중창호 /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시공 : 시스홈씨엔엘

설계 : 오피스경(권경은)

총공사비 : 1억8천만원(인테리어 포함)


주변의 풍경을 해치지 않게 대지의 형세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설계해주었다. 
중후한 느낌의 전벽돌이 적삼목과 어우러져 깊이감을 더한다.   /    경치를 조망하기 좋은 다락 앞 발코니


집의 자리는 진입로와 가장 가깝지만 집을 보호해 줄 언덕이 있는 남쪽 경계에 잡았다. 설계의 시작은 강원도 산속 땅에서 살며시 솟아오른 삼각형의 작은 집이라는 개념 스케치였다. 대지의 일부이지만 적극적인 전망을 가지는 집을 설계하기 위해 지형을 따른 삼각형의 매스를 올리고 평면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쪽 건너편 산과 북쪽의 밭을 주된 전망으로 삼고 각 실을 계획해 나갔다. 서쪽의 끝에는 식탁을 놓고 위에 작은 다락을 두어, 시각적으로 아래 거실 공간과 연결된 별도의 작은 라운지와 같은 공간을 설계했다. 이것은 한편으로 1년에 한두 차례라도 많은 가족이 찾아올 경우 실을 유연하게 확장해서 쓸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서쪽과 북쪽을 향해 거실과 주방이 자리 잡고, 동쪽으로 두 개의 침실이 위치함으로 인해 동쪽으로 점점 넓어지는 평면 형태가 되었고 서쪽으로 갈수록 층고가 높아져 삼각형의 개념 스케치가 공간으로 발전될 수 있었다.


서쪽으로 층고가 점점 높아지는 삼각형의 외관이 완성되었다.
현관을 바라본 모습
동서로 긴 거실과 주방은 높은 천장고를 통해 자연을 집안으로 적극 끌어들였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 바닥재 : 이건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세라믹 팩토리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 : 우림 / 조명 : 룩스몰

계단재 : 자작나무합판 / 현관문 : 코렐

방문 : 예림도어 / 붙박이장 : 제작

데크재 : 적삼목


주택에서 창은 설계의 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이다. 횡성 리트릿은 좋은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어 창의 방향과 설계가 더욱 중요했는데, 서쪽 강 건너편 산과 북쪽 텃밭의 풍경을 집안에서 모두 볼 수 있도록 시원한 창을 냈다. 이 창들은 LDK의 시작부분과 끝부분에 위치하며 자연 속에서의 생활이 실내에서 충분히 느껴지게 한다.

솟아오른 집의 끝이자 거실의 상부인 다락은 서쪽의 풍경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거실의 반대편 끝은 대지에서 외부로 노출이 적은 장점을 이용해 두 개의 방을 놓았다. 어머니의 방은 텃밭을 바라보고 딸의 방은 집의 입구를 바라보게 되는 평면으로 발전되면서 각 방의 성격을 분명하게 해주는 작은 창과 벤치를 두었다. 구성은 단순하지만, 지형과 각기 다른 풍경을 집의 곳곳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려다 보니 평면은 뒤로 갈수록 넓어졌고 집의 형태도 그런 구성을 따라 변했다.


ELEVATION
다락을 올라가는 계단과 하부 수납 공간    /    거실의 서쪽 창에서는 집 건너편 산을 언제든지 조망할 수 있다.
어머니의 방에는 동쪽으로 난 작은 창과 걸터 앉을 수 있는 벤치가 설치되었다. 
다락에서 내려다본 거실    /    다락은 이 집에서 서쪽의 전망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PLAN - 1F (79.03㎡)    /    PLAN - ATTIC (11.48㎡)


새벽녘 언덕에서 바라본 그림 같은 집
조명이 켜지자 집은 낮과는 또 다른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낸다.
DIAGRAM


외부 재료는 전벽돌로 마감하여 주변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도록 했다. 그리고 가족들의 활동이 일어나는 테라스 주변은 신체와 접촉이 일어나는 곳이므로 따뜻한 느낌의 적삼목으로 마감했다. 창 주변 재료의 변화는 산속에서 집이 나름의 표정과 시선을 갖게 하고자 하는 의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계절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거실에서 언덕 아래 물소리를 들으며 하는 식.사와 담소가 건축가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가장 중요한 생활의 풍경이었을 것이다. 입주 후 초가을 건축주의 초대로 설계팀과 시공팀 모두 함께 점심을 먹으며 그러한 풍경의 잠시 일부가 되기도 하였다.  < 글 권경은 >


건축가_ 권경은

공간에서 시간과 사람에 대한 고민이 읽혀지도록 작업하고 있다. 01 하우스, 청석교회, 신창동 4대를 위한 집, 노대동 책읽는집, 안성 모아집 등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감성을 건축으로 번안해 왔다. 고려대학교와 M.I.T.에서 수학하였고 미국 Kyu Sung Woo Architects(Cambridge, U.S.A.)에서 다년간 실무 후, 2011년 서울에서 오피스경을 설립하였다. 유경 건축의 Founding Partner로서 작업을 병행하였으며 주거·종교·문화 시설 등을 중심으로 작품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교육하고 있으며 미국 메사추세츠주 등록 건축사이다. 02-725-7758 | http://okarchitecture.com


취재_김연정  |  사진_ 남궁선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1월호 / Vol.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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