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메종 드 유유

매거진 입력 2016. 10. 19. 22:30 수정 2016. 10. 1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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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학산 자락에 놓인 집

주말마다 캠핑을 위해 짐을 싸던 가족은 전용 캠핑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트레일러가 있는 캠핑지를 꿈꿨던 시작과는 달리, 그 끝에는 독채형 렌트하우스가 놓였다.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로 꾸민 주방은 노출콘크리트와 청고벽돌로 빈티지함을 더했다.  
 잔디와 목재 데크로 꾸민 1층 테라스와 현관


한강이 보이는 심학산 자락. 서쪽으로는 강이, 남쪽으로는 넓게 펼쳐진 배 밭이 보이는 이곳은 누구라도 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 곳곳에 생겨나는 주택들로 마을을 이루고 있다. 붉은 미장벽돌과 회색 전벽돌로 둘러싸인 ‘메종 드 유유’도 바로 세 달 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그저 좋은 땅에 정박형 트레일러를 가져다 놓고 주말마다 찾아와 캠핑을 하겠다는 소박한 계획이었다.

“1년을 넘게 알아보고 다녀도 땅을 내놓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포기하려고 했어요. 그 런데 지금 공사 중인 뒷집 주인이 동네에서 부동산을 하시거든요. 오랫동안 고생한 사정을 아셔서 인지 땅을 반 내어주셨죠.”

뒷집 이웃은 어렵게 땅을 구한 만큼 집을 짓는 것은 어떻겠냐며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했다. 원래 계획보다 일이 잔뜩 커졌지만 고민 끝에 집을 짓기로 결정한 부부. 캠핑을 좋아하는 두 아들 유현이, 유준이의 이름 첫 글자를 딴 ‘메종 드 유유’라는 이름의 집짓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서패동 / 대지면적 : 220.0㎡(66.55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건축면적 : 87.84㎡(26.57평)

연면적 : 208.42㎡(63.05평) / 건폐율 : 39.92% / 용적률 : 62.59%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3m

공법 및 구조재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지붕마감재 : 철근콘크리트 복합방수

단열재 : 지붕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180㎜, 외벽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180㎜, 지하상부 - 압출법단열재 1호 140㎜, 층간단열 - 압출법단열재 1호 50㎜, 내벽 - 슈퍼온도리 13T

외벽마감재 : 적벽돌(미장벽돌), 전벽돌 치장쌓기 / 창호재 : 공간 시스템창호 35㎜ 삼중유리 로이코팅(에너지효율 1등급)

에너지원 : 도시가스 / 구조설계 : 하이구조

설비 및 소방 설계 : 우정ENC / 시공 : 건축주 직영

인테리어 : 모데나디자인 031-721-4988 │ http://blog.naver.com/jamesbongdu

건축설계 및 감리 : studio DoS 황민택 010-4650-1996 │ www.dosspace.com


 붉은 미장벽돌과 전벽돌로 완성한 메종 드 유유의 전경
지하 주차장과 연결되는 계단 / 현관과 1층 테라스의 모습


이왕 집을 짓기로 결심했으니 제대로 된 집을 완성하고 싶었다는 건축주 부부는 무엇보다 가족 모두가 사랑하는 이곳의 풍경을 집 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싶었다. 뒷집에서도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했고, 집 앞으로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라 풍경대신 앞집을 바라볼 수 있는 위기에도 처했다. 더구나 이곳은 건물 높이가 제한되어 있는 군사지역이었다. 바로 이 순간 가장 필요한 사람은 전문가다.

건축주 부부와 함께 작업한 ‘스튜디오 도스’ 황민택 소장은 지하층의 층고를 높여 1층이 형성되는 바닥면과 집 전체의 층고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각 실의 조망을 최우선에 둔 설계는 부부의 로망과 맞닿았다. 남쪽에 있는 거실과 2층 베란다는 배 밭을 조망하고 2층 침실과 욕조, 주방은 한강의 정취를 담아내는데 집중했다. 또한 창틀은 건물 내부로 쏙 들어간 형태로 시공해 윤곽을 살렸다. 가로로 길게 제작한 주방 창 아래에는 한강을 보며 담소도 나누고 차도 마실 수 있도록 바를 설치했다. 저녁마다 노을로 붉게 물드는 한강의 풍경을 담아내는 이곳은 부부가 ‘최고로 애정하는’ 공간이다.


높은 층고를 반영해서 시원하고 큼직하게 구성한 현관 / 1층 통로를 통해 계단실까지 이어지는 내부  
PLAN - 1F (76.86㎡ + 25.22㎡)
➊ 붙박이장으로 구성한 세탁실은 문을 닫으면 빨래더미와 싱크, 세탁기 모두를 가릴 수 있어 더욱 깔끔하다.
➋ 포세린타일로 바닥을 깔고, 애쉬목으로 선과 면을 간결하게 정돈한 거실의 포인트는 배 밭을조망하는 창이다. 
➌ 부부가 시도한 과감한 인테리어 중 하나인 바. 벽면으로 움푹 들어간 바에서는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
➍ 손님을 위해 카페처럼 간결하게 꾸민 욕실 
PLAN - 2F (59.74㎡)
➎ 마을과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침실은 5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다.
➏ 2층 복도에는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도록 싱크와 인덕션을 설치했다.  
➐ 손님들을 배려해 칸을 나눠 샤워실과 변기를 구분하고, 세면대도 여러 개 설치했다.
➑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깊고 넓게 만든 욕조는 특수 유리를 설치해서 밖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트레일러에서 집으로 바뀐 부부의 계획이 또 한 번 변경되었다. 집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독채 렌트 하우스로 내놓기로 결정을 한 것. 이렇게 좋은 풍경을 담아내는 집을 주말에만 즐기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더욱 과감해진 인테리어는 부부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인테리어로 호흡을 맞춰본 ‘모데나 디자인’과 함께 했다. 이미 경험이 있는 사이라 서로의 취향을 잘 알고 있고, 가정집에 비해 제한된 것이 없기 때문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시도하며 욕심을 내어 작업했다. 워낙 층고가 높은 집이라 애쉬목 집성판으로 만든 문을 비롯해 모든 가구를 자체 제작했다. 또한 음악을 좋아해 천장에 스피커를 많이 설치했는데, 설계 단계부터 미리 계획해 선을 매립했다. 인테리어에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주방이다. 노출콘크리트 천장과 청고벽돌로 쌓은 벽체를 시공해 구성된 공간에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로 꾸몄다. 싱크대는 스테인리스와 원목으로 제작했고 인덕션을 넣어 제작한 테이블은 물론, 냉장고와 오래된 빈티지 라디오 소품까지 어느 하나 신경 쓰지 않은 것이 없다.

거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소파, 문을 닫으면 세탁기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붙박이장 형태의 세탁실도 ‘실험적 인테리어’의 시도이다. 욕조, 샤워룸, 변기가 각각 칸으로 분리된 2층 욕실도 가정집 보다는 렌트하우스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업이었다.


2층 베란다에는 아이들이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할 수 있도록 넓게 구성했다. 
 CONTEXT


INTERIOR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서울벽지 PLAIN), 청고벽돌, 콘플로어, 적삼목판재 / 바닥재 : 을지로 K바스 포세린타일 600×600, 아이데코플로어 구정강마루 스모키 오크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 석재타일(수입) /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요업, 쿠세라, DaDa, 대림바스

주방 가구 씽크대 : 애쉬 원목집성 상판, 헤어라인 도어, H Beam, LPM 도어, 삼성 스타론 인조대리석

조명 : LED par30멀티, LED Bar, 더글라스 밍켄, 팬던트 조명 / 계단재 : 계단 상판 애쉬 집성판재(벤자민무어 도장위 UV코팅), 계단 전면 포인트타일

현관문 : 구로철판 / 전실중문 : 구로철판, 고방유리, 무늬유리

방문 : 원목합판위 도장(벤자민무어 도장위 UV코팅) / 붙박이장 : 디자인 씨엔디 LPM도어, PET도어

데크재 : 레드파인 데크재(월드 스테인 도장)


배 밭을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는 메종 드 유유의 건축주 부부   


사실 메종 드 유유는 TV 방영중인 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다. 시공사와의 갈등이 결국 법적분쟁까지 이어진 사연이다. 시공기간만 1년, 그것도 반년 이상은 골조가 훤히 드러나는 콘크리트 상태로 있었다. 가뜩이나 건축주가 10년은 늙게 된다는 집짓기인데 단열재가 훤히 드러난 상태로 방치된 집은 건축주 부부를 애타게 했고, 법정다툼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처음 “5천만원만 내면 집이 지어진 다음에 잔금을 치러도 된다”며 다가온 시공사 대표는 건축주 부부에게 더없이 좋은 이웃이었다. 덕분에 부부도 집을 짓겠다는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본인들을 마을의 유지로 소개해 신뢰를 쌓았고 때론 직접 만든 고추장도 안겨주며 부부의 마음을 얻었다. 그러다 계약서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시방서를 요구하자 ‘골조 2억원’ 이라 적힌 계약서만 달랑 건넨다. 그 후 중간에 명목을 만들어서 공사가 중단되기까지 부부가 지불한 돈만 총 1억6천만원이다. 보통은 공정율을 %로 나눠 계약서를 쓰지만 그것보다는 ‘골조공사 완료’, ‘창호 설치 후’ 등으로 건축주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공정으로 세밀하게 나눠 계약서를 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계약서뿐 아니라 시공도 ‘날림’이었는지, 건축주 부부는 증거보전 신청에서 “시공사에게 1억1천만원 정도 더 받아야 한다”는 감정을 받았다. 때문에 단열을 외단열과 내단열을 함께 시공한 웃지못할 사연도 있다. 외단열이 부실하다는 판정도 받았거니와 시공사도 신뢰할 수 없어 설계를 수정해 내단열을 한 번 더 한 것이다. 덕분에 벽체가 50㎝ 이상으로 두꺼워져 단열 하나는 남부럽지 않은 집이 되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탄생한 메종 드 유유. 남들이 집을 지으며 겪지 않는 일까지 겪으며 직접시공도 하게 된 건축주 부부는 지나가다 건설 현장을 보게 되면 할 말이 많다. 자재이름과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보면 어느덧 웃음이 터진다. “오~, 전문가 다 됐는데?” 그만큼 건축에 있어서 준전문가라고 자부하는 부부에게 집짓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물으니 ‘설계’란다. 의외의 답이었지만 건축주 부부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과정은 너무 고생스러웠지만 완성된 집이 너무 마음에 드니 참 다행이라고. 특히 제대로 된 설계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완성도 높은 집은 탄생되지 못했을 것이다. 집을 지으며 생긴 궂은 일을 지혜롭게 이겨낸 두 사람에게 앞으로 새로 맺어질 인연들과 함께 좋은 내일만 있기를 바라본다.


취재_이아롬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10월호 / Vol.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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