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리얼 개조 다이어리 #2 인테리어 디자이너 맘의 23년 된 아파트 개조기

2016. 4. 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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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모르고 인테리어를 시작한 지 12년. 인테르니팜 류현영 실장은 딸이자 엄마인 동시에 며느리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완성도 높은 집을 완성했다.


↑1 인테리어 디자이너 류현영 실장이 다섯 식구와 함께 지내는 57평형 아파트. 화이트 컬러의 패브릭에 레이스, 뜨개질 등 핸드메이드 소품들이 더해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 중문을 열면 복도 끝 시선이 머무는 곳에 싱그러운 초록과 그린 모티프 액자를 배치했다.

단열 잡고 마감재에 힘준 집

12년 전, 몰딩도 모르던 시절에는 무모하리만큼 용감했다. 이사를 하면서 맨땅에 헤딩하듯 처음 내 집을 고치기 시작했고, 그 일을 계기로 인테리어에 입문해 지금은 대전에서 이름 꽤나 날리는 디자이너로 잘나간다. 그리고 얼마 전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평수를 넓혀 이사하며 그동안 쌓은 노하우가 응집된, 두 번째 내 집을 완성했다. 직접 고친 두 번째 집에는 류현영 실장 부부와 장성한 아들 둘, 친정어머니와 최근 함께 모시게 된 시어머니까지, 3대에 걸친 여섯 식구가 모여 살고 있다.

지어진 지 23년 된 아파트를 고치며 그녀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단열. 아파트지만 겨울이면 집 안에서도 점퍼에 목도리까지 돌돌 감고 지내야 했을 정도로 단열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따뜻한 집을 선물하기 위해 단열재를 보강하고 수명을 다한 새시를 교체하는 등 바탕부터 단단히 다져나갔다. 마감재 또한 류현영 실장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부부 침실을 제외한 집 전체 바닥에는 묵직한 티크 러스틱 톤의 헤링본 마루로 시공했다. 편안하게 톤 다운된 컬러는 무게 중심을 아래로 집중해 공간에 안정감과 안락함을 더한다. 부부 침실에는 레이스 패턴의 타일로 포인트를 주었다. 마루를 시공할 때 황토 풀을 사용해 시멘트의 독성을 줄이는 등 가족의 건강도 챙겼다. 벽과 천장을 마감한 페인트 역시 값을 더 주고 질 좋은 친환경 페인트로 골랐다. 도장 작업을 할 때는 제소를 두 번 덧칠해 건축 자재에서 발생하는 라돈과 포름알데히드도 차단했다.

↑1 현관과 중문 사이의 전실. 크기가 다른 원형 거울과 동그란 조명으로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리드미컬한 표정을 입혔다. 2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그리고 류현영 실장까지 주부가 3명인 점을 감안해 널찍하게 설계한 주방. 개수대와 쿡탑을 2개씩 설치해 양방향에서 조리가 가능하다.

공용 공간은 넓히고 자투리 공간은 채우다

여섯 식구가 함께 지내는 아파트는 독립된 방이 5개 있는 57평형. 거실에는 가족이 모여 앉을 수 있는 소파와 함께 베란다를 확장한 창가에 8명까지 둘러앉을 수 있는 널찍한 테이블을 두었다. 주방은 양가 어머니와 류현영 실장까지 주부가 셋인 점을 감안해 세탁실을 터 공간을 넓히면서 양방향에서 요리를 할 수 있게 전기 쿡탑과 개수대를 2개씩 마련했다. 거실과 열린 대면형 구조의 주방은 6인용 식탁까지 갖춘, 소통의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방들 가운데 가장 넓은 부실인 부부 침실 안에는 자신만의 공간이 없어 늘 집에서 겉돌던 남편을 위해 간이 서재를 만들었다. 기존 붙박이장을 철거해 공간을 확보한 것.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가운데 침대를 중심으로 왼쪽은 책장과 책상이 있는 간이 서재 공간으로 꾸미고 오른쪽은 TV와 화장대를 나란히 두었다. 침대 머리맡, 베란다가 있던 자리는 라운지체어 한 쌍을 놓아 부부만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앉아서 내려다보는 갑천 풍경이 제법 근사하다. 으레 방 한쪽 벽면으로 밀어두던 침대를 중심축에 두고 새롭게 공간을 재구성한 가구 배치가 돋보인다. 이 집의 특징을 하나 더 꼽자면 바로 슬라이딩 도어. 욕실 2개만 빼놓고 모든 부실에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데드 스페이스를 최소화했다. 기능적인 공간 활용 측면뿐 아니라 도어의 컬러를 모두 네이비로 통일함으로써 말끔하게 화이트로 도장한 벽면에 리드미컬한 디자인을 입혔다. 제아무리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도 10대부터 70대까지 3대가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기란 쉽지 않다. 셀 수 없이 많은 가능성 속에서 딱 하나만 골라야 하는 선택의 연속은 가족을 온전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3 레이스 패턴 타일로 포인트를 준 부부 침실. 침대 헤드 뒤쪽 밖으로 갑천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라운지체어 한 쌍을 두어 부부의 휴식 공간을 연출했다. 4 공간을 완성하는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은 조명. 다이닝 룸의 펜던트 조명은 스칸디나비안디자인센터에서 ‘직구’로 구매한 제품으로 집 안의 다양한 조명 중 류현영 실장이 가장 아끼는 아이템. 5 손맛 나는 패턴 타일과 앤티크한 티크 고재 등 내추럴한 소재들로 채운 욕실. 6 부부 침실의 붙방이장을 없애고 간이 서재를 만든 대신 침실과 욕실 사이 파우더 룸에 넉넉한 수납장을 짜 넣었다. 거울과 작은 선반이 화장대 기능을 한다. 7 깨끗한 화이트를 좋아하는 류현영 실장의 취향이 담긴 부부 욕실.


기획 : 전수희 기자, 임상범(프리랜서) | 사진 :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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