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호텔의 위엄

입력 2014. 10. 21. 17:57 수정 2014. 10. 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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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호텔로 고르고 골랐다. 오랫동안 런던의 버려진 동네였던 쇼디치부터 LA의 떠오르는 랜드마크 코리언 타운까지. 필립 스탁이 제안한 장난기 가득한 유머와 칼 라거펠트의 시크한 손길 등은 이들 디자인 호텔의 진가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최첨단 장비로 가득한 레스토랑. 천장에 장식된 독특한 조명과 다양한 패턴이 수놓인 가구가 눈에 띈다.

유럽의 건축양식에서 모티프를 얻은 돔 형태의 조명과 열린 천장을 연상케 하는 둥근 쿠폴라 천장이 웅장한 느낌을 자아낸다.

SOFITEL SO SINGAPORE,SINGAPORE

'인종, 문화 등 여러 요소가 하나로 융합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 멜팅 포트(Melting Pot). 동양의 멜팅 포트로 불리는 싱가포르에, 그것도 유서 깊은 건물에 프랑스 럭셔리 호텔의 대명사 소피텔이 들어섰다. 호텔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멜팅 포트인 셈이다. 칼 라거펠트와의 디자인 합작으로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소피텔 소 싱가포르(Sofitel So Singapore)는 기존 호텔과 비교해 어딘지 조금 낯선 느낌이다. 다른 도시의 소피텔이 지나치게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라면, 이곳은 클래식하고 낡은 헤리티지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이 호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프랑스 고유의 문화가 섬나라 싱가포르의 로컬 문화와 얼마나 잘 융합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호텔 곳곳에서 느껴지는 칼 라거펠트의 감각적인 손길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로빈슨 로드 35번가에 자리한 소피텔은 싱가포르에서는 보기 드물게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이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동양의 역사 깊은 건물에 가장 '서양스러운' 호텔이 들어선 것 역시 매우 아이러니하다. "호텔은 건물 전체가 영감의 원천이에요. 낡은 듯 클래식한 느낌의 외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코닉하죠. 이질적인 문화가 만나 이색적인 호텔이 탄생했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작업에 동참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칼 라거펠트의 말처럼 그가 실로 이 호텔에 들인 수고는 대단하다. 1층 로비와 소셜 공간인 라이브러리에서 총 134개에 이르는 객실까지, 그의 세심한 미학은 호텔 곳곳에서 드러난다. 직접 고안한 사자 문양(The Lion Seal)의 심벌은 '사자의 도시'라고 불리는 싱가포르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소피텔 소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기호다. 이 문양은 객실 문에 부착된 사자 모티프의 조각 장식과 손잡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피텔의 모든 직원들은 그가 디자인한 특별한 옷을 입고 게스트를 맞이한다. 블랙과 화이트의 모던한 조합은 정갈한 느낌과 함께 파리지앵 특유의 시크함까지 느껴진다.

객실 내부에 들어서면, 싱가포르의 다른 호텔과는 대조적으로 우아하고 화려한 침실 세팅이 시선을 압도한다. 18세기 프랑스 데카당스풍의 인테리어는 3m 높이의 천장에서 시작된다. 유럽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에서 모티프를 얻은 돔 형태의 조명이 호화로움을 더한다. 열린 천장을 연상케 하는 둥근 쿠폴라 천장 역시 데커레이션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요소다. add35 Robinson Road 068876-Singapore, Singapore tel65 670 16800 urlwww.sofi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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