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송년 모임 파티룸은 어때?
한겨레 | 2012.12.08 13:50

[한겨레][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파티문화 늘면서 속속 문 연 파티룸들…대여 비용 외에 부대시설도 꼼꼼히 따져봐야

직장인 이명지(27)씨는 연말이 되면 골머리를 앓는다. "부서 막내의 연말 최대 고민이 뭔 줄 아세요? 송년 모임이에요"라며 한숨을 푹 쉰다. 지난해 송년 모임의 악몽에 다시 머리를 감싸 안는다. "1차 고깃집에서는 거나하게 술을 마신 채 큰 소리로 건배사를 하다가 옆자리 사람들과 시비가 붙었어요." 송년 모임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씨는 그 뒤 이어진 2, 3차 자리에서 내내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한 마음으로 자리를 지켜야 했다. 회사 송년 모임뿐 아니다. 친구들끼리의 연말 작은 모임도 요즘 허투루 알아보고 대충 자리를 마련했다간 '센스 없는 사람'이 되기 쉽다.

그만큼 눈이 높아져 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은 '모임=파티'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송년 모임에도 역시 '파티'를 붙여 좀더 색다른 놀이문화를 즐기곤 한다. 파티 문화가 국내에 소개된 지는 오래됐다. 그러나 이전까지 '파티'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나, 트렌드의 선두에 있는 사람들 등 '그들만의' 놀이문화로 여겨졌다. 이제는 결코 파티를 일반 대중들이 즐기지 못할 이유는 없다.

모텔방 꺼림칙
호텔·레지던스는 가격 탓에
망설이는 파티족들에게 인기


이전 파티 문화가 대중화하지 못한 데는 장소 문제가 가장 컸다. 파티가 열리는 곳은 줄곧 멋들어진 클럽이나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등이었다. 그만큼 파티를 주최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웠다는 이야기다. 그런 곳에서 파티를 여는 주최자들은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는 기업들이 많았다. 일반인이 그런 파티를 여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젠 다르다.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을 위주로 생겨나고 있는 새로운 공간. 바로 '파티룸'이 뜨고 있다. 파티룸은 각종 파티나 소모임 등을 할 수 있도록 부대 시설을 갖춰 빌려주는 곳이다. 서울 홍익대 일원을 시작으로 문을 여는 곳이 속속 늘고 있다.

파티룸이 생겨나기 전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헤맸던 사람들은 주로 모텔급 숙박 시설을 개조해 만든 파티룸이나 값이 좀더 비싼 호텔 또는 레지던스를 찾았다. 그러나 파티 문화를 즐기는 20~30대 여성들은 모텔 파티룸으로 들어서는 그 분위기에 망설였고, 호텔이나 레지던스는 비싼 비용 앞에서 망설였다.

그런 망설임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파티룸'이 등장한 것이다. 파티룸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초창기 파티룸은 연인들의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만큼 규모가 작고, 이벤트의 성격에 맞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실제 소규모나 중규모의 파티 공간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셈이다. 그 뒤 규모를 좀더 키운 파티룸과 파티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빌려주는 카페 등이 등장했다. 그러나 공간 대여료 외에도 음식 및 주류 비용도 감당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요즘 들어 인기를 얻고 있는 본격 파티룸은 이런 제한이 거의 없다. 홍익대 인근 공영 주차장 골목에 있는 건물의 꼭대기층을 파티룸으로 개조해 지난해 5월 문 연 마이파티룸의 박은영씨는 말했다. "20대인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고깃집이나 음식점에서 이런저런 모임을 하게 되는데, 결국 서로 이야기를 나눌 분위기는 안 되더라는 거예요. 고정된 자리에 앉게 되니까 앞과 옆 정도를 빼놓고 떨어져 앉은 사람과는 대화를 할 수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죠." 파티룸 사업 계획 구상 뒤 박씨는 자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장소를 구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소음 제한에서 자유로운 공간이었죠. 결국 집 밖에서 파티할 공간을 찾는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소음이더라고요. 마음대로 떠들고 놀 수 없으니까." 그렇게 해서 차린 파티룸. 벌써 12월 예약은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꽉 찼다. 극성수기인 셈이다.

음식 즉석 조리
가능한 곳도
음향·영상도 비교해봐야


파티룸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예약해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공간 대여료 외 비용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음식이나 주류 반입을 허용하는 곳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파티 오거나이저인 배민미씨는 "요즘 파티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공간 꾸미기부터 음식까지 자신들의 손으로 해결하는 디아이와이(DIY)족들이 많다. 특히 음식의 경우, 각자 자신있는 음식을 직접 해서 모여 파티 음식을 차리는 스타일의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파티룸에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도록 취사 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이런 경우, 샐러드나 스파게티 등 간단한 파티 음식을 뚝딱 만들어 즐길 수도 있다. 다만 음식을 만드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얼마 전 파티룸에서 동아리 모임을 한 서지명(23)씨는 "떡볶이 같은 음식을 해먹는 게 좋다는 판단에 직접 만들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맛도 보장할 수 없어 곤란했다"는 일화를 털어놨다.

파티룸의 부대 시설도 꼼꼼하게 따져 더욱 즐거운 파티 분위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파티룸은 빔 프로젝터를 갖추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을 모여서 감상하기에 좋은 도구이다. 여기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피커나 플레이어 등이 갖춰져 있는지도 확인해보자. 배경음악이 없는 모임만큼 썰렁한 자리도 없으니까. 보드게임 등도 파티 분위기를 돋울 수 있는 도구이다.

글 이정연 기자xingxing@hani.co.kr·사진제공 마이파티룸, 브랜드컴퍼니 메이린

<한겨레 인기기사>


1963년, 67년, 71년…그리고 2012년!

술 취하면 '애미 애비도 몰라보는' 우리집 큰아들

삼성 앞 유세 현장, 후보와 경찰이 뒤엉켰다

문경새재 고라니 연쇄추락사건

"후텐마기지가 그렇게 좋으면 도쿄로 가져가라"

부산이 들썩인다…광장 가득 "문재인 안철수" 연호

[화보] 다시 만난 문재인-안철수 '우리 포옹할까요'



공식 SNS[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