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으로 완성한 네 건축가의 생활밀착형 공간

매거진 2016. 7. 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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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 집 아래 일터_ 02


기존 2층 건물을 증축해 완성한 네 건축가의 업무 공간이자 주거 공간. 이곳이 완성된 이후 동네가 환해졌다는 후문이다.
좁은 골목길, 30년이 넘은 주택의 증축 전 내·외부 모습


여러 해 동안 월급을 꼬박꼬박 모은다고 해도 서울 도심에서 내 집을 가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 꿈꾸지만 꿈으로만 끝날 수 있는 일이기에, 젊은 사람이 집을 샀다고 하면 대부분 금수저를 운운한다.

“돈이 많아서? 절대 아니에요. 네 명이서 그동안 각자 모았던 돈과 살던 집의 전세금을 빼 주택 및 토지 구입 자금으로 2억8천만원을 마련했어요.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집을 짓기에 넉넉한 돈도 아니었죠.”

그저 마음 맞는 사람끼리 사용할 작은 작업실 하나 마련하자고 했던 말이 이 모든 일의 발단이 될 줄이야.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진전될수록 가슴이 뛰기 시작했지만, 그 과정은 네 사람의 의욕만큼 쉽사리 풀리진 않았다.

일단 오피스텔이나 원룸 정도 얻어 작업을 하고, 작업 안하는 날에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월세를 충당한다면 전혀 밑질 게 없다는 생각에 당장 집을 찾아 나섰다. 여행객이 찾아오기 쉬운 시내 오피스텔 위주로 이태원, 용산, 공덕 등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으나 조건에 딱 맞는 곳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네 사람은 작전을 바꿨다.


1층에 마련된 업무 공간. 바닥에 벽돌이 깔린 것은 추후 주차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월세를 내느니 그냥 전세로 들어가자!” 그런데 하필 그때부터 전세 값이 기세등등 오르기 시작했다고.

또 한 번 장애물을 만났지만, 이 덕분에 ‘차라리 다 같이 돈 모아 집을 사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후보지 여러 곳을 돌아다녔으나 역시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이곳 목동까지 오게 되었다. 그렇게 긴 시간 돌고 돌아 마주한 19평의 작은 땅, 그리고 증축하기 좋은 평지붕 옥상의 이층집. 조금의 아쉬움은 뒤로 남겨둔 채, 네 사람은 이 집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홍성준, 노준영, 정인섭, 강홍구 씨는 각각 설계사무소에서 5~7년을 근무하다 얼마 전부터 ‘생활건축’이란 간판을 달고 한 지붕 아래 함께 지내고 있다.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쉐어하우스 개념이지만, 그들에겐 엄연한 ‘우리 집’이 생겼다.

처음엔 날 것 그대로의 이 집에 들어와 무작정 1년을 살아보았다. 그렇게 해야 집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별안간 그들의 판단이 정확했음이 증명되었다. 1970년대 지어진 집이다보니 보이지 않았던 하자가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정말 추웠어요. 나중에 철거하면서 보니까 단열도종잇장 같이 얇은 스티로폼으로 처리한 게 다였죠. 수도관은 이미 완전히 녹슬어 물이 나오는 게 신기할 정도였고요.”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양천구 목동 / 대지면적 : 63.2㎡(19.11평) / 건물규모 : 변경 전 - 지하 1층, 지상 2층(76.06㎡) / 변경 후 - 지하 1층, 지상 3층 + 다락  

건축면적 : 41.12㎡(12.43평) / 연면적 : 126.02㎡(38.12평) / 건폐율 : 65.06% / 용적률 : 181.20%

최고높이 : 11.40m /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기존 연와조 줄기초 / 지상 - 철골조  

구조재 : 벽, 지붕 - 철골조 /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 단열재 : 기존 벽(내단열) - 열반사단열재 10㎜ + 압출법보온판 100㎜ / 신설 벽(외단열) - 비드법단열재 2종 난연(샌드위치패널) 150㎜ + 비드법단열재 2종 난연 70㎜ / 지붕 - 수성연질폼 100㎜ 발포 + 비드법단열재(샌드위치패널) 200㎜  

외벽마감재 : 외단열시스템 위 스터코플렉스 / 창호재 : 1층 근린생활시설 - 윈센 70㎜ 알루미늄 도어, 복층유리 / 2층 단독주택 - 이건창호 250㎜ PVC 이중창, 복층유리, 이건창호 70㎜ PVC 틸트 및 픽스창, 삼복층유리  

설계 : 생활건축 건축사사무소 02-2061-5400 /  www.shgc.co.kr + VOA 건축사사무소 

시공 : 생활건축 디자인  

총공사비 : 2억7천만원(설계 및 감리비, 가구비 포함)


건물의 외관. 3층과 다락은 증축한 부분으로, 대지가 좁았기 때문에 수직적으로 공간을 풀어나갔다. / 마음 맞는 사람끼리 뭉쳤기에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의 일터. 우측 계단을 통해 오르면 네 사람이 머무는 주거 공간으로 연결된다.


TIP 노후주택, 이것만은 꼭 알아두세요!

➊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는 것은 많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다. 특히나 수직증축을 하는 경우에는 구조에 대한 보강이 필수적!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적 기준으로, 3층 이상의 건물에는 내진설계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➋ 다락은 건축법적으로 면적에 산입되지 않으면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경사지붕의 경우 가중평균 높이 1.8m 평지붕의 경우 1.5m까지 허용된다. 법적으로 허용된 공간이니 만큼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다락이라고 해서 공사비가 적게 드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락은 비용과 공간의 효율성을 고민해 선택하도록 한다.

➌ 증축을 하게 되는 경우, 추가 면적 50~150㎡당 주차대수 1대를 확보해야 한다. 좁은 땅에 지어진 대부분 건물이 1층을 필로티로 띄워 주차장을 만들게 된 것도 이 때문인데, 이 집은 주차를 넣지 않아도 되는 최소한의 면적만 증축했기 때문에 주차장이 없어도 되는 상황이었다. 주차장의 설치 대신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공영주차장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하는 법이 제정된다면 필로티로 가득 찬 가로환경이 좀 더 보행자 친화적이고 활기찬 동네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층 거실. 높은 층고 덕분에 위쪽으로 수납 공간이 마련되었다. / 딱 필요한 시설만 두어 깔끔하게 마감한 주방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 모습. TV선 등을 숨겨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공간 안에 세면대, 샤워실, 화장실을 따로 배치한 욕실 / 두 명이 머물러도 좁지 않은 3층 침실. 맞은편 창가에는 수납장이 숨어 있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삼화페인트 / 바닥재 : 1층 - 원목마루, 전벽돌, 2층 – 한솔강마루, 3층 - 이건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신우도기타일 모자이크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이케아  

주방 가구 : 예인싱크 / 조명 : 이케아, 대림전기조명  

계단재 : 철판 위 도장, 오크집성재 38㎜, 애쉬집성재 38㎜ / 현관문 : GS윈도어 폴딩도어  

방문 : 우딘 맴브레인(일반), ABS(화장실), 자체제작 폴리카보네이트 도어 / 아트월 : 자작나무합판 위 무광바니쉬  

붙박이장 : YK디자인 및 자체제작 / 데크재 : 방부목 위 던에드워드 스테인


이 집의 주인이자 건축가인 노준영, 홍성준, 강홍구, 정인섭 씨(왼쪽 부터). 건축 설계를 전공했지만 그동안 아파트나 원룸에만 살아왔기에 지금 이곳이 너무 만족스럽다는 그들이다. 계단만 내려오면 사무실이 있으니 출퇴근 시간 걱정도 없다. 이 모두가 네 사람에게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살다보니 집을 어떻게 수리해야 할지, 머릿속에 차근차근 정리가 되었다. 증축과 관련된 다양한 법규도 함께 꼼꼼히 검토했다. 크지 않은 대지면적에 네 명이 함께 살 집을 만들어야 했으니, 30평 아파트 구조를 3개 층으로 쌓아 올린 형태는 최선책이었다. 

1층의 경우, 용도에 대한 고민이 컸지만 주차장을 두는 대신 추후 임대를 생각해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받았고, 현재 네 사람의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또한 수평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은 수직적으로 풀어나갔다. 2층 천장을 노출시킴으로써 층고를 올렸고, 수직적으로 쌓여 필연적으로 생긴 계단은 그 하부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으로 효율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2층의 높은 층고로 생긴 빈 공간에도 상부 수납장을 놓아 소소한 짐들을 보관할 수 있게 했다.

겨울에 혹독한 추위를 몸소 경험했기에 특히 단열에 많은 신경을 썼다. 당시 법규 상(7월 1일부터 개정) 벽 120㎜, 지붕 180㎜로 단열재를 시공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 집의 지붕은 300㎜ 정도로 단열재를 덮어 따뜻하고 튼튼한 집을 만들었다. 

네 사람이 힘을 모아 쌓은, 더군다나 함께 일하고 함께 살고 있는 첫집이기에 더욱 가치 있고 의미가 깊다. 각자 가정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땐 또 다른 공간으로 이곳이 변하겠지만, 지금만큼은 모두가 또렷이 기억하고 싶은 순간임이 분명하다.


미닫이문으로 공간을 구획한 3층 침실 쪽 모습과 그 옆으로 작은 화장실이 보인다. / 3층 침실 앞에 놓인 베란다  
옥상 테라스와 같은 동선 상에 보조주방을 두었다. 덕분에 야외에서 친구들과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기 좋은 장소가 되었다.  /  천창을 통해 내려오는 빛이 아늑함을 더해주는 다락 공간


PROCESS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7월호 / Vol.209


관/련/기/사

SPECIAL THEME / 집 아래 일터_ 01 : 오래된 건물을 되살린 건축가의 일상다반사 

SPECIAL THEME / 집 아래 일터_ 02 : 증축으로 완성한 네 건축가의 생활밀착형 공간 

SPECIAL THEME / 집 아래 일터_ 03 : 리모델링과 증축에 관한 궁금증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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