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랭킷 코트의 활약

장보미 2015. 11. 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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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에서 리얼 웨이까지, 도톰한 담요를 칭칭 휘감은 듯한 블랭킷 신드롬.

시작은 지난봄 버버리 프로섬이 피날레에 야심차게 선보인 체크무늬 블랭킷 코트였다. 고객의 이니셜을 프린트해주는 영민한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겠지만, 어쨌든 이를 계기로 커다란 울 담요를 상반신에 돌돌 감은 패피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기 시작한 건 분명하다. 파급효과는 꽤 강렬했다. 블랭킷 코트는 클로에, 스텔라 매카트니 등 쟁쟁한 패션 레이블의 프리폴 시즌 컬렉션에서 두각을 드러내더니 결국 2015 F/W 시즌 캣워크까지 점령했으니까.

흥미로운 점은, 1970년대 보헤미안 무드를 상징하는 오브제로만 부각되던 블랭킷 코트가 이번 시즌 다채로운 스타일로 변주됐다는 것이다. 특히 자타 공인 미니멀리스트인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르메르는 두툼한 니트 블랭킷을 다양한 방식으로 믹스 매치했는데, 이는 유니클로와 콜라보레이션한 라인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한 인터뷰에서 '단조롭지만 포근하고 실용적인 멀티 아이템'이라며 블랭킷 코트를 찬양할 정도. 특히 캐시미어 니트 스웨터를 숄처럼 목에 둘러 연출한 아이디어는 그대로 따라 하고 싶을 만큼 멋졌다. 겐조는 또 어떤가. 자연의 넉넉한 품을 닮고 싶었다는 디자이너 듀오의 바람은 오버사이즈 니트 케이프를 통해 구체화됐다. 지오그래픽 프린트 실크 원피스와 서로 다른 패턴으로 완성한 판초의 조합은 기대 이상으로 감각적이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역시 단정한 스커트 위에 다양한 길이의 울 케이프를 걸쳐 포인트를 줬다. 블랭킷 판초 혹은 코트 특유의 치렁치렁한 느낌이 거추장스럽다면, 스텔라 매카트니가 변형한 튜닉 원피스를 눈여겨보길.

블랭킷 코트를 무난하게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스트레이트 핏 데님 팬츠나 마이크로 미니스커트에 사이하이 부츠를 신어 블랭킷 자체의 볼륨을 최대한 부각하는 것. 하늘하늘한 맥시 드레스에 블랭킷을 한 번 더 둘러 보호 본능을 자극해도 좋다 "아이템 하나로 다섯 가지 이상의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면, 무조건 사야 해요. 패션의 법칙이죠." 마르케스 알메이다 디자이너 듀오의 말에 동의한다면 블랭킷 코트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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