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창고가 아늑한 집으로 변신했다

입력 2014. 11. 25. 17:42 수정 2014. 11. 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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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 공장으로 사용했던 1000m2 규모의 거대한 로프트가 아늑한 집으로 변신했다. 이 넓은 공간을 채운 건 손톱만한 디테일들이다.

아이들과 축구 경기를 하고 있는 가이 용엔. 벽에 걸린 그림들은 가이 올리비에(Guy Olivier)작품이다.

주방을 바라보고 있는 거실. 오크 소재의 문은 공간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명은 Flos, 스툴은 Molo.

거실에 놓여 있는 오버사이즈 가구. 소프트 월 소파는 Living Divani, 10m가 넘는 시스템 책장은 Porro, 더 그레이트 JJ 램프는 Leucos. 앞에 놓인 엑스트라 소프트 소파는 Living Divani, 천장에 매달린 벽난로는 Focus.

주방도 XXL 사이즈다. 조리대는 아르크리네아(Arclinea)의 이탈리아 시리즈 중에서 사용자 맞춤형 디자인으로 꾸몄다. 위쪽에 있는 마르셀 반더스가 디자인한 네 개의 제플린 램프는 Flos, 고무 소재 꽃병은 Gorissendeponti.

천장과 빔은 산업용으로 사용됐던 건물의 과거를 연상시킨다. 입구 쪽 복도에는 공장에 있었던 강철 소재 계단이 그대로 남아 있다.

지붕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에 있는 욕실. 욕조와 샤워 시설은 Kos.

오크 소재의 '스타토' 테이블은 More, 검은색 베라 의자는 Accademia.

1000m2란 크기도 압도적이지만, 천장은 4m가 넘고 창문은 75개나 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가이 용엔(Gay Jongen)이 벨기에 외곽의 어드 레컴(Oud-Rekem)에서 찾아낸 이 집은 1908년 신발 공장의 대형 창고였다. 낡은 창고를 안온한 집으로 바꾼 판타지를 실현하기까지, 용엔은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Maastricht) 작업실에서 벨기에를 1년여 간 매일 오갔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가까이 있지만 디자인 문화는 뿌리부터 다른 두 나라는 건축가에게 '자극적인 대립'을 떠올리게 했다. 구조를 복원하는 데만 7개월이 걸렸는데 이는 건물이 자연과 인간을 기능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생명력이 있다는 그의 믿음 때문이다. 사업적인 미팅부터 아이들과의 축구 게임에 모두 용이하도록 가족, 친구, 손님까지 누가 오더라도 어색하지 않게 하는 것이 이 집의 역할이자 숙제였다. 디자이너는 "결과적으론 '편안한 재충전을 위한 공간'이어야 했으나 과정적으론 '거대한 실험'이었다"고 한다. 공장의 본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친밀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용엔은 자신이 선호하는 분더캄머 스타일(Wunderkammer '경이로운 방'이라는 뜻의 독일어로, 일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조각품이나 예술 수집품을 한 방에 모아둔 것)'을 재현했다. 벽을 세우지 않은 대신 기둥과 천장, 노출된 철제 빔 등을 매력적인 모습 그대로 놔두고, 오버사이즈 가구를 유기적으로 배치했다. "운 좋게도 나는 문제가 많은 프로젝트와 금방 사랑에 빠진다. 모든 요소들이 거대했기에 그에 맞춘 새로운 비율 기준이 필요 했다." 270m2 규모의 거실에는 10m가 넘는 책장과 농구선수가 앉아도 될 만한 소파가 놓였다. 모든 것이 큼직하다고 해서 인테리어가 허술할 순 없다. 디자이너가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음은 이 집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2층 공간을 두 개의 침실로 분할했는데 벽에는 유리 패널을 장착했고, 문은 오크 나무로 만들었으며, 그 옆에 화이트, 그레이, 블랙 아이템을 배치해서 컬러부터 소재까지 조화를 꾀했다. 인테리어계의 혁명적인 재창조로 남을 이 집을 만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용엔의 출퇴근길이었다. "집과 사무실을 오가며 운전하는 동안 차창 밖의 세상이라도 세심하게 관찰하려고 노력했다. 호기심은 직감적인 것이고, 그것을 해소하는 방식 역시 직관적이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변화는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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