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한 예술적인 집

박명주 2014. 11. 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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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집

가평의 한 주택단지에서 만난 이 집에는 예술 사조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장르가 황금 비율로 어우러져 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한 아름다운 집. 일상에서 예술을 즐기는 한 가족의 주말이 고스란히 담긴 곳으로 찾아갔다.

↑ 다양한 장르가 믹스매치된 거실에는 바카라의 앤티크 샹들리에가 반짝인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가평. 꼬불꼬불한 비탈길에 들어서자 하나, 둘 전원주택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고 내부의 실체를 외부로 드러내지 않은 네모난 박스형 건물이 나타난다. 커다란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비현실적으로 길게 뻗은 계단과 마주했다. 허드슨 퍼니처의 금속 체인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계단을 올라갔다. 마치 영화 시상식의 레드 카펫을 밟는 기분이었다. 계단을 오르자 가장 먼저 보이는 주방에서는 파티 음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주방에서 이어지는 야외 테라스에서는 키친 가든을 컨셉트로 한 테이블 세팅이 내빈객을 기다리고 있다. 어슴프레 해가 지는 저녁 무렵에 시작된 파티, 영화의 한 장면이 이보다 아름다울까.

↑ 그랑지에서 구입한 그릇장에는 그동안 모아온 테이블웨어가 가득하다.

이연경 씨의 주말 주택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광활한 인터넷 세상에서 자기 복제를 통해 태어나는 수많은 이미지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예사롭지 않은 테이블 세팅 실력과 깊은 내공에서 우러나오는 미감으로 완성한 공간이 기자의 촉수를 자극한 것. 수소문 끝에 이곳의 집주인을 만날 수 있었고 이연경 씨는 주말에 열리는 파티에 나를 초대했다. 모니터로 보던 공간, 즉 야외 공간에 멋진 파티 테이블은 말할 것도 없고 집 곳곳에 숨겨져 있는 공간은 로망의 종착점이라 할 만큼 아름다웠다. 이 보석 같은 공간은 창간 20주년을 맞이한 <메종>과도 절묘한 만남이었다. 앤티크, 클래식, 아르데코, 프렌치 시크, 모던 컨템포러리가 주인의 손끝에서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어디를 향해 휴대폰 사진기 버튼을 눌러도 화보처럼 담겼다.

1무아쏘니에의 데이 베드를 사이에 두고 식탁을 배치해 공간을 분리했다. 2왼쪽에는 주방, 통창으로 마감한 유리창 너머로는 파티가 열리는 테라스가 있다.

나지막이 보이는 시골 마을 풍경에 매료되어 구입한 이곳은 이연경 씨의 주말 주택. 이곳만큼은 색깔의 유희와 시대를 넘나드는 믹스매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하고 싶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남편은 저보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저희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분명 있어요. 가죽보다는 패브릭 소재를 좋아하고 모던한 느낌보다는 아르데코나 트왈, 페이즐리, 금장이 들어간 장식 등 프렌치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것이죠."

↑ 아이들의 공간과 게스트룸이 있는 1층 거실에는 몰테니&C의 모던한 가구들을 배치했다.

집의 1층은 입구 계단 중간에서 이어진다. 이 공간에는 아이들을 위한 2개의 방과 거실, 게스트룸이 자리하고 있다. 2층에는 넓은 테라스를 끼고 있는 거실과 주방이 있으며 부부 침실도 있다. 부부가 좋아하는 색상과 패턴, 취향은 거실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박현옥 작가의 들꽃 시리즈 작품 아래 포칼의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거실에는 로쉐보보아의 스트라이프 소파를 중심으로 베트남에서 구입한 티 테이블, 무아쏘니에의 데이 베드, 슈마커 원단을 입은 2개의 의자, 빈티지한 색상의 ABC 카펫을 깔아 편안한 공간을 꾸몄다. 데이 베드를 사이에 두고 다이닝과 거실을 분리한 아이디어도 눈여겨볼 만한 점. 다이닝은 거실과 달리 자연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기존에 붙어 있던 조명을 살리기 위해 같은 브랜드에서 식탁과 의자를 구입했고 주변으로는 오래전 구입한 프렌치 감성의 뷔페 테이블을 배치했다. 그동안 모아온 바카라의 테이블 램프와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그릇을 테이블 위 오브제로 장식했다. "식탁 옆에 있는 그림은 베트남 출신의 컨템포러리 작가의 작품이에요. 고가는 아니지만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우리 집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구입했어요. 다양한 감성을 믹스매치하는 것이 저희 부부의 스타일이에요."

게스트룸에 마련한 휴식 공간. 커다란 수납장 앞으로 트왈 패턴을 입은 클래식한 의자를 두었다.  주말 주택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을 배가시키는 욕실.

거실과 다이닝 공간 사이에 있는 그릇장에는 부부가 오랫동안 수집해온 그릇들로 가득하다. 금을 도금한 영국 에드워디안 시대의 물잔부터 바카라, 생 루이 제품들을 비롯해 로얄코펜하겐, 리모즈, 줄리스카 등 이베이와 해외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다채로운 테이블 식기들로 가득하다.

↑ 야외 테라스를 향해 쭉 뻗어 있는 6m 길이의 상판을 갖춘 주방.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쓸 만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지만 주말만큼은 이곳에서 두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주말마다 지인들과 함께하는 파티가 열리기도 하는 만큼 안주인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주방이다. "5~6명이 함께 베이킹도 하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준비대가 있는 주방을 갖고 싶었어요." 이연경 씨가 원하는 주방을 갖추기 위해 주방만 구조 변경을 했다. 기존의 주방 공간을 확장시켜 6m에 달하는 준비대가 넉넉히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것. 불탑에서 구입한 주방 가구는 요리 전문가들도 부러워할 만큼 넉넉한 크기와 실용성을 겸하고 있다.

1트왈 패턴과 생생한 컬러감을 믹스매치한 작은 휴식 공간에서도 집주인의 취향이 드러난다. 2입구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기다란 복도에는 미국에서 구입한 여러 개의 웅장한 작품들로 벽을 장식했다.

2층의 부부 침실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한다. 곳곳에는 그림 작품을 포인트로 배치해 지루함을 덜었다. 특히 욕실은 가장 인상적인 공간. 화려한 조각 타일을 붙인 욕실에서는 주말 주택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스러운 휴식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두 아이의 방과 작은 거실, 게스트룸이 있는 1층 또한 부부의 인테리어 감각이 발휘된 곳. 모던 스타일을 좋아하는 큰아이의 방에는 몰테니&C의 가구를, 작은아이 방에는 로맨틱한 분홍색의 무아쏘니에 침대와 그림 작품으로 장식했다. 웅대한 자연을 품은 이연경 씨의 주말 주택은 가족이 각자의 방에 있을 때도, 온 가족이 함께 있을 때도 자연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예술이 주는 풍요로움을 한껏 누리면서 편안함과 위안을 얻는 곳. 부부의 취향에 충실한 이 세컨드 하우스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그들만의 낙원이었다.

창문을 통해 인근 가평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부부 침실.  모던하게 꾸민 아들 방.

↑ 야외 테라스에는 발랄한 색상의 페르몹 아웃도어 가구를 배치했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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