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머무르고 싶은 게스트하우스

박명주 입력 2014. 9. 26. 13:39 수정 2014. 9. 2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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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가족처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디자인 게스트하우스와 컬러와 패턴으로 무장한 색다른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감각적으로 구성한 부티크 호텔까지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게스트 하우스로 떠난 디자인 여행 도심에서 숨가쁘게 자맥질하던 호흡이 차분해지는 삼청동 골목 안. 흡사 작은 미술관 같은 게스트하우스 에이 비엔비 A.bnb를 만났다.

↑ 미래적인 느낌으로 단장한 카운터 벽면에는 줄리언 오피의 LED 작품이 걸려 있다.

20년 된 다세대주택을 개조해 만든 5층 높이의 직사각형 건물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 A.bnb. 각 층마다 바닥 면적이 99㎡에 불과하고 객실은 모두 싱글룸 1개, 더블룸 4개, 트리플룸 1개로 구성되었지만 너무 좁지도,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다. A.bnb는 앤티크와 미술품 애호가인 건축주의 손길과 디자인과 시공을 맡은 NH디자인의 감각이 더해져 아늑하지만 세련된 디자인 감각을 읽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완성됐다. 작고 아담한 게스트하우스지만 잠깐 머물렀다 가는 숙박객들과도 현대미술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공유하고자 한 배려과 섬세함이 돋보인다. 때문에 공간 곳곳에서 미술 작품을 보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객실의 타입마다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다르지만 옛날 기와와 지붕을 감상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세계적인 디자인 가구와 조명으로 구성된 객실은 유명 디자이너의 벽지로 시공되어 보다 아늑하면서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신비로운 숲 속에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룸 Y.  좌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코코맡에서 구입한 의자 옆으로 뱅앤올룹슨의 노르딕 스카이 오디오가 아트피스처럼 놓여 있다.  객실마다 디자인 조명이 달려 있는데 룸 R에서는 잉고 마우러의 루첼리노 램프를 만날 수 있다.

↑ 디자이너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벽지와 앤티크 전등으로 더욱 우아해진 공간. 욕실 쪽에는 김병진 작가의 철제 의자가 놓여 있다. 밤이 되면 영롱한 반짝임으로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객실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키네틱 아티스트 최우람 작가와 장 미셸 오토니엘의 크리스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9세기 영국의 앤티크 전등과 윌리엄 모리스의 스트라 베리 씨프 벽지로 꾸민 더블룸.

↑ 욕실 창밖으로 오밀조밀한 기와 지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룸 M. 하늘거리는 비타 깃털 조명이 운치를 더한다.

1950년대 영국 가정집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윌리엄 모리스의 벽지부터 글래머러스한 크리스찬 라크르와 벽지, 빈티지한 느낌을 내는 피트 하인 이크의 벽지는 색깔 있는 공간을 연출하기 좋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작나무로 방 전체를 마감한 트리플룸은 심플한 노마드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바닥에 깐 코코맡의 매트리스 위로 지금 가장 핫한 스페인 작가 알바로 카탈란 드 오콘이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펫 Pet 램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욕실에는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악소어 제품의 위생기와 세면대도 갖췄다. 풋풋한 숲 속의 방처럼 디자인한 더블룸 Y는 코르크로 만든 침대 프레임 주변으로 신비로운 숲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포르나세티의 벽지를 마감해 공간에 운치를 더했다. 매트리스와 베딩은 무지 제품을 사용했고 베개 커버는 비바래즈 제품을 사용해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바닥에는 뱅앤올룹슨의 노르딕 스카이 오디오가 놓여 있어 여행지에서 음악을 즐기며 느긋한 한때를 보내기에도 좋다. 객실과는 사뭇 다른 미래적인 느낌으로 디자인한 카운터에는 줄리언 오피의 리듬을 타는 LED 작품이 걸려 있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키네틱 아티스트 최우람 작가와 장 미셸 오토니엘의 크리스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삼청동 인근의 탁 트인 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옥상정원. 욕실에는 투숙객들의 편의를 위해 스팀 옷걸이와 작은 의자를 마련했다.

가족의 마음으로 자신의 집 바로 앞에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한 김영우, 임은경 씨 부부. 투숙객을 가족처럼 아끼고 돌보자는 마음으로 오픈한 게스트하우스 예포 YE4를 만났다.

↑ 예포의 제일 위층인 3층. 벽에는 아내가 직접 가죽으로 만든 거울을 달았다. 공사를 해서 천고를 높였고 박공지붕 모양은 그대로 살렸다. 연희동 어느 작은 골목에 들어서니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꼭 닮은 집 두 채를 만날 수 있었다. 한 집은 부부인 김영우, 임은경 씨의 자택이고 다른 집은 최근 부부가 오픈한 게스트하우스 예포 YE4다. 붉은 벽돌로 예쁘게 쌓아올린 건물의 입구는 반지하로 이어져 아늑한 느낌을 준다. 예포라는 이름에 분명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다. “우리 부부에겐 아이 네 명이 있어요. 아이들 이름이 전부 ‘예’ 자 돌림이라 ‘예포’ 라는 이름을 짓게 됐죠. 언젠가 아이들에게 이 게스트하우스를 남겨주고 싶은데 그럴 때 자신들의 이름이 있는 곳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아빠, 엄마의 마음이 담긴 예포는 이제 막 운영을 시작한 따끈따끈한 게스트하우스다. 사실 이 건물은 아빠인 김영우 씨가 아주 어릴 때부터 얼마 전까지 살았던 주택이었다. 바로 앞에 새집을 짓게 되자 추억이 담긴 이 집을 팔 수 없었기에 게스트하우스로 꾸며보자 결심했다. 언젠가 부티크 호텔을 운영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에 예행연습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김영우 씨네 가족은 한 달 정도씩 긴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어린아이들과 노모를 모시고 호텔에서 장기 투숙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주로 유럽의 아파트를 장기 렌트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때 느꼈던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보완해서 예포를 오픈하게 됐다.

↑ 토스트와 샐러드, 달걀 요리 등 건강식으로 준비되는 아침식사. 예포에는 헤이의 히 체어, 노만 코펜하겐의 조명 등 디자인 아이템이 눈에 띈다. 디자인 가구의 선택은 친분이 있는 짐블랑 김은희 대표의 도움을 받았다. 김은희 대표의 남편인 건축가 권민성 씨가 부부의 집을 설계한 것이 연이 되어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고 하니 예포는 손발이 잘 맞는 두 부부가 이뤄낸 합작품인 셈이다. 천고를 높이면서까지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을 만든 남편의 넉넉한 마음씨와 침대마다 개인별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든 선반에서 느껴지는 세심함,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신경 쓴 안주인의 감각, 그리고 여기에 양념처럼 곳곳에 디자인 요소를 더한 김은희 씨 부부의 스타일링과 설계 덕분에 예포는 여행객이 아니어도 머물고 싶은 곳이 되었다. 

1 머그와 수건에 새겨져 있는 예포의 로고. 투숙객에게 개인 타올을 무료로 제공한다. 2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배려한 넓고 깨끗한 부엌. 유난히 청결에 신경을 쓰는 안주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예포는 이제 긴 공사 기간을 거쳐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부부는 투숙하는 여행객들에게 서울의 명소나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곳 등 알짜배기 정보를 제공해 제대로 된 서울 여행을 권할 예정이다. 침대 위에 놓인 개인 타월과 부엌의 머그 등에는 YE4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머무는 이들을 위한 기분 좋은 소소함이자 예포라는 이름을 걸고 자신 있게 권하는 게스트하우스라는 의미다. 숙박료 또한 인근 게스트하우스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매력적이다. 여행객이 되어 이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스트하우스 예포. 많은 여행자들에게 이곳이 서울에 대한 추억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

1,2 아내의 취미이기도 한 가죽 가방 만들기. 작은 아틀리에와 숍을 1층 한 코너에 만들어 숙박객들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1 가족이 함께 머물러도 좋을 가족실. 아이를 위한 소소한 배려가 느껴지는 오붓한 객실이다. 2 알록달록한 페르몹 체어와 테이블로 꾸민 테라스에서는 차를 마시거나 바비큐를 할 수 도 있다. 에디터 신진수│ 포토그래퍼 신국범│ 문의 www.ye4guesthou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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