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PTSD, 자원봉사자 등 광범위 확인"

김양균 기자 2017. 7. 1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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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범위가 피해 당사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확인됐다.

작금의 미디어 환경을 고려할 때, 수시로 세월호 참사 등의 재난 뉴스를 접한 일반 대중의 정신건강은 어떨까? 이 교수는 그러나 "개정된 정신의학은 미디어를 통한 간적 체험은 PTSD의 발병 요인에서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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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주연 교수, 정신건강 위한 컨트롤타워 필요성 제기
이주연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주변에서 지켜보거나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도 PTSD 증세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범위가 피해 당사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확인됐다. 전남대병원 이주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논문 ‘세월호 참사동안 주민 자원봉사자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관련된 요인’을 국제학술지 통합정신의학에 발표했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진도 팽목항을 오가며 진도심리지원단의 일원으로 현장을 지켜봤다. 진도 주민과 구조대원의 심리 상담이 그의 역할이었다. 지난 2014년 5월부터 한 달 동안 그가 바라본 2298명의 지역민의 정신건강은 위태로웠다. 392명에게서 PTSD 증상이 관찰됐다. 전남 진도군 인구가 3만2078명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10%에 달하는 지역민 중 16%가 세월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다는 말이다. 설문 대상자 중 756명은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서의 자원봉사자들도 있었다. 이들 중 20%(151명)는 PTSD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재난 현장과의 물리적 거리는 PTSD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걸까? 이 교수는 911 테러를 예로 들었다. “펜타곤과 가까운 지역 주민들일수록 PTSD 증상이 더 높았다는 보고가 있었어요. 팽목항과 인접해 있던 지역민들도 마찬가지였어요. 팽목항과 가까이에 살던 주민들은 재난 상황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자원봉사자는 특히 더 심했죠.”

통상 PTSD는 사건이나 사고를 당한 피해자 및 가까운 지인에게 주로 발생한다. 이 교수의 연구는 세월호 참사를 주변에서 지켜보거나 도움을 준 사람들도 PTSD 증세가 나타남을 말해준다. 그리고 남성(161명)보다 여성(201명)에게서 증상이 더 관찰됐다. PTSD가 상대적으로 감정의 억제하려는 경향이 강한 남성에 비해 공감능력이 높은 여성에게서 더 잘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는 세월호 참사에서도 적용됐다.

작금의 미디어 환경을 고려할 때, 수시로 세월호 참사 등의 재난 뉴스를 접한 일반 대중의 정신건강은 어떨까? 이 교수는 그러나 “개정된 정신의학은 미디어를 통한 간적 체험은 PTSD의 발병 요인에서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의 성격과 과거 경험,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는 정도 차에 따라 받아들이는 충격의 범의와 크기는 달라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개개인별로 미디어의 영향을 받을 순 있지만 미디어 자체가 PTSD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상황을 대비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상시적·대규모 ‘정신건강 프로토콜’은 과연 구축될까? 이 교수에게 현장을 지켜본 정신의학 전문의로서 나름의 바람이나 아쉬움을 물었다.

“정신건강 프로토콜은 세월호 참사 전후로 나뉩니다. 이제 막 시작한터라 아직은 미흡할 수 있어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을 위해 정신건강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국가 재난상황 자체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것을 고려하면,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정신건강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해요.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가족을 비롯해 진도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충분한 정신건강 대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쉽습니다.”

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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