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방광 '보톡스'로 치료?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입력 2015. 12. 2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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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술로 8∼ 10개월간 지속, 올 10월부터 건강 보험도 적용.. 하루 소변 8번 이상이면 '의심'
날씨가 추워지면서 갑자기 배뇨 횟수가 늘어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명순철 교수가 과민성방광에 의한 빈뇨와 요실금의 병태생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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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화장실 가는 횟수가 많아지게 된다. 추위에 대항,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되면서 노폐물인 소변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날씨 요인을 감안한다고 해도 하루 소변 횟수가 8번 이상이거나 수면 중 2번 이상 잠에서 깨 소변을 봐야 할 정도로 화장실을 자주 찾을 때는 비정상적인 상태로 간주된다. 바로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야 하는 경우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방광근육이 수축함에 따라 강하고 급박한 요의와 함께 소변이 마려운 ‘요절박’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배뇨장애의 일종이다.

이 병에 걸리면 소변이 마려울 때 충분히 참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소변이 새는 ‘절박성요실금’이 뒤따를 수 있다. 또 주간 빈뇨와 야간뇨를 동반해 삶의 질 역시 눈에 띄게 떨어지게 된다.

발생빈도는 40세 이상 인구 6명 중 1명꼴이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국내 환자수가 적어도 60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회 자료에 따르면 이들 과민성 방광 환자의 일평균 배뇨 횟수는 11.7회에 이른다. 또 요절박과 절박성요실금 횟수는 하루 평균 각각 8.2회, 2.2회씩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소변 생산을 늘리는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배뇨 간격을 점차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사람은 오후6시 이후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이뇨작용을 촉진하는 녹차와 커피, 탄산음료 섭취도 삼가야 한다.<별표 참조>

치료는 일차적으로 생활습관 교정, 골반저운동(케겔운동), 방광훈련, 비(非)침습적 약물요법 등으로 한다. 이상 증상을 개선하고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려면 생활습관 교정 행동치료와 함께 약물(항무스카린제)을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명순철 교수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은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방광 압력이 줄어들어 빈뇨 증상과 복압성 요실금이 완화되는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치료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는 보톡스 주사요법 또는 신경조정술, 수술 등과 같은 침습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지난 10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보톡스 주사치료는 방광근육에 근육이완작용을 하는 보툴리눔 독소를 주입, 방광의 불필요한 수축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한 번 시술로 평균 8∼10개월 가량 효과가 지속된다. 시술은 보톡스 주사기를 장착한 방광경을 요도 쪽으로 진입시켜 방광 내벽 배뇨 근육에 약물을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통 국소마취 하에 30분 정도 소요된다.

과민성 방광 환자 43명, 신경병성 배뇨근 과(過)활동성 환자 17명 등 55명을 대상으로 보톡스 주사치료를 하고 12주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빈뇨와 급박뇨, 절박성 요실금 횟수가 12주 후 각각 평균 1.93회, 3.25회, 1.03회 정도로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또 44.2%는 과민성 방광으로 인한 요절박과 요실금 횟수가 시술 전 대비 절반이하로 줄었고 약 15.4%는 절박성요실금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 교수는 “기존의 먹는 약과 생활습관 교정으로 해결이 잘 안 될 경우 보톡스 주사치료를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물론 보톡스 주사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할 때는 수술과 같은 외과적 처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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