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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쌓이다 보면 어릴적 틱장애 재발
동아일보 | 2012.12.10 03:15
[동아일보]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직장인 조모 씨(38)는 얼마 전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을 깜박이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겼지만 습관이려니 생각하고 더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눈을 자주 깜빡이게 됐다.

업무스트레스가 늘면서 증세는 심각해졌다. 급기야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조 씨의 증세를 틱 장애로 진단했다. 조 씨는 "틱 장애가 어린이에게만 해당되는 질환인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틱 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 목, 어깨, 몸통 등 몸의 일부분을 빠르게 반복해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증상이다. 어린이에게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러나 '아동 질환'이란 것은 사실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틱 장애 환자 중 만 20세 이상 성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5.8%에 달했다.

○ 성인도 틱 장애 예외 아니다

전체 어린이의 10∼20%가 일시적인 틱 장애 증상을 보인다. 7∼11세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유전이나 뇌 이상, 호르몬 작용, 면역반응 이상 등 생물학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심리적인 요인으로 틱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이미 이런 장애가 있다면 증세를 악화시키는 데 심리적 불안감이 큰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심리적인 원인만으로 틱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틱 장애는 주변 환경이나 특정한 상황과 관련이 깊다.

성인 틱 장애는 어릴 때 이 병을 앓았던 사람에게서 다시 발생한다. 어릴 때 치료를 받다가 증세가 호전돼 치료를 중단한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어렸을 때는 안 그랬는데 성인이 돼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어릴 때 증상이 가벼워 모르고 지나친 경우다. 증상이 나타난 기간이 짧아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에는 여간해서는 찾아내기 힘들다.

이런 사례들이 아니라면 성인이 돼서 틱 장애가 새로 발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업무, 집안일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상한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은 강박증에 더 가깝다.

강박증이 있을 때도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특정 행동을 반복한다. 그러나 틱 장애와는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불안이 줄어든다. 그래서 강박증이 있다면 특정한 버릇을 만들기 마련이다. 그런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마음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다.

다만 강박증이 틱 장애와 함께 나타날 수는 있다. 이런 경우라면 강박증이 틱 장애를 악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 스트레스 줄이면 예방 가능

틱 장애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중증질환일 때 그렇다. 일시적인 틱 장애가 아니라면 대체로 약물치료의 도움을 받는다. 치료 기간은 병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2∼18개월 약물을 복용한 뒤 양을 줄이기도 한다.

음성 틱 질환은 완전히 사라질 때가 많고 근육 틱 질환 역시 호전되는 사례가 많다. 일반적으로 증상의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점차 약해진다.

틱 장애가 일시적이거나 가볍다면 스트레스를 줄여 재발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또 약물의 도움을 받고 있더라도 사용량을 줄이고 싶다면 우선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어릴 때 틱 장애 증세를 보였다면 예방법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숙지하는 게 필요하다.

먼저 과도한 스트레스는 피한다.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병의 발생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자신만의 독특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산책, 등산 등의 방법으로 주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덜어내면 틱 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운동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일주일에 30분씩 3번 이상 운동하면 뇌의 구조가 바뀐다. 또 건강해지면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힘이 커진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것은 신체나 정신적으로 외부에서 오는 자극을 견딜 수 있는 내부 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격상 쉽게 예민해지는 사람이라면 평소 긴장을 떨어뜨리는 훈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복식호흡, 요가 등으로 긴장감을 줄인다. 규칙적인 생활도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수면도 규칙적으로 취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스트레스가 커진다. 반대로 긍정적인 생각은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뇌의 기능을 강하게 만든다. 뇌의 기능이 강하면 틱 장애가 덜 일어나기 마련이다.

(도움말=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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