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물린 데 침 바르거나 긁지마세요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2014. 7. 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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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여름 '봉와직염' 환자 급증홍반 발생·통증 동반하는 세균감염증.. 치료시기 놓치면 피부괴사 등 합병증야외활동 땐 긴옷 입어 피부 보호하고 작은 물집 등 생기면 신속히 치료해야

최근 오락가락 장마로 인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습도와 온도가 높으면 우리 몸의 불쾌지수가 높아지듯이 습도와 온도에 특히 민감한 질환이 있다. 전문가들은 고온다습한 여름철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으로 대표적인 무릎관절질환인 퇴행성 관절염과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질환인 '봉와직염'을 꼽는다.

이 가운데 급성 세균 감염증의 하나인 봉와직염은 모기 물린 곳에 침을 바르는 행위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는 여름철 다빈도 질환으로 피부괴사와 패혈증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봉소염·세포염이라고도 불리는 봉와직염은 피부 진피와 피부의 깊은 부위인 피하 조직에 세균이 침범한 화농성 염증성 질환으로 황색포도알균과 연쇄알균이 피부에 생긴 조그마한 상처를 통해 침입해 감염되는 급성 세균 감염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2013년 최근 5년간 월평균 봉와직염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8월에 14만2,49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월 13만4,598명, 9월 12만7,811명 등의 순으로 7~9월 환자가 집중됐다. 겨울철인 1월(9만3,290명)과 2월(8만6,615명) 환자 수와 비교하면 여름철 환자가 약 2배가량 많았다.

연간 봉와직염 환자 수도 2009년 99만8,000명에서 지난해 115만2,000명으로 최근 4년 새 15%가량 늘어났다.

구대원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여름철 높은 온도와 습도가 세균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라며 "봉와직염은 대부분 항생제 치료만으로 호전되나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일부에서는 피부괴사와 패혈증, 화농성 관절염, 골수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봉와직염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다리에 많이 생긴다.

무좀이 있는 사람의 경우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 각질이 벗겨져서 난 상처를 통해 더욱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특히 여름철 통풍이 잘 되지 않은 군화로 인해 위생관리가 힘든 군인에게 자주 생겨 봉와직염의 연관 검색어로 '군대'가 함께 떠오르기도 한다.

구 교수는 "흔히 모기에 물렸을 때 가려움 때문에 해당 부위를 긁은 후 침을 바르곤 하는데 손과 입안의 세균에 의한 감염 등의 위험성이 커져 봉와직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의 경우 세균에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와직염이 생기면 문제가 생긴 환부에 혈액이 몰려 피부가 빨갛게 일어나는 홍반이 발생하고 누르면 통증이 느껴진다.

증상이 심한 경우 감기에 걸린 것처럼 전신에 오한이 느껴지며 환부를 만지면 따뜻한 열기가 느껴진다. 또한 홍반이 점점 자주색으로 변한다면 환부에 출혈이 있거나 피부가 썩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년층이나 당뇨병 환자에서 봉와직염이 나타날 경우 환부 표면에 작은 물집이 생길 수 있고 물집 가운데에 농이 차면서 단단한 결절이 됐다가 이후 고름이 터져 나오기도 하는데 이 같은 증상이 생기면 치료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며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봉와직염은 초기에 얼음이나 차가운 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다리에 생겼을 때는 운동을 하거나 오래 걷는 등 발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급적 발을 의자나 베개 등에 올려놓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피부의 청결을 유지하고 다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발가락에 무좀이 있을 때에는 이를 통해 균이 잘 침투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무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났을 경우 연고를 바른 후 깨끗이 소독된 밴드를 붙이는 것이 좋다. 하이킹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소매의 옷과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고 정원관리 등의 야외활동이나 스케이트 등의 하체 운동 시에는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보호 장비를 꼭 착용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어르신들은 관절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온도와 습도 등 외부요인에 민감한 관절의 평형상태가 깨져 통증이 가중된다. 만성 관절염 환자들은 관절 내부와 외부의 기압 차이로 인해 관절 주변의 신경 조직이 자극을 받게 되고 관절이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뻣뻣하거나 시린듯한 통증이 나타나거나 부어오르면서 화끈거리는 통증 등 관절염 종류에 따라 통증의 양상도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전자는 퇴행성 관절염, 후자는 류머티즘 관절염의 신호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연골이 닳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하고 류머티즘 관절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생긴다.

온도에 민감해 주로 저녁이나 비가 오는 습한 날에 통증이 심하고 관절부위를 따뜻하게 찜질을 하면 통증이 가라앉는 퇴행성 관절염과 반대로 류머티즘 관절염은 열 찜질보다는 냉찜질로 통증을 가라앉게 할 수 있다.

이광원 인천힘찬병원 관절센터 부원장은 "장마철 관절통은 적절한 운동과 치료로 통증을 다스릴 수 있는데 관절통증이 완화되지 않을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환자에 따라 증상과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장마철이 지나면 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다 보면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름철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릎을 최대로 펴는 운동과 다리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자주 해주면 좋다. 무릎 최대로 펴기 운동은 오금 밑에 베개를 놓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자세에서 허벅지 위쪽 근육에 힘을 주어 베개를 누른면 된다. 이 동작을 약 20초간 유지하고 10회 반복한다. 다리 들어 올리기는 바로 누운 자세에서 교대로 한쪽 다리를 10~20㎝만큼 들어 올리고 이 자세를 20초간 유지하고 번갈아가며 10회씩 반복하면 된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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