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큰 가을, 안전한 등산하려면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2014. 10. 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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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성 좋은 등산복에 따뜻한 물 자주 마셔 저체온증 막아야

일찍 하산하는 습관 지니고 비 오는지 기상상황 체크도기온 낮아 관절도 쉽게 다쳐등산 전에 꼭 스트레칭하고 무릎 보호대·스틱 이용 필수

가을 산은 아름다운 단풍에 맑은 공기까지 더해져 몰려드는 등산객들로 연일 붐빈다. 이처럼 인기가 좋은 가을 등산이지만 자칫 아무런 준비없이 산행에 나섰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가을에는 평지에서도 아침저녁으로 10도 이상의 기온차가 발생하는데 높은 곳에 있는 산의 경우에는 올라갈수록 더욱 기온이 낮아져 일교차가 더 심해지고 신체의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저체온증과 관절 부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침에는 쌀쌀해도 낮에는 따뜻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얇은 등산복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추분(9월23일)을 기점으로 나날이 해가 짧아지고 산에서는 평소보다 기온이 더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보온성이 좋은 등산복을 여벌로 챙겨가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하산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여유 있게 산에 오르는 것이 좋다. 비가 오는지 등 기상 상태도 미리 체크해야 한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다거나 등산 중에 비가 내릴 경우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다.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면 저체온증이 나타나면서 혈액순환과 호흡·신경계의 기능이 둔화된다.

체온이 33~35도로 떨어지는 저체온증 초기 단계에는 몸이 떨리고 피부혈관이 수축해 피부가 창백해지면서 입술이 청색을 띠게 된다. 또 자꾸 잠을 자려고 하고 발음이 부정확해지기도 한다. 체온이 더 내려가면 의식이 희미해지고 졸린 상태가 되며 심장박동과 호흡이 느려진다.

윤지열(내과 전문의) 강서힘찬병원 부원장은 "가을 등산을 준비할 때는 체온이 내려가지 않도록 땀 흡수가 잘되는 셔츠와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등산 재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해가 짧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일찍 하산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과 차 등을 담아 자주 마시는 것도 체온 유지의 한 방법이다.

가을 등산에서 저체온증과 더불어 주의해야 할 것이 관절부상이다. 낮은 온도와 높은 기압으로 근육이 수축되면서 유연성이 떨어져 관절이 굳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관절 손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 중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이나 착지를 하는 경우 관절이 급하게 뒤틀리게 돼 반월상 연골판 손상과 같은 무릎 관절 부상을 입기 쉽다.

무릎 관절 사이에서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 물렁뼈인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이 붓고 힘이 빠지거나 구부리고 펴는 동작이 잘 안되는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손상 부위가 매우 심하지 않으면 부상 후 통증이 약해지면서 자가치유가 된 것으로 오해해 이를 방치할 경우 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따라서 무릎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등산 전에 충분한 관절 스트레칭을 해주고 무릎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만인 사람은 무릎부상을 입기 쉬운데 자신의 체력 중 70~80%만 이용해 가볍게 즐기는 마음으로 등산을 해야 한다. 평평한 곳은 보통과 같은 걸음걸이로 걷되 오르막을 걸을 때는 보폭을 줄이는 것이 좋다. 더 중요한 것은 내리막길이다. 하산시에는 최대한 부드럽게 지면을 디뎌 다리에 전해지는 힘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한다.

온석훈 한림대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가을철 산행 전후에는 반드시 목과 허리·무릎·발목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 인대의 유연성을 높이고 긴장된 근육을 풀어줘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며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깔창이나 무릎보호대·스틱 등을 이용하고 가능하면 용품 대부분을 배낭에 넣어 두 손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조수현(정형외과 전문의) 강북힘찬병원 부원장은 "등산 중 연골판이나 인대파열은 시간이 지나면 부기가 사라지고 걷기나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이 없어 방치하기 쉬운데 이를 그냥 놔두면 손상 범위가 점점 커져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등산화는 등산양말을 고려해 사이즈를 선택해야 한다. 등산양말은 일반양말과 달리 오래 걸을 때 발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발바닥 부분이 두껍고 다른 부분은 상대적으로 얇게 처리돼 있다. 따라서 평소에 신는 운동화보다 새끼손가락 하나 정도의 여유가 있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등산 스틱은 무릎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내리막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미끄럼을 방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스틱 길이는 짚었을 때 팔꿈치가 직각이 되도록 조절하고 내리막에서는 조금 더 길게 하는 것이 좋다. 또 평지에서는 뒷발보다 20~30㎝ 뒤에 찍어주고 오르막일 때는 스틱 2개를 같은 높이의 위쪽에 짚고 다리를 올리는 순서로 해야 무릎관절 보호에 도움이 된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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