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잠을 잊은 그대.. 여드름만 남아요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2014. 8. 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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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부족때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모낭 기름성분 발달시켜 여드름최근엔 소아·성인환자도 늘어스팀타월·전용 비누 사용해 세안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피하고 염증 심하면 레이저 치료 병행을

최근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4명은 소아 여드름 환자라는 학회의 발표가 나오면서 여드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아는 물론 성인 여드름 환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여드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흉터가 남는 등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곧 다가올 추석 연휴에 기름진 음식 섭취와 과음·수면부족 등은 여드름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추석 연휴에 장시간 운전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밤새워 놀면서 각종 기름진 음식을 먹게 되면 피부의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고 면역기능이 저하돼 여드름균이 증식된다"며 "명절에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을 마셔 알코올 분해를 돕고 과도하게 기름진 음식 섭취를 자제하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여드름이 발생했다면 우선 자신의 수면량이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면부족 때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과 당분이 높은 음식을 먹었을 때 분비되는 IGF라는 호르몬이 살만 찌우는 게 아니라 모낭의 기름성분을 발달시켜서 여드름을 나게 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깊은 잠을 자는 동안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피부는 낮 동안에 손상된 피부조직을 재생하고 휴식을 취한다"며 "하루만 잠을 제대로 못 자도 피부재생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피부에 남은 묵은 각질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이 부족할 경우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피지선을 자극해 여드름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소아 여드름 환자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여드름학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피부과학교실 연구팀이 지난 5~6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1~6학년생 693명을 대상으로 현장 검진을 실시한 결과 36.2%가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소아 여드름 환자로 진단됐다.

소아 여드름은 여드름 발병의 주요 원인인 성호르몬 분비가 본격화되기 전인 12세 이하 연령에서 발생하는 여드름으로 청소년기에 심하게 나빠지거나 성인기까지 만성화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학년별 여드름 발병률은 1학년 20.2%, 2학년 22.5%, 3학년 27%, 4학년 39.7%, 5학년 48.9%, 6학년 54.1% 등으로 4학년부터 여드름 발병률이 급격하게 높아져 5~6학년 학생의 경우 2명 가운데 1명이 여드름 환자일 정도였다. 그러나 흉터예방 차원에서 여드름 치료가 시급한데도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은 학생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질환에 대한 인식은 크게 부족했다.

박미연 대한여드름학회 대외협력 홍보이사는 "여드름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로 10~11세부터는 적극적으로 여드름 관리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 시기의 여드름은 면포여드름(좁쌀여드름)이 특징적이지만 소아 피부는 성인 피부보다 연약하기 때문에 여드름이 염증성 병변으로 발전하면 흉터나 색소침착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드름의 경우 화장품이나 민간요법 등의 검증되지 않은 자가치료에 의존하다 증상이 심해진 뒤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좁쌀여드름과 붉고 딱딱한 화농성 여드름이 10개가량 발견된다면 만성 염증성 병변이 될 가능성이 크고 흉터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전문가를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드름을 예방하려고 지나치게 세안을 자주 하는 것은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해 여드름이 심해질 수 있다. 여드름 예방을 위해서는 세안의 횟수보다는 방법이 중요하다. 세안은 대략 하루 2~3회 정도가 적당하고 비누는 여드름용이나 지성피부용이 좋다.

일단 미지근한 물로 예비세안을 하고 스팀타월로 모공 깊숙이 있는 노폐물이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 좋다. 스팀타월은 아침저녁으로 해주면 각질과 노폐물 제거를 돕고 피부의 혈액순환을 촉진해줘 피부색을 맑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

풍부한 비누 거품으로 마사지하듯 손가락의 힘을 빼고 피부를 살살 문지른다. 미지근한 물로 헹구고 찬물로 마무리한다.

여드름이 나는 피부는 지성 피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분이 많은 화장품은 피하고 수분공급 위주의 화장품을 사용한다. 피지조절과 모공수축 효과가 있는 아스트린젠트·토너 등이 도움이 되며 1주일에 1~2회 피지조절 기능이 있는 팩을 해주면 좋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과 기름지고 느끼한 음식, 라면·피자·햄버거 등의 인스턴트 식품은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제철 과일과 채소 등 신선한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여드름 양이 많고 염증이 심할 때는 먹고 바르는 약에다 레이저 치료를 겸하면 빨리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다. 레이저는 이미 발생한 진피 내의 염증에 깊게 침투해 염증을 신속하게 가라앉혀주고 일반 약물이나 외용제 등으로 치료하기 힘든 부위까지 치료하기 때문이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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