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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 뚝 떨어지는 겨울…목욕이 보약이다
목욕·온천욕의 건강학
체온 1도 오르면 면역력 5배↑ 더운 물속에 몸 푹 담그면 혈액순환·근육이완에 도움
음주·식사직후 스파는 피해야
매일경제 | 2012.12.11 15:27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추위는 우리 몸의 면역력까지 떨어뜨려 뇌심혈관질환을 비롯해 감기, 피부병, 척추ㆍ관절통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추우면 추울수록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약해지지만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6배나 강해진다.

체온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을 하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평소 따뜻한 물을 즐겨 마시고 더운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다. 목욕(스파)이나 온천욕이 좋다는 얘기다.

동의보감 탕액(湯液)편에도 온천욕은 근육과 뼈의 경련, 피부 감각이 둔한 것, 피부질환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일본 장수학자들도 현대인의 모든 질병은 '체온저하' 때문에 생긴다며 운동과 함께 목욕을 권장한다.

일본 이시하라 유미 박사는 "자기 체온보다 4도가량 높은 물로 목욕을 하는 생활습관이 면역력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건강법"이라고 말한다. 아보 도루 박사는 "자신의 체온보다 약간 높은 더운 물(39도 이내)에 몸을 담그면 말초혈관이 확장돼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산소나 영양분이 말초 조직까지 공급되어 신진대사가 높아진다"며 "몸을 씻을 때 샤워만 하지 말고 욕조에 들어가 체온을 올려주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사전 정보 없이 목욕을 오랫동안 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피로만 가중시킬 수 있다. 너무 뜨거운 물(42도 이상)에서는 오히려 교감신경이 자극돼 말초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며 심박수가 증가한다. 그리고 계속적인 수분 손실로 혈액의 응고성이 높아져 심근경색이나 뇌 경색 위험이 증가한다.

◆ 몸 상태나 질환에 따라 물 온도 달리해야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나면 상쾌함을 느끼듯이 사우나를 하면서 땀을 몸 밖으로 배출하면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을 느낀다.

현대의학은 교감신경의 긴장이 풀리고 부교감신경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안정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되면 뇌에서 β-엔도르핀과 같은 쾌감물질이 분비되고 혈액 속 NK세포(암세포 등을 공격하는 세포)가 활성화되고 면역력이 강해진다.

목욕(스파)은 온도와 방법에 따라 몸에 주는 효능이 다르다. 고온(42~45도)은 피로 해소를 빠르게 한다. 이는 몸의 대사기능이 활발해져 젖산이 빨리 배출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해소와 근육 이완에도 좋다. 또 진통작용과 근육 이완작용도 있다. 하지만 높은 온도의 물속에 오랫동안 있으면 에너지 소모가 많아져 도리어 몸이 피곤해진다. 43도 이상에서는 8분, 45도 이상에서는 5분 이내가 좋다.

중온(40~41도)은 신경통 완화에 도움을 준다. 요통(腰痛)이나 견(肩)부통, 경(頸)부통 등의 통증완화에 효과가 있다. 미용을 위한 스파는 40도 전후가 바람직하다. 너무 뜨거우면 피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당뇨병이나 동맥경화증이 있다면 중온 스파가 좋다. 미온(36~39도)은 사람 체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아 혈액순환, 근육이완, 숙면에 좋다. 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장기언 교수는 "미온 스파는 고혈압이나 심장병, 순환기계 질환이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며 "또한 상대적으로 오래 즐길 수 있어 휴양 목적의 스파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 입욕 전 물 마시고 여성은 화장 지워야 목욕(스파)도 요령이 있다. 먼저 물에 들어가기 15~20분 전에 물을 마신다. 입욕 전 마시는 물 한 컵은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스파를 통해 손실되는 수분을 보충해준다. 여성들은 입욕 전에 화장을 꼭 지운다. 화장품이 모공을 막고 있어 노폐물이 피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스파는 식사나 음주를 한 후 2시간 이내에는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 후 스파는 소화를 위해 위장에 몰린 혈액을 피부 표면의 혈관으로 끌어와 소화를 방해한다. 음주 후 스파도 마찬가지다. 술이 체내로 들어가면 맥박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이때 뜨거운 물 안에 들어가면 혈압과 맥박의 조절능력이 떨어져 심장에 부담을 준다. 하지만 음주 후 2시간 이상 지난 뒤의 스파는 대사항진으로 알코올 배출을 증가시켜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건조한 겨울철 스파의 적정 시간은 20분 정도, 미온이라도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몸을 담그는 시간이 30분을 지나면 체온 균형을 깨뜨려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또 지나치게 오래 몸을 담그고 있으면 피부 수분과 유분이 빠져나가 자칫하면 피부건조증을 유발시키게 된다.

미용 목적의 스파를 할 때 피부를 너무 강하게 문지르는 것은 좋지 않다. 순간적으로는 개운한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 오히려 피부층을 손상시켜 피부 보호막이 약해진다. 부드러운 천이나 스펀지로 부드럽게 문질러 피부 대사를 촉진시켜야 한다. 보디 스크럽제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파를 마친 후에는 오일 마사지를 하거나 보습력이 좋은 보디크림, 로션을 충분히 발라 피부에 수분을 보충해 준다.

■ 고혈압·심장질환자·노인은 반신욕을… 스파(목욕)이라고 해서 꼭 온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고 즐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신욕, 온냉교대욕, 족욕(足浴), 수욕(手浴) 등도 몸에 좋다.

반신욕은 나이가 많은 고혈압 환자나 평소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온몸을 욕탕에 담그면 수압에 의해 복위(腹胃)가 3~5㎝ 줄어든다. 이는 하반신과 몸의 혈액이 심장으로 더 많이 돌아오게 하면서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고령자나 심장병, 호흡기질환자들은 명치 아래까지만 잠기는 반신욕이 바람직하다. 반신욕은 시작 후 3분쯤 되면 맥박이 정상이 되고 혈압도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곧 정상으로 유지되지만 전신욕은 지속적으로 맥박이 빠르고 혈압이 증가되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외부에 노출된 상반신이 춥게 느껴질 때는 따뜻한 물을 상반신에 20~30초간 살짝 끼얹어 몸을 적응시킨다.

반신욕은 38~40도의 따뜻한 물에 20~30분간 몸을 담근다. 물은 위(胃)가 있는 높이까지 오게 하며 마지막에는 물의 온도를 높여 몸의 중심부까지 덥힌 후에 욕조에서 나온다. 반신욕은 하체에만 수압이 작용하기 때문에 하체의 혈액순환이 활발해져서 부기가 가라앉는다.

족욕은 전신욕을 할 때만큼 체온이 급격히 오르지 않아 몸이 약한 사람에게 부담이 없다. 족욕은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20~30분간 발을 담근다. 물이 식으면 뜨거운 물을 더 넣는다. 손도 따뜻한 물에 담그면 건강에 좋다. 수욕은 42도 정도의 물에 양쪽 손목 아랫부분을 10~15분 정도 담근다.

온냉교대욕은 따뜻한 물에서 5분, 찬물에 서 3분을 4~5회 반복하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온탕에서 시작해 온탕에서 끝내야 한다는 점이다. 따뜻한 물에서 차가운 물로 바로 들어가기가 어렵다면, 차가운 물을 몸에 끼얹는 방법으로 대신해도 좋다. 온냉교대욕은 혈관반응을 강화하고 자율신경계의 활동을 높여줘 자율신경 실조증이나 순환기계통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고혈압, 동맹경화, 심장병 환자는 온냉교대욕을 해서는 안 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