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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망증, 단순 기억력 감퇴 아닌 ‘뇌 손상’일 수도
경향신문 | 2012.12.11 11:43
스트레스‧우울 등 심리요인↑…증세 심하면 뇌혈관 점검해야

'수상록'으로 유명한 작가 몽테뉴는 생전에 뭘 찾기 위해 서재로 가다가 자신이 서재에 가는 이유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그들의 직책이나 고향으로 부르기도 했고 끊임없이 정체성의 위기를 느끼다가 자신의 이름마저 잊어버리면서 어떻게 일상생활을 영위해나갈지 몰랐다.

장갑을 가방에 두고도 어디에 있는지 몰라 길바닥을 헤매는가 하면 자고 일어난 후 벗어놓은 안경이 어디 있는지 몰라 허둥지둥 댄다면 분명 건망증을 의심해야 한다.

30세 이후 뇌세포 감소로 기억력이 감퇴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증세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체적․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선구 교수는 "예전에 비해 건망증 환자가 더 늘었다는 연구결과는 없지만 여유가 없고 신경 쓸 일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건망증 증세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건망증이 생길 수 있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야 할 일을 충분히 기억할 수 없어 건망증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초조, 불안, 우울 등 심리적 요인이 건망증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것이 입력된 경우, 피곤하거나 만성질환이 있을 때도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신 경우도 뇌세포 손상으로 인해 건망증이 악화될 수 있다.

문제는 건망증 증세가 단순 기억력 감퇴가 아닐 수 있다는 것. 이 교수는 "건망증은 심리적 요인이 많이 좌우되지만 뇌에 문제가 있어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말투가 어눌해지거나 마비가 오지 않아도 뇌혈관이 막혀 건망증이 생길 수 있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출산과 건망증은 관계가 있을까? 이에 대해 이교원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전신마취 등을 통해 제왕절개로 출산한 산모들 중 건망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지만 의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선구 교수는 "투석을 하거나 전신마취를 하면 단기적으로 기억력이 감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건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절주가 필요하다"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는 한편 매일 일정량의 글을 읽고 쓰는 것도 게을리하지 말아야한다"고 권고했다.

< 헬스경향 김치중 기자 bkmin@k-health.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