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유창희 교수의 똑똑한 요리교실떡갈비, 예쁘게 빚으려면..

기자 2016. 3.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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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비는 고기를 다져서 떡 모양으로 만들어 구운 음식이다. 원래는 전남 담양과 광주 광산구 송정동의 대표 음식이지만 지금은 전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절미를 치듯이 고기 반죽을 오랫동안 쳐서 만들기 때문에 떡갈비라고 부르는데 뜯어 먹는 갈비와 달리 연하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이가 안 좋고 소화기능이 떨어진 어르신들에게 좋은 음식이다.

쇠고기로만 만들면 퍽퍽하기 때문에 보통 기름기가 적당히 있는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다. 하지만 담양지방에서는 갈빗살만 직접 다져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만드는 재료나 방법을 얼핏 보면 햄버거 패티나 햄버그스테이크와 같아 보이지만 사용하는 재료가 다르다.

떡갈비는 다진 고기에 주로 불고기 양념을 사용하며, 햄버거 패티나 햄버그스테이크는 서양의 향신료와 빵가루 등을 첨가한다. 이 때문에 떡갈비는 부드러운 불고기나 숯불 양념갈비 같은 풍미를 나타낸다. 그렇지만 만들 때 잘못하면 떡갈비가 익으면서 겉이 갈라지고, 뒤집으면서 부서져 요리하는 사람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만들지 생각해 보자.

떡갈비를 만들기 위해선 먼저 기름기를 제거한 갈빗살이나 쇠고기를 곱게 다진다. 그리고 여기에 고기 특유의 비린 맛을 제거할 수 있는 생강즙과 후춧가루, 간을 맞춰주는 간장, 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오랫동안 치대야 한다. 아마도 명절이나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라면 육원전(일명 동그랑땡)을 만들 때 고기 반죽을 오래 치대느라 팔이 아파서 한 번씩 쉬었다가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팔이 아파도 이렇게 하는 이유는 오래 다진 고기에 소금을 첨가하면 고기 단백질인 액틴과 미오신이 녹아 나와 이들이 서로 결합해 끈적끈적한 점성을 띠게 되므로 표면이 매끄럽고 익었을 때 갈라지지 않게 된다.

모양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고기는 익으면 수축현상이 일어나는데 다져서 둥글게 빚어낸 떡갈비의 경우에는 익으면서 수축하여 마치 비행접시처럼 중심이 둥글게 튀어나오고 갈라진다. 이렇게 되면 중심도 잘 익지 않고 육즙이 흘러나오며 접시에 담았을 때 모양도 예쁘지 않다. 따라서 처음부터 가운데가 살짝 들어가게 빚어야 한다. 부드럽고 촉촉한 맛의 떡갈비를 만들기 위해 배즙이나 다진 양파와 같은 연육 효소를 가진 재료를 넣고 고기 반죽을 하면 더욱 연해진다. 오래 치대느라 팔이 아플 수도 있지만 떡갈비는 그 같은 정성에 맛으로 보답한다.

유창희(서울여대 초빙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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