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그 수박, 끓이고 구웠더니.. 풍·미·작·렬
여름 과일이 골치다. 무더위에 밖에 두면 쉬 상하고, 냉장고에 오래 두면 시들해졌다가 언다. 아까운 과일, 알뜰하게 먹어 치우는 법 없을까?
◇궁합 맞는 과일 갈아 마시기
제철 과일들을 함께 갈아 주스로 만들자. 일본 푸드세러피스트 마루모 유키코씨는 자신의 책 '궁합이 맞는 과일·야채 생주스'에서 수박과 궁합이 잘 맞는 재료로 토마토와 오이를 꼽았다. "수박의 칼륨에 토마토의 유기산이 더해지면 숙취 해소 효과가 탁월할 뿐 아니라 동맥경화 예방·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수박은 열을 내리는 작용을 하는데, 오이와 함께 갈아 주스로 마시면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토마토는 아스파라거스, 수박과 잘 어울린다. 토마토의 유기산과 아스파라거스의 아스파라긴산이 만나면 숙취 예방에 좋다. 복숭아는 파슬리, 대추와 찰떡궁합이다.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복숭아가 파슬리의 칼슘과 만나면 갱년기 불안감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마루모씨는 말한다. 또 복숭아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데, 대추의 빈혈 예방 작용이 더해지면 생리통 개선에 도움을 준다. 무화과는 변비 해소에 좋은 펙틴이 많은데, 바나나의 칼륨과 만나면 그 효과가 더욱 커진다.
◇시원하고 달콤한 '과일 수프'
최근 '세계의 채식요리와 생식 디저트'를 펴낸 채식요리사 김테레사씨는 "과일도 잘 다루면 훌륭한 요리로 변신한다"며 수박·참외·복숭아로 만드는 수프를 소개했다. 그는 "파르미자노(파르메산) 치즈를 갈아서 수프에 뿌리면 과일의 단맛과 치즈의 짭조름한 맛이 대비돼 한층 깊고 풍부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남은 과일로 잼이나 병조림을 해두면 일 년 내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한국 전통 저장식 중에도 과일을 주 재료로 하는 것이 꽤 있다. 참외장아찌가 대표적이다. 참외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굵은소금을 뿌려 하루 절였다가 채반에 널어 물기를 말린 다음 된장에 박는다. 된장의 짜고 구수한 맛과 참외의 향긋한 단맛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과일은 구워 먹어도 맛있다. 음식연구가 메이씨는 "과일을 구우면 신맛은 줄고 단맛이 강해질 뿐 아니라 부드러워진다"고 했다. 덜 익어 무른 과일보다 푹 익어 숙성된 과일이 구워 먹기 더 좋으니, 오래된 과일을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수박은 물이 많아 굽기가 쉽지는 않지만,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살짝 뿌려 냉장고에 20~30분 두었다가 오븐이나 석쇠, 그릴, 프라이팬에 구우면 맛도 좋고 수분도 덜 빠진다. 센불에 빠르게 살짝 구워내는 것이 포인트. 버터나 꿀, 시럽, 발사믹식초, 올리브오일을 곁들이면 더 맛있다.
◇수박 미리 잘라 씨 빼고 보관해야
제대로 보관하는 법만 알아도 아깝게 버리는 과일이 훨씬 줄어든다. 주스용 수박은 미리 잘라 씨를 제거한 다음 레몬즙을 뿌려 비닐팩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토마토는 상온에 보관해야 비타민C가 파괴되지 않는다. 마루모씨는 "복숭아와 무화과는 비닐팩에 넣어 다른 재료와 닿지 않도록 주의해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cipe]
●수박 수프
재료: 수박 3컵, 물 1컵,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민트 2작은술
만드는 법: 수박 2컵을 믹서기에 간다. 물과 마늘, 민트를 섞는다. 남은 수박 1컵을 사방 0.5㎝ 크기로 깍뚝썰기해 수프에 올린다.
●참외 수프
재료: 참외 4컵, 코코넛 물(또는 생수) 1컵, 간 라임(또는 레몬) 1개, 생강 1작은술, 채 썬 부추 2작은술
만드는 법: 참외를 깍뚝썰기한다. 3컵 분량의 참외를 믹서기에 코코넛 물과 함께 넣고 곱게 간다. 라임을 반으로 잘라 즙을 짜 넣는다. 생강을 더해 저어 그릇에 담는다. 남은 참외 1컵과 부추를 올려 낸다. 부추 대신 잘게 썬 깻잎, 파르미자노 치즈를 올려도 좋다. 복숭아·포도·감을 잘게 썰어 올려도 맛있다.
●복숭아 병조림
재료: 복숭아 3개, 설탕 200g, 화이트와인 1컵, 레몬즙 1큰술, 레몬 껍질 1/2개분, 오렌지 껍질 1/4개분, 굵은소금 약간
만드는 법: 복숭아 껍질을 벗겨 8등분 한다. 레몬과 오렌지는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껍질을 깨끗이 씻는다. 껍질을 벗겨내 가늘게 썬다. 복숭아에 레몬즙을 뿌려 버무린다. 냄비에 설탕과 화이트와인을 넣고 중간불에서 2분 끓인다. 설탕이 녹으면 복숭아와 레몬·오렌지 껍질을 넣고 중약불로 줄여 10분 더 끊인다. 복숭아가 투명해질 때까지 저어주며 2분 더 끓인다.
※ '세계의 채식요리와 생식 디저트' '병 속에 담긴 사계절' 참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메리칸 클래식의 상징에서 모두의 클래식으로, 랄프 로렌 폴로 셔츠
- 하이브-민희진 사태...문화계 전문가들 원인과 해법 진단 나선다
- 보이스피싱·보험사기 형량 세진다...13년 만에 손질
- 권진영 후크 대표, 직원 통해 수면제 불법 처방 혐의로 기소
- ‘암투병’ 英왕세자빈, 결혼 13주년 맞아 흑백 웨딩사진 공개
- 친동생·친구 신용카드로 100억대 결제…카드깡으로 호화생활 한 40대 징역형
- 우크라 ‘해리포터 성’, 러 미사일 공격에 화르르… 5명 사망
- “민통선에 테마파크 개발”…380억 규모 코인사기 벌인 다단계 업체 회장 구속 기소
- 대검 “검찰총장 ‘뇌물 수수 의혹’ 사실 아냐”...계좌내역 공개하며 반박
- 재즈 입은 ‘20주년’ 게임...마비노기-자라섬재즈 협연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