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기세등등' 새누리 "오유는 종북 사이트"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이경태 기자]

4·24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이 기세등등해졌다. 최근 경찰 수뇌부의 축소·은폐 압력설까지 불거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 "국기문란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기만적인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시발점이었던 인터넷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를 "종북성향의 사이트"로 규정했다. "(문제의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는) 오유가 종북성향 누리집이므로 이곳에서 북한의 사이버요원을 찾는 활동을 했다"는 국정원의 해명을 고스란히 이은 것이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자료 사진)

ⓒ 유성호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함께 '여직원 감금 논란'에 대한 수사도 촉구하며 '물타기'를 하던 종전의 입장에서 색깔론 공세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민주당에 간단히 요구하겠다, 밥도 익기 전에 솥뚜껑 열면서 호들갑 떨지 말고 차분하게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기 바란다"며 "누차 강조하지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밝혀진 사실은 그 여직원이 대선과 연관성이 분명해 보이는 키워드조차 없이, 불과 4개월간, 그것도 매우 짧은 단문 댓글 120개를 인터넷 검색순위도 300위 권에 불과한 종북성향 사이트에 올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24일) 브리핑에서도 "민주당은 북한과 종북세력이 하는 주장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에 색깔론을 덧씌웠다. 또 "(민주당의 주장은) 대선 패배 후 내부의 책임공방과 계파 논란에서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는 정치공작이자 꼼수"라고 주장했다.

신의진 " < 조선일보 > 칼럼, 상당히 핵심 찔렀다고 생각한다"

신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이런 사실을 갖고 민주당이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 했다'고 침소봉대하고 있는데 이는 제1야당의 자세가 아니다"면서 "여전히 박근혜 정부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자신들이 잘못해 한 패배의 원인을 다른데서 찾으려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찰 수뇌부의 사건 축소·은폐 지시를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겨냥, "한 여성의 인권을 방조한 그 수사과장을 (민주당은) '광주의 딸'로 지역감정을 조장하며 미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민주당은 검찰과 경찰을 향해 행사하고 있는 모든 정치적 압력과 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도 요구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국기문란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기만적인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계신다, 더 늦기 전에 이 모든 정치공작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기 바란다"며 "이번 재보선 결과에서 보듯 이러한 행태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높이는 차갑고 엄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리핑 후 "새누리당은 '오늘의 유머'를 종북성향의 사이트로 생각하나"란 기자의 질문에도 "그렇다"며 "국정원의 설명도 있지만, 우리가 볼 때도 (오유에) 북한의 주장과 상당히 유사한 내용이 많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 조선일보 > 가 전날 1면에 "김씨가 주로 활동했던 '오늘의 유머'는 종북 성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야 색깔이 짙고, 하루 평균 순방문자 수가 네이버의 1%도 못 된다"며 국정원의 주장을 옹호한 칼럼을 실은 것을 두고는 "상당히 핵심을 찔렀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이어 "종북성향의 사이트에 (댓글을 올린 것은) 국정원 직원이 할 수 있는 목적에 맞는 사업"이라며 "북한이 하는 게 남한 내부 사회의 교란 아닌가, 그를 막자면 국내정치를 옹호하는 발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선개입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물타기, 헌정사 지워지지 않을 오점 남길 것"

그러나 국정원의 주장이나 < 조선일보 > 의 칼럼 내용은 경찰의 수사결과와도 맞지 않는다는 반론에 부딪힌 상황이다.

일단, 검찰에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송치된 국정원 직원 3명이 '오유' 등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은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400개가 넘는다. 게다가 김씨 등은 '오유'만이 아니라 중고차 매매 사이트인 '보배드림'과 쇼핑정보 사이트인 '뽐뿌'에서도 활동했다.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이다. 더구나 김씨가 소속된 국정원 심리정보국 요원이 70여 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불법 활동은 추가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같은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의에 나서 "대선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했다면 1500만이 방문하는 네이버가 있는데 순위 330위인 '오늘의 유머' 사이트를 골랐겠느냐"며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운운하면서 경찰수사를 과장하고 왜곡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은 평범한 가정집을 여론 조작 아지트라고 하면서 44시간동안 여직원을 불법 감금하고 협박했다"며 국정원 직원 감금 사건에 대한 수사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이 권력기관의 국기문란과 헌정파괴를 감싸고 거꾸로 수사를 촉구하는 야당을 매도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책임 회피"라며 "이를 물타기하고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 국민의 외면을 이끌어내려는 행태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워지지 않을 오점을 남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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