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새정부 고위공직자 인사

식어버린 인사청문회

한국일보

새 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당초 예상과 달리 맥 빠진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과 28일 6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펼쳐졌으나 새로운 의혹이나 후보자의 결정적 '하자'는 나오지 않았다. 각 후보자를 대상으로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탈세 등의 의혹이 제기됐으나 청문회 과정에서 해명되기도 했고 법적 시비가 크게 일지도 않았다.

여기서 후보자들은 사소한 잘못은 먼저 시인하거나, 일부는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의 방법으로 논란을 피해가는 모습을 보여 논쟁이 이어지지도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유정복(안전행정부) 유진룡(문화체육관광부) 윤영세(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무난히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 27일부터 시작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맥 빠진 청문회로 흐르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탈세 의혹(왼쪽 사진부터)과 정홍원 총리 후보자 및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전관예우 의혹 등과 관련해 도표까지 만드는 공을 들였지만 결정적'한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박사논문 짜깁기 의혹이 불거졌으나 환경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4대강 사업에도 비판적인 입장이 확고해 야당이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5ㆍ16 역사 인식 논란이 부각됐으나 큰 결격 사유는 없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다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퇴직 후 고액 급여로 인한 전관예우 문제에다 불성실한 자료 제출로 인해 진통이 예상된다.

청문회가 비교적 평이하게 진행되는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야당 의원들이 뚜렷한 전략 없이 마구잡이 식 의혹 제기로 검증 초점을 분산시켰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의원들의 부풀리기 식 의혹 제기가 청문회에서 별 것 아닌 일로 해명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한건주의 폭로가 오히려 청문회의 신뢰를 떨어뜨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자들이 비교적 큰 결격 사유가 없는 인사들인데다 야당도 무리한 검증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엄격한 잣대를 댈 경우 자칫 발목잡기로 비칠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남은 11명의 후보자 중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일찌감치 낙마 대상으로 분류했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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