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의원, 이동흡 후보자에 자진사퇴 제기

입력 2013. 1. 23. 19:00 수정 2013. 1. 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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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의원 등 의원총회 반대 기류 확산 조짐… 임명동의안 처리 절차 불투명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터져 나오면서 청문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임명동의안 처리 절차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오후 비공개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를 거치고 이 후보자의 의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기류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강한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새누리당 내부의 반발 분위기를 가늠케했다.

박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것은 후보 임명의 충분조건이 아니다'면서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으로서 자격에 미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도 "결정적 하자가 없다고 하는데 그것은 당연한 조건이고 하자를 뛰어넘어서 일개 장관이 아닌 대한민국 4부 요인 중 한 사람인 헌재소장으로서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최종적인 심판관으로서 헌재는 막중한 역할을 해왔고 해야될 판이며 헌재 수장이라면 헌법적 가치와 통합의 상징성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지난 청문회를 보면 실패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차기 박근혜 정부를 위해서라도 첫 인사로 인식되는 이 후보자의 임명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된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첫 인사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박수 받는 인물을 (임명)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에게 부담을 안 주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가 코드인사를 하고 이명박 정부가 '강부자' 인사를 밑어붙였는데 이런 것들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옛날식으로 밀어붙이면 과거 정부와 같은 행태의 인사로 해석될 우려가 많다. 두고두고 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동흡 후보자)당사자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이치열 기자 truth710@

의원총회에서는 박 의원 이외에도 인사청문위원으로 참여한 김성태 의원을 포함해 3명이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국민적 기대는 굉장히 큰데 선거 후 돌아가는 국회 모습은 기대와는 너무 떨어져 있다. 이번에 인사청문회 할 때 봤듯 이제는 인사청문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통합당은 인사청문회를 하기 전부터 이동흡 후보자를 낙마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의혹 규명보다 낙인찍기식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등 정략적으로 악용하는 구태를 되풀이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중진회의에서 "특수업무경비로 콩나물 사는데 쓰는 건 안되지 않나"라고 말해 지도부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반발 기류 확산 조짐은 여론에 기댄 측면이 크다며 정상적인 인준 절차를 밟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반대 의견이 표출되면서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적격 여부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않고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자유투표를 하도록 제안했다.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이견을 반대 기류 확산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날 의원총회는 적격이다 부적격이라고 정하지 않았다. 청문회를 거치고 의원들의 입장을 모으는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24일 열리는 인사청문특위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청문위원인 김성태 의원이 이미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찬성이 6명, 반대가 7명인 상황이다. 채택이 되더라도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새누리당내 상당수의 반대표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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