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한은, 기준금리 두 달째 연 2.75% 동결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두 달 연속 동결 조치다.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난항을 겪는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큰 변수들이 남아 있는 데다 7월과 10월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이 현 통화정책을 유지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면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도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오는 19일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가 내년 초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설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한은 "경기 부진, 더이상 심화되지 않는 모습"
"국내 경기는 2분기 이후 낮은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부진이 더 이상 심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내릴 당시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은 국내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골칫거리였다.하지만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던 수출은 10월과 11월 플러스로 돌아섰고, 증가폭도 1.1%에서 3.9%로 확대됐다. 10월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와 부품 등 IT제품을 중심으로 한 달 전보다 0.7% 증가했다.
다만 소비와 건설투자, 설비투자 감소로 인한 내수 부진 우려는 여전하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장비 등 IT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설비투자지수가 전월 대비 6.6%에서 -2.9%로 반전했다. 건설투자 역시 토목이 사회간접자본(SOC) 재정집행액 축소 등으로 줄면서 1.5% 감소로 전환됐다.
김중수 총재는 "전반적으로 국내 경기가 나빠진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빠른 회복이 올 것이라고 보기도 힘들다"며 "경제성장률이 올해 1분기에는 전기 대비 0.9%, 2분기 0.3%, 3분기 0.1%로 내려왔는데, 4분기에는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망도 그다지 어둡지 않다. 한은은 국내 경기가 글로벌 경기 개선에 힘입어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은 취업자수가 꾸준히 늘고, 소비심리 및 주택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등 개선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역시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지표가 지속저긍로 개선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초미의 관심사였던 물가상승률도 수요 압력이 완화되면서 당분간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 하락에 주로 기인해 전월 2.1%에서 1.6%로 하락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여전…내년 초로 시선집중
문제는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을 비롯해 국내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끝나면 매달 450억 달러 규모씩 장기국채를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초저금리 상태인 미 경제가 금융완화 조치로 재정절벽 충격을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전망 속에서 미 정치권의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재정절벽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된다면 경기 회복에 힘이 실리겠지만 반대라면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
김중수 총재는 "미국은 2%대 중반 전후로 하는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성장 전망률이 낮아지더라도 성장을 어둡게 보진 않는다. 경제 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잠재성장률 정도 간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유로지역은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각종 심리지표가 기준치를 하회하는 등 실물경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 역시 소비가 소폭 증가했지만 수출이 감소하고, 고용사정도 악화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1월 경제성장률 수정을 통한 경기 진단에 주목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내년에도 금리 동결 예상이 우세한 가운데 경기 여건에 따라 내년 초 인하 여부를 한 번 더 저울질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호주가 금리를 인하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글로벌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라며 "내년 3분기까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가 2.0%로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국내경제가 마이너스 GDP갭을 상당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가 바닥 징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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