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위기의 검찰

청탁 대가 최소 10억…김광준은 ‘브로커 검사’

경향신문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서울고등검찰청 김광준 검사(51·부장검사급)가 각종 사건 청탁과 함께 받은 돈이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가성이 입증된 사건만 5건이다.

그는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으로 일할 당시 불법을 가장 많이 저질렀다. 특수부장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불법에 사용한 셈이다. 특임검사팀은 아직도 그의 추가 비리 혐의 3건을 조사 중이다. 현직 검사가 '브로커' 행위를 하는 동안 검찰 내부에서는 김 검사의 비리를 단 한 건도 걸러내지 못했다.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를 뇌물수수 및 알선수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김 검사는 2005~2012년 가족과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 6개를 이용해 유진그룹과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 및 수사 관련자 등으로부터 내사·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총 10억367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김 검사는 2000년대 들어 구속기소된 첫 현직 검사다. 10억여원은 검사의 수뢰액 규모로 역대 최고액이다. 특임검사팀은 이 10억여원 외에 김 검사가 사건 관계인 3명으로부터 받은 1억6000만원에 대해서도 불법성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또 김 검사에게 뇌물을 준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 형제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 검사와 함께 주식투자를 한 후배 검사 3명을 대검찰청 감찰본부에 감찰을 의뢰했다.

검찰, 앞이 안 보인다 김광준 검사의 뇌물수수 비리를 수사한 김수창 특임검사(왼쪽 앞)가 7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대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김 검사는 대구·부산·의정부 등 전국 검찰청을 다니며 피의자들과 사건 청탁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뒤 이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

일례로 김 검사는 2004년 대구지검 포항지청의 부장검사일 때 한 철강업체 대표 이모씨를 처음 만났다. 이후 김 검사는 이씨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김 검사는 구체적인 수사내용을 파악해 이씨에게 대처법을 조언해줬다. 그 대가로 2005년 6월~2012년 6월 5400만원 상당의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 그가 2008년 대구 영신고 동창인 조희팔씨의 측근 강모씨로부터 "다단계 업체에 대한 수사를 막아달라"며 보험용으로 받은 2억7000만원도 이와 성격이 비슷하다. 김 검사는 이렇게 받은 청탁성 자금을 대부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썼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차명계좌를 통해 받은 돈 중 상당액이 주식투자에 사용됐다"며 "투자금 가운데 70~80%는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사는 데 쓰였다"고 말했다.

김 검사는 2008년 석탄공사가 몇몇 기업들을 상대로 특혜성 지원을 한 혐의를 수사하면서 유진그룹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하지만 이 사건을 조용히 덮었고 그 대가로 유경선 회장 형제로부터 5억9300만원을 받았다. 또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가 2006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로 있을 때 알게 된 부동산업자 김모씨에게 1억원을 맡기고 원금과 함께 3000만원을 더 돌려받은 것과 관련해 "투자금을 가장해 뇌물을 받은 것은 아닌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 구교형·남지원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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