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국도에서 10cm 내린 눈에 10시간 고립 이유는?

2012. 12. 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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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폭설에 차량 뒤엉켜 39번 국도 매송~안산 10시간 고립

트레일러 차로 막고 차량들 꼬리물어

"정말 춥고 배고픈 하루였습니다."

지난 5일 오후 5시께 국도 39호선 경기도 화성시 매송~안산시계 방면 3㎞ 구간에서 승용차와 함께 폭설에 고립됐던 라아무개(42·경기도 안양시)는 "아직도 긴 터널에 갇혀 있는 듯하다"고 털어놨다. 폭설과 강추위로 얼어붙은 도로는 이곳뿐만 아니었지만, 수백대의 차량이 10㎝ 내린 눈에 10시간 동안이나 수도권 한복판 국도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하루 평균 3만여대의 차량이 오가는 이 구간의 정체는 지난 5일 오후 5시께부터 시작됐다. 폭설이 예보된 터라 귀가를 서두르는 차량이 일찌감치 몰렸다. 그러나 눈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졌고 차량은 거북이 운행을 시작했다.

설상가상. 대형 트레일러 1대가 미끄러지며 왕복 4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막았고 이때부터 '악몽'은 시작됐다. 언덕과 내리막길이 유난히 많은 이 구간에서 각종 차량이 뒤엉키면서 오후 7시를 전후해서는 단 한대도 오도 가도 못했다. 여기에 최근 늘어난 외국산 승용차 대부분은 뒷바퀴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후륜구동 방식이어서 눈 내린 언덕길에선 멈춰선 고철 덩어리에 불과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수원국토관리사무소는 제설 차량 37대를 동원해 '고립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6시간이 넘도록 접근조차 못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 있는 차량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토관리사무소 쪽은 중앙분리대를 열어 차량을 역주행시키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이에 따른 경찰 인력 동원도 만만치않아 포기했다. 이에 1~1.5m 너비로 확보된 갓길을 이용해 제설 등 현장 수습 차량을 투입하는 방안도 나왔다. 하지만, 제설차량이 모두 15t짜리 덤프트럭인데다 2m가 넘는 삽날을 매달고 있어 이마저 불가능했다.

줄지어 늘어선 수백대의 차량 운전자들은 추위 속에 허기조차 달래지 못한 채 고립됐고, 관리사무소와 화성시청, 경찰서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꼬박 10시간을 꼼짝하지 않는 차량 안에서 보낸 운전자들은 "폭설에 따른 교통대란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아무런 비상대책도 없었다"고 당국을 원망했다. 수원국토관리사무소 보수과 관계자는 "도로에 차량이 뒤엉켜 제설차량 진입조차 여의치 않았다. 폭설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미흡했던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각 지방국토관리청별로 지난달 폭설에 대비해 제설작업과 비상식량 확보 등 모의훈련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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