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제미니호 선원 석방

"가족들이 해적 전화를 받지 않았던 이유…"

노컷뉴스

[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 소말리아 해적 납치 582일 버틴 힘은 "가족"...체중 14Kg 빠진 선원도...
- 해적 협박용 전화번호 뜨면 받지 말라고 가족들에게 신신당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미니호 박현열 선장 (케냐 현지)

무려 582일 만이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됐던 제미니호. 거기에 한국인 선원 4명. 돌아오지 못할 것 같던 이 제미니호의 선원들이 가까스로 석방이 돼서 지금 고국으로 향하고 있죠. 이게 꿈일까요, 생시일까요? 과연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오랫동안 지탱하게 했을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제미니호의 박현열 선장을 직접 연결합니다. 케냐 현지 지금 연결이 돼 있습니다. 불러보죠. 박현열 선장님, 나와 계십니까?

◆ 박현열 > 네.

◇ 김현정 > 지금 어디쯤에 계세요?

◆ 박현열 > 지금 저희들은 저희들이 구조된 근처 인접한 케냐의 항구에 접안해 있고요. 저는 지금 배 위에 있습니다.

◇ 김현정 >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박현열 >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 582일 만에 땅을 밟게 된 소감, 심경이 어떠신가. 그게 제일 궁금하네요.

◆ 박현열 > 지금 현재 심경은 어떨 때는 사실 꿈같고 아직까지는 꿈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 이제 귀국해서 가족들을 만나야 아마 현실이 가슴이 와 닿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석방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 잠잘 때 이게 해적들 배 안인가, 강감찬호인가, 헷갈리실 정도인가요?

◆ 박현열 > 네. 아직까지 설레는 마음이 있는 것 같고요. 모든 분들이 밤에 한 시간, 두 시간 정도 자고, 거의 잠을 못 이루고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 꿈인가, 생시인가 싶으니까 이제 잠도 잘 안 오시는군요.

◆ 박현열 > 네.

◇ 김현정 > 그래요. 오죽하시겠습니까? 다들 건강은 괜찮으세요?

◆ 박현열 > 네. 그런데 선원 전부가 현재 약 8kg에서 많이는 14kg까지 체중이 빠진 상태고요. 일단 간단한 검진결과는 신체에 크게 지장은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8에서 10kg. 왜 그렇게 빠지셨어요?

◆ 박현열 > 그것은 지내면서 여러 가지 환경과 부실한 음식, 그 다음에 한 번씩 가족들에게 협박 전화할 때, 여러 가지 등등이 겹쳐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어떻게 사셨어요, 582일 동안?

◆ 박현열 > 그들이 우리를 비닐로 만든 임시숙소, 임시숙소라고 해 봐야 발 뻗고 누우면 두 사람이 잘 수 있는 그 공간에 허리를 펼 수 없고, 한 1m 높이입니다. 거기서 운동도 할 수 없으니까 엎드려서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고, 그 다음에 누워서는 자전거타기, 팔굽혀펴기 등등을 하면서 체력은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아니, 비닐로 된 숙소를 만들어 주고 거기에서만 있어라. 이렇게 된 겁니까?

◆ 박현열 > 여기 소말리아에 우리가 강제로 끌려와서 지낸 곳이 집이나 가옥이 아니고 그냥 숲속의 모래땅 위에 가시나무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 위에 비닐로 하늘을 막고 한 쪽 벽 바람 부는 쪽을 막고 그 주위에는 가시나무들을 꺾어서 휙 두르고, 한 쪽 방향만 통로로 둡니다. 그러면 그것이 감옥처럼, 우리들은 도저히 나다닐 수 없는 그런 훌륭한 감옥이 됩니다.

◇ 김현정 > 그러니까 배에서 계속 생활하신 게 아니라, 배를 가지고 소말리아 육지까지 가서 거기의 수풀 속에 데려다놓고 감옥처럼 만들어놓고 생활을 한 거군요.

◆ 박현열 > 네. 그러니까 우리가 4월 30일 날 납치돼서 작년 11월 29일 선주가 돈을 지불하고 전 선원들이 풀려나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11월 29일 날 그 사람들이 그것을 어기고 한국사람 네 사람을 육지로 강제로 끌고 내려갔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들이 밀림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 아니, 그냥 언뜻 생각할 때는 대충 짐승우리처럼 만들어놓은 곳이면, 경계가 느슨할 때 탈출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드는데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었나요?

◆ 박현열 > 그 탈출, 저희들도 많이 생각했습니다. 많이 생각했는데. 그 주위가 거의 민가가 없습니다. 거기 머무는 곳의 땅이 전부 다 모래땅이고 그 모래땅에 아카시아 나무처럼 가시가 많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히 지리를 모르니까 탈출을 시도하지를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탈출하다가 모르는 곳에서 죽는 것보다는 이게 차라리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 지리를 전혀 모르니까 나가봤자 길을 잃어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 차마 탈출을 시도할 수조차 없는 그런 상황이었단 말씀이신데요. 지금 여기서 듣기로는 마실 물도 없어서 빗물을 받아서 좀 끔찍한 생활을 했다. 이런 얘기가 들리는데요. 어떻게 생활하셨어요?

◆ 박현열 > 네. 11월 30일 날 끌려 내려와서, 올해 4월 19일까지 비가 한 방울도 안 왔습니다. 그리고 4월 19일부터 약 한 달간 하루에 비가 올 때가 있고 안 올 때가 있고 하는 게 약 1시간 정도 유지됐습니다. 그 다음에 10월 달까지도 비가 안 오고.

◇ 김현정 > 아니, 비가 안 오면 먹을 물은 줘야 될 텐데, 먹을 물도 전혀 안 줬나보죠?

◆ 박현열 > 비가 안 오는 기간을 대비해서 그 사람들이 비닐로 웅덩이를 파고 거기에 놔둡니다. 그러면 거기에 고인 물을 저희들에게 줬습니다. 처음에는 가니까 고인 물이 한 두어 달 정도 됐으니까 물에 새파란 이끼가 끼고 실지렁이, 올챙이, 모기애벌레, 그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제가 입고 있던 런닝을 깨끗하게 빨아서 받아서 물을 끓여서 보면 물이 조금 깨끗해집니다. 그러면 그것을 저희들이 끓여 먹다가 나중에 두 사람씩 따로 감금될 때는 끓여먹을 도구도 없어서 그냥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 한 가지 예만 들어도 얼마나 상황이 비참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가끔 해적들이 가족하고 통화를 시켰단 말이죠. 그때 어떠셨어요?

◆ 박현열 > 그 해적들이 가족들하고 통화하게 하는 것은 저희 가족들에게 언제까지 정부에서 우리를 위해 힘써주지 않으면 저희들을 죽이겠다. 이런 협박용으로 했으니까 가족들한테 전화할 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7월 16일경이지 싶습니다. 조선일보에 자기들이 알아놓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서 기자님께 제가 제발 여기서 오는 전화번호가 뜨면 제발 받지 말아달라고 좀 전해달라고 제가 특별히 부탁을 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 그러니까 '혹시 이런 번호가 뜨면 받지 말라고, 우리 가족들한테 전해주세요.' 이렇게 부탁을 했다는 말씀.

◆ 박현열 > 네.

◇ 김현정 > 가족과 전화할 때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부인한테, 딸에게, 동생에게. "나 지금 죽어가니까 날 살려다오"라는 말을 하라고 해적들이 시킨 거잖아요.

◆ 박현열 > 그러니까 우리가 집에 꼭 전해야 될 말이나 이런 것들은 울음소리 비슷하게 하면서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고 그랬습니다. 조금 연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 582일동안 그 어려운 감옥 같은 생활 속에서 희망이 있었다면 뭐였을까요, 뭐가 힘이 됐습니까? 어떻게 견디셨어요?

◆ 박현열 > 그게 전부 다 가족들 보고 싶다는 생각, 살고 싶다는 욕망이 많이 작용한 거죠. 가족들을 만나고...

◇ 김현정 > 박 선장님은 누구 얼굴이 제일 많이 떠오르시던가요?

◆ 박현열 > 아들, 딸이었습니다.

◇ 김현정 > 아들, 딸이 몇 살이죠?

◆ 박현열 > 지금 아들이 스물 일곱, 딸이 스물 셋입니다.

◇ 김현정 > 아들, 딸한테 인사 한번 하시죠.

◆ 박현열 > 박태용, 박지수. 그동안 아버지 납치로 인해서 마음고생 상당히 했지? 그런데 아빠 무사히 구출되어 지금 5일 새벽에 인천 도착해서 부산 내려가면 보고 싶었던 이야기, 서로 하면서 그렇게 반갑게 지내고 그리고 그동안 아버지가 못해줬던 거 좀 노력해서 잘해 줄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려줘. 감사하다.

◇ 김현정 > 감사하다. 아들, 딸 만나면 꼭 안아주시고요.

◆ 박현열 >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제일 먼저 뭐 드실래요?

◆ 박현열 > 제일 하고 싶은 것은 가족들하고 여행하고 싶고 그 다음, 먹고 싶은 것은 된장찌개입니다.

◇ 김현정 > 선장님. 그동안 정말 고생하셨고요. 오늘 목소리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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