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북 SLBM 시험(사용안함)

북한, 미국에 로켓 발사계획 미리 알렸다

한국일보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강행 움직임의 배경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2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북한은 또 10~22일 사이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사실을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통보 시점이 (1일) 공식발표 직전"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뉴욕의 소식통은 "북한이 비공식 외교경로인 뉴욕채널을 가동한 것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북한의 의도가 어떻든 미국 정부로서는 북한이 4년 전 북미관계를 냉각시킨 일을 반복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구나 북한은 4월과 8월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한 미국 특사와 물밑 대화를 했으면서도 모든 것을 무위로 돌리는 선택을 했다.

↑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3일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를 방문하고 있다. 조영호기자 youcho@hk.co.kr

김정일 사망 1주기, 강경파의 득세 같은 체제 내 요인과 함께 미국의 한국 미사일 사거리 연장 허용이 북미협의의 판을 깨뜨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 배경이 어떻든 미국은 로켓 발사를 '심각한 도발행위'로 규정한 만큼 북한이 발사를 강행하면 추가 제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원 가능한 거의 모든 제재가 이미 가해져 북한이 아파할 남은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게 고민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결의안 추진은 늘 중국의 거부권이 걸림돌이다. 미국의 독자적 제재 방안 중 테러지원국 재지정, 이란 식의 포괄적 금융제재로 중국을 움직이게 하는 방안이 새로 거론된다.

그러나 미국이 4년 전 미사일 발사 때와 동일한 대북 접근법을 따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오바마 1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09년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북미 직접대화를 시도하던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스스로 변화하길 기다리는 '전략적 인내'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로켓 발사 후 핵실험을 하는 당시 패턴과 다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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