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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10년 만의 권력교체 끝난 중국…권력투쟁 없었던 듯 일사불란

매경이코노미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10년 만의 중국 권력교체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내년 3월에 개최될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무원(정부)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 장관에 대한 임명 절차가 남아 있지만 요식행위일 뿐 당직에 대한 인사가 끝나면서 사실상 모든 권력 배치 작업이 내부적으로 완료됐다.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권력교체는 서구사회 권력교체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다당제 혹은 양당제로 운영되는 대다수 국가들은 차기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정당 간 공개경쟁을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당이 내세운 후보에 투표하고, 가장 많이 득표한 후보가 최고지도자가 된다.

그러나 중국은 일당 체제이기 때문에 당내 경쟁이 전부다. 그래서 당내 계파 간 경쟁이 서구사회의 정당 간 경쟁을 대신한다. 계파 간 경쟁도 정당 간 경쟁 못지않게 치열하다. 때로는 목숨을 건 투쟁이 벌어지고, 각종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치기도 한다. 올해는 2월 초에 보시라이 사건이 터지면서 내부 계파 간 정치투쟁이 어느 때보다 극심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는 혁명 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 계파의 대표주자였다. 그는 공산혁명의 전통을 강조하는 보수 세력의 희망이었다. 그가 어처구니없게도 부인의 외국인 살해와 뒤이은 부하의 미국 영사관 망명 시도 사건으로 실각하자 공산당 내부는 크게 동요했다. 보시라이를 살려야 한다는 쪽과 보시라이 실각을 계기로 힘을 키우려는 세력 간 피를 말리는 투쟁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베이징 고위지도부 집단 거주지인 중난하이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거나, 보시라이에 연루된 정치인과 군인, 기업인 수천 명이 동시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등 온갖 소문이 요동쳤다.

그런데 이처럼 치열했던 권력다툼의 끝은 너무나 고요하다. 지난 11월 15일 공산당 총서기와 상무위원들이 언론 앞에 자신들의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낸 대면식에서 시진핑 총서기를 비롯한 리커창, 장더장, 위정성, 류윈산, 왕치산, 장가오리 등 7명의 상무위원들은 서열 순서대로 줄지어 식장에 입장했다. 시진핑은 웃는 낯이었고, 리커창은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등 여유가 넘쳤다. 이들이 과연 막판까지 치열한 내부 권력다툼을 벌이던 사람들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차분했다.

여기에 더해진 소식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물러난다는 것. 후진타오가 내년 3월 국가주석직을 시진핑에게 물려주면서 정계에서 완전히 은퇴하겠다는 내용이다. 후진타오는 "시진핑 총서기를 중심으로 단합해 달라"고 요구했고 시진핑은 "후진타오 주석의 결단에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며 화답했다.

탁월한 결집력 연구 대상

목숨을 내걸 정도로 치열했던 내부 권력다툼이 종료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합하는 모습에서 중국의 진정한 힘이 느껴진다.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계파 이익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싸우지만, 자신들이 외부로 비쳐지는 순간에는 사랑이 넘치는 가족처럼 힘을 모은다. 중국공산당은 결국 하나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이들은 이제 시진핑을 중심으로 중국의 새로운 10년 역사를 다시 써나갈 것이다.

물론 집단지도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내부 이견이 또다시 돌출될 수 있다. 보시라이 사건보다 파괴력 있는 사건이 다시 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영향력 있는 사건이라도 견고한 장막을 치고 있는 중국공산당의 결집력을 깨기에는 중과부적(衆寡不敵)이다. 중국의 일당독재가 언젠가 깨질 것이라고 기대하느니, 신비스러운 공산당의 능력을 깊숙이 연구하는 편이 당장은 훨씬 이롭다는 생각이다.

[정혁훈 매일경제 베이징특파원 moneyj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84호(12.11.28~12.04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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