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위기의 검찰

'성추문 검사' 뇌물수수인가?, 성폭행인가?

헤럴드경제

[헤럴드생생뉴스] 검찰이 성추문을 일으킨 로스쿨 출신 전모(30) 검사에 대해 2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오후 전 검사를 긴급체포한 지 딱 하루 만이다. 이례적으로 신병을 확보한상태에서 영장이 청구됐다.

전 검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

검찰은 "여기서 뇌물이란 금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 검사가 지난 10일 여성 피의자 B(42)씨를 서울동부지검 검사실에 불러 조사하던 중 유사 성행위를 한 사실, 12일 자신의 차 안에서 유사 성행위를 하고 같은 날 인근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모두 직무와 연관돼 대가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전 검사의 행위에 '대가성'은 있었지만 '강압성'은 없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전 검사와 B씨에게서 위협이나 협박이 있었다는 명시적인 진술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성폭력처벌법은 친고죄에 해당해 전 검사와 B씨가 합의문에 사인한 이상 전 검사에게 이 죄목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도 비슷한 맥락에서 배제했다. 전 검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의무없는 일을 행하게 한 혐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검찰의 이 같은 법리적용은 이번 사건이 검찰조직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짜내기'식으로 만들어낸 고육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반해 B씨 측 정철승 변호사는 전 검사의 행위를 전혀 다른 범죄혐의로 규정했다.

정 변호사는 "이 사건은 검사의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사건"이라고 못박았다.

즉, 전 검사가 조사자로서 위압성을 동원해 항거불능 상태의 피의자를 성폭행한사건이라는 주장이다.

위계에 의한 간음·강간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이 죄목은 아동·청소년이나 지체 장애자에 대한 성폭력 사건에 흔히 적용된다.

경찰조사단계부터 합의를 종용하는 위협에 시달렸던 B씨가 검사실에서 극도의 공포를 느낀 상태에서 전 검사의 성행위 요구를 받았다면, 성폭행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논리다.

정 변호사는 특히 전 검사가 모텔에서 성관계 직후 B씨에게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지우라고 강요했다는 점, 자신이 착용한 콘돔을 직접 처리하려 하면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B씨가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전 검사에게 성관계를 일종의 뇌물로 공여했다고는보기 어려운 정황이라는 것이다.

재경법원의 한 판사는 "양측이 주장하는 사실관계 자체가 엇갈리는 상황이라서 어떤 쪽으로 법리적용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일반적인 뇌물 수수자-공여자의 관계로 보기에는 무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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