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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그리스 국채 재매입 검토

파이낸셜뉴스

채권단 호응 미지수

독일이 그리스 사태 해법으로 국채 재매입(할인 바이백)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지원금을 제공, 그리스에 자국 국채를 할인된 값에 다시 사들이도록 한다는 방안으로 사실상 민간 채권단엔 헤어컷(채권 상각)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다우존스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그리스가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채권의 절반을 액면의 25%로 바이백하는 방안을 독일이 원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은 20일 소집되는 유로 재무장관(유로그룹)회의를 준비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리스가 당초 채무 감축 시한으로 예정됐던 2020년까지 부채를 줄이기란 사실상 무리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안이 실행되면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19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그리스의 국가부채 비율은 11%포인트 넘게 줄 것으로 추산된다.

올 초 민간 채권단으로부터 헤어컷을 받으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그리스의 부채 규모는 여전히 막대하다. 민간 채권단에 진 빚만 GDP의 30%에 이르며 국제 채권단인 '트로이카'에 진 빚까지 감안하면 규모는 더 크다.

다만 바이백 제안에 대한 민간 채권단의 호응 여부는 미지수이다. 지난 유럽 정상회담 이후 한 차례 헤어컷을 단행, 이미 보유채권에 대한 가치를 상각당한 채권단이 이 안을 호락호락하게 받아들일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 안이 강제로 실행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바이백에 대한 실행 여부는 민간 채권단의 자율에 달려 있으나 집단행동조항(CACs)을 적용할 경우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및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선 헤어컷도 CACs조항에 따라 반강제적으로 실행됐다고 지적했다. 일정 인원이 넘는 채권단이 바이백에 동의하면 나머지 채권단도 동참해야만 한다는 게 이 조항의 골자다.

이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은 유로그룹회의를 앞두고 그리스에 대한 1차 구제금융의 이자를 낮추거나 상환 만기를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차 구제금융(530억유로)에 대한 이자율은 그리스가 국채시장에서 차입하는 수준보다 150bp(1bp=0.01%포인트) 높아 이를 70bp 이상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1차 구제금융 상환 만기를 2032년으로 잡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독일 재무부의 공식 발표내용과 상반돼 관심이 집중된다.

독일 재무부는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채권단에 대한 또 한 차례의 헤어컷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앞서 보유 채권에 대한 손실을 입은 채권단에 또다시 헤어컷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최고경영자(CEO) 클라우스 레글링도 "공공부채 감축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에서만 쓸 수 있다"며 그리스 공공 채권단의 헤어컷은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FT 역시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지난주 그리스가 완전한 개혁을 이행해야만 채무감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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