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영호]시진핑 시대, 광둥(廣東)을 주목하자

2012. 11. 20.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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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오영호 KOTRA 사장

시진핑(習近平) 중심의 5세대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중국은 성장우선에서 균형성장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10년을 맞이할 것이다. 머잖은 미래에 세계를 제패할 '팍스 시니카(Pax Sinica)'로 부상할 중국은 우리에게 위기일까, 기회일까? 앨빈 토플러가 "덩치 큰 중국 옆에서 한국이 위축된다면 이사를 가라"라고 역설적으로 말했듯이, 우리는 중국과 더불어 살 수밖에 없다. 먼저 그간의 잘못된 인식을 교정하고, 고정관념을 벗어 버리자. 진정한 호혜(互惠)를 원한다면 마음부터 여는 것이 순서다. 관시(關係) 사회인 중국인을 대변하는 "먼저 친구가 된 다음 사업을 논하라(선주붕우 후주생의·先做朋友 後做生意)"라는 말을 재삼 곱씹어야 한다.

뉴 차이나 시대, 우리 기업들의 시장 진출 방법도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로 바뀌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메이드 위드 차이나(Made WITH China)'다. 한 예로, 2011년 그리스의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인 폴리폴리(Folli Folli)사가 중국 푸싱(復星)그룹의 지분 참여를 이끌어 내 중국 내 액세서리 사업에서 상호 협력하고 있다. 푸싱 그룹은 부동산 분야의 강점을 활용해 최상의 매장 입지를 선정해 주고, 폴리폴리는 제품 경쟁력과 마케팅으로 시장을 확대해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를 거울로 삼아 내수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

시진핑 체제의 경제정책 핵심은 무엇인가? '내수 확대'와 '도시화'로 요약된다. 내수 확대를 위해서는 개혁·개방의 시발점이자 제조업 및 무역의 중심지인 광둥(廣東)에 주목해야 한다. 이곳은 한중 수교 20년간 가공무역으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내수시장 위주로 변신하기 수월한 지역이다. 중국 정부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광둥에 총 2조9000억 위안을 투자 중이다. 우리 기업들은 광둥에서 신에너지 자동차 및 부품,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배출 감소 분야, 전략적 신흥 산업 프로젝트인 설비장치, 전자제품, 정보통신(IT), 신소재 등에서 새로운 사업과 투자 기회를 잡아야 한다.

최근 구매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각 성도(省都) 및 중소 도시들도 눈여겨보길 권한다. 이들 2, 3선 도시야말로 '블루오션'이다. 충칭(重慶)과 선양(瀋陽)은 부품·장비·건축자재를, 항저우(杭州)는 의류와 화장품을, 우한(武漢) 창사(長沙) 푸저우(福州) 청두(成都)는 한류 바람으로 차별화된 건강식품과 장류(醬類) 분유 등을 위주로 각각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도시화는 에너지, 교통, 환경 등 3대 신시장 진출의 기회가 된다. 바이오매스 발전, 폐열 회수 난방,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U-City 및 Eco-City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분야에서 'Made WITH China' 방식의 시장진출 전략이 요구된다.

이웃으로 함께해 온 세월만큼 양국은 더불어 가야 할 길이 멀다. 시진핑 체제의 출범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수출 부진 해소는 물론 나아가 한중 경협의 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멀리 보고 함께 가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가 요구된다.

오영호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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