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중국 정권 교체

시진핑 "썩은 물건에 벌레 생기듯… 부패가 黨 망하게 한다"

조선일보

시진핑 (習近平) 중국 신임 총서기가 '부패는 공산당의 정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등 취임 초부터 반(反)부패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최고 지도부와 고위 간부의 월권과 부패를 견제할 수 있는 당내 감독 제도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 총서기는 지난 17일 취임 후 처음 열린 첫 정치국 집체학습연설에서 "지난 수년간 일련의 국가에서 장기 축적된 모순이 국민의 불만과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져 정권이 붕괴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부패"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그는 또 '물건이 먼저 썩고 벌레가 생긴다(物必先腐以後蟲生)'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면서, "부패가 만연하면 당도 국가도 망한다"고 말했다. 이 고사성어는 송(宋) 나라 시인 소식(蘇軾)의 글에 나온 구절로 '내부에 약점이 생기면 외부의 침입이 생긴다'는 뜻이다. 부패로 인해 중국 내부가 약해지면 외부 요소의 영향으로 공산당 정권이 붕괴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시 총서기는 이어 "지난 수년간 당내에서는 아주 악질적이고 정치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 엄중한 기율 위반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지도자 간부들은 지위가 높을수록 가족·친척과 측근에 대한 교육과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당 정치국원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가족 문제와 부패 등으로 실각하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집안도 27억달러(약 3조원대)의 숨겨놓은 재산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부패 문제가 중국 최고위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은 이와 관련, 최근 끝난 18차 당대회에서 당 최고 지도부의 권력 남용과 부패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당헌 개정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당헌 개정안에는 "당의 최고권력기구와 당원 간부, 특히 주요 영도간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당내 감독제도도 부단히 개선한다"는 구절이 추가로 들어갔다. 신임 상무위원 7명 중 실무적으로 가장 유능하고 저돌적인 성격이라는 평가를 받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사정(司正)을 담당하는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에 임명된 것도 임기 동안 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시 총서기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시 총서기는 부패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면서 "그가 집권하는 10년은 이전과 다를 것이며, 시 총서기는 부패 문제 해결을 시도할 만큼 충분히 강력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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