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특검 "정부가 내곡동 사저 재매입..54억원 낭비"

2012. 11. 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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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내곡동 사저부지 재매입' 기획재정부에 쓴소리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14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예비비를 사용해 매입한 기획재정부를 질타해 관심을 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특검법이 공표된 후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부지를 매입해 특검 힘빼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국가가 손해를 본 것이 없는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 왔다.

특검은 수사 결과 발표를 하면서 "기획재정부가 내곡동 사저부지를 재매입하여 원상회복되었고 손해가 없다고 주장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국가가 당장 사용할지 여부가 불투명하고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인 토지를 구입하는 데 54억원을 낭비한 것이어서 전체적으로 국가재정의 낭비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박재완 장관이 예비비를 사용해 이 부지를 서둘러 매입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룰 "특검과 상관없이 내린 결정이다. 그리고 국가에 손해가 없다"고 맞받아쳐온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재정부는 9월28일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가 경호처와 공유지분(3필지·849㎡)으로 취득한 내곡동 사저 부지 463㎡를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고 10월초 땅값 11억2000만원을 지급하고 등기이전 절차를 밟았다. 이 계약은 정부가 9월25일 국무회의에서 매입비 11억2000만원에 대해 예비비 지출을 의결한 데 따라 이뤄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정부의 사저부지 신혹한 매입이 관련 의혹을 수사할 이광범 특검 출범을 앞두고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9월말 국무회의의 결정에 대해 "내곡동 사저 특검 수사를 앞두고 정부가 이시형씨 소유의 내곡동 사저 부지 지분을 예비비로 매입한 것은 '특검의 칼날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호중 민주통합당 의원도 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내곡동 땅 매입을 특검 뒤로 늦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재완 장관은 국감에서 "특검과 무관하게 빨리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야당 의원들도 국가가 사라고 독촉한 사안이다"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재정부의 사저 땅 매입은 청와대에게 '비빌 언덕' 구실은 톡톡히 했다. 14일 청와대는 특검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최금락 홍보수석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는데 재정부의 땅 매입은 반박논리 가운데 핵심이었다. 최 수석은 "시형씨는 구입 가격대로 국가에 매각했고 은행 대출금과 차용한 돈을 갚아서 증여의 실체가 없어졌기 때문에 증여라는 특검의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앞서 12일 청와대는 이광범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하면서 "국가가 시형씨의 서울 내곡동 사저 터 지분을 매입한 만큼 국가의 손해가 '원상회복'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정부가 땅을 매입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논리다. 이런 논리가 법원의 재판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 수석도 9필지 가운데 6필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땅을 54억원이나되는 세금을 들여 산 것은 결국 국가에 대한 손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재정부는 이 땅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개발이 쉽지 않은 개발제한구역 땅을 서둘러 사면서 재정부가 54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낭비했다는 특검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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