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미FTA 발효 3년

한미FTA 한달, 대형마트 가서 값 봤더니...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정영일기자][오렌지 와인 등 가격인하 효과…품목적고 인하폭 기대치 못미쳐]

#1

지난 18일 찾아간 이마트 용산점. 지하 2층 신선식품 매장 한가운데 미국산 오렌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한미FTA 발효 이후 할인된 관세(20%)가 적용돼 들여온 물량이다. 아이와 함께 쇼핑을 나온 A씨(38, 용산구)는 "제철 과일이 마땅한 게 없는데 오렌지가 값도 싸고 맛도 좋아서 구입했다"고 말했다.

#2

롯데마트 서울역점 1층에 자리잡은 와인매장에서는 FTA 발효 전 5만6000원이던 미국산 와인 '캔달잭슨'이 3만9000원에, 9900원이던 '베린저'는 8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현장의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미FTA가 발효됐다는 소식에 가격이 얼마나 내려갔나 궁금해 하며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18일 이마트 용산점에서 미국산 오렌지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한미FTA가 발효된 이후 한 달이 지나면서 대형마트에서는 과일류와 와인 등의 가격이 인하되며 'FTA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관세인하 대상이 되는 품목이 많지 않고 인하폭도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로 미국산 오렌지와 레몬 자몽 등 과일류와 아몬드 피스타치오 호두 등 견과류, 와인, 포도쥬스 등의 가격이 6~50%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FTA 효과'가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과일류다. 미국산 과일의 대표 격인 오렌지의 경우 관세가 기존 50%에서 30%P 낮아진 20%만 적용되며, 레몬은 기존 30%에서 15%로 떨어진다. 자몽은 6%P의 관세가 인하돼 24%만 적용된다. 특히 과일류는 보관기간이 짧아 대부분의 매장에 인하된 관세가 적용된 물량이 깔렸다.

이마트에서는 오렌지(4~5개입)가 기존보다 12.3% 인하된 4280원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FTA 발효 후 11.5% 낮아진 1개당 1150원에 판매하고 있고 홈플러스는 27.4% 저렴해진 980원(오렌지 특대)에 내놓고 있다. 레몬은 FTA 발효 이후 대형마트 판매 가격이 8~16%, 자몽은 5.1%~6% 내려갔다.

전체적으로 인하된 관세율에 비해 소비자들이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폭은 낮은 편이다. 100원짜리 물건에 부과되던 관세가 50%에서 20%로 내려갔고, 인하폭만큼 판매가격이 인하되면 20% 정도 가격이 싸져야 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 미국 오렌지 생산량이 줄어 산지가격이 오르고 FTA 체결 이후 수요가 늘어 관세 인하효과 보다 가격 인하폭이 다소 낮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와인도 가격이 인하된 대표적인 품목이다. 와인의 경우 재고 보관 기간이 길어 아직까지 인하된 관세가 적용된 상품이 대형마트에 풀리진 않았지만 대형마트에서 할인행사 등을 통해 가격을 인하했다. 와인은 FTA발효를 통해 1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이마트의 경우 미국산 와인 '아포틱레드'를 기존 대비 50% 저렴한 1만7500원에, 롯데마트는 '칼로로시 레드와인'을 10.2% 할인된 7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할인행사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공급하다 인하된 관세가 적용된 물량이 들어오면 판매가격 자체를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과일류와 와인 등의 대형마트 판매량도 늘어났다. 이마트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수입과일의 매출이 24.3% 증가했다. 오렌지는 15.6% 늘어났다. 같은 기간 와인매출도 전년동기대비 31.2% 상승했다. 롯데마트에서도 미국산 오렌지의 매출 신장률이 14.6% 와인은 62.5%를 기록했다.

반면에 아직 'FTA효과'가 본격화되지 않은 품목도 있다. 아몬드나 피스타치오 호두 등의 견과류는 아직까지 FTA 적용물량이 들어오지 않았거나 현지가격이 상승해 가격이 변동이 크지 않다. 미국 포도나 체리의 경우 현재 취급시즌이 아니라서 대형마트에서 판매가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FTA 발효 이후 수요가 급증한 오렌지와 레몬 등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현지 유통업체와 협의에 사전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산물 역시 미국산 가자미를 비롯해 대구와 동태, 연어 등 상품을 다양화하고 물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현지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정영일기자 ba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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