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저기압·북서풍.. 한반도에 겨울 황사 불렀다

변태섭 2015. 2. 2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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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남부·中북동 가뭄에 흙먼지가 저기압으로 상승해 북서풍 타고 와

미세먼지 농도 6년 만에 최악 기록, 강도 약해지겠지만 오늘까지 영향

기상청 "26일 추가 발생 가능성도"

22~23일 한반도를 뿌연 흙먼지로 뒤덮은 이례적인 겨울 황사는 겨울가뭄ㆍ저기압ㆍ북서풍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겨울철에 황사특보(주의보ㆍ경보)가 발령된 것은 2010년 12월 이후 5년 만이며,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한때 1,044㎍/㎥까지 치솟아 자료가 축적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5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6일쯤 이번 황사가 발발한 몽골 남부와 중국 북동 지역에 또다시 저기압이 지나갈 것으로 전망돼 겨울황사가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경남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황사주의보가 발효됐다. 황사주의보는 2시간 연속 미세먼지 농도가 1㎥당 400㎍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날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오후 8시 기준)는 서울이 1㎥당 628㎍, 경기 578㎍, 강원 486㎍, 충남 368㎍, 경북 312㎍ 등으로 기록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으로 치솟았다. 기상청은 "강도는 약해지겠지만 24일까지 황사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측했다.

이번 황사는 2009년 12월(서울 기준 963㎍/㎥) 이후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아 6년 만에 최악의 겨울황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화석연료 소비가 많아지는 겨울철의 황사는 중금속 등 유해성분 함량이 봄 황사보다 높은데다 겨울철은 낮은 기온과 건조한 날씨로 면역력이 약해지는 때라 몸에 더 해롭다.

전문가들은 이번 황사의 원인으로 겨울가뭄ㆍ저기압ㆍ북서풍 등을 지목했다. 황사가 발발한 지역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면을 덮고 있던 눈이 녹았고, 최근 1주일간의 강수량이 1㎜에 불과할 정도로 겨울 가뭄이 지속됐다. 저기압의 영향 때문에 상공으로 올라간 흙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까지 날아온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본 동쪽 해상의 고기압에 가로막힌 저기압이 황사 발생 지역을 느리게 이동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며 "26일 해당 지역에 또 다시 저기압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돼 겨울황사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해 3~5월 봄 황사의 발생일수는 평년(5.2일)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황사발원지가 예년과 비교해 고온 건조한 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한반도로 부는 바람은 주로 중국 남쪽의 고온 다습한 남동ㆍ남서풍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다만 기상청은 "중국 북부에 위치한 대륙고기압에 따라 일시적으로 북서풍을 타고 황사가 유입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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