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6는 '아이폰 벽치기' 피할 수 있을까

2015. 3. 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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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용 시간 아이폰6 수준.. 고속 충전으로 극복?

[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아이폰 사용자들이 공항에서 충전하려고 '벽치기'하는 모습을 보여준 갤럭시S5 광고 한 장면.

ⓒ 삼성전자

삼성 갤럭시S6 이용자들은 '아이폰 벽치기'를 피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선보인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아이폰6와 같은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했다. 얇고 아름다운 유니바디를 위해 오랫동안 고집해온 분리형 배터리와 메모리 확장까지 포기한 것이다.

'분리형(착탈식) 배터리'는 지금까지 애플 아이폰과 구분되는 삼성 스마트폰만의 특징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 갤럭시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우리도 벽치기 하란 거냐"는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편리함' 대신 '아름다움' 선택... "우리도 벽치기 하라고?"

하지만 삼성 스마트폰에서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은 지난 1월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7과 갤럭시A5에도 일체형 배터리를 적용했다. 덕분에 테두리뿐 아니라 뒷면까지 모두 금속인 '풀메탈 바디'를 사용했고 갤럭시A7의 두께는 6.3mm로 지금까지 나온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다.

출고가가 50만 원대인 갤럭시A7은 갤럭시S6의 보급형 버전에 가깝다. 5.5인치 풀HD 슈퍼아몰레드 화면에 1.5GHz 쿼드코어와 1.0GHz 쿼드코어를 결합한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배터리 용량도 2600mAh(밀리암페어)로 큰 차이가 없다. 내장 메모리는 16GB(기가바이트)에 불과하지만 갤럭시S6와 달리 제품 측면에 외장형 메모리인 마이크로SD 카드를 꽂을 수 있다.

일체형이 배터리를 수시로 교체할 수 없는 단점만 있는 게 아니다. 초기에는 한 번 충전으로 하루 이상 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2년 정도 지나면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급격히 줄어든다. 여행이나 출장처럼 장시간 이동할 경우 보조 배터리나 어댑터를 들고 다니며 수시로 충전하는 이른바 '아이폰 벽치기'가 불가피하다.

실제 배터리 용량이 갤럭시S6와 비슷한 갤럭시A7의 최대 사용 시간은 아이폰6와 큰 차이가 없다. 삼성전자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갤럭시A7 최대 사용 시간은 통화가 17시간, 인터넷 사용은 LTE 기준 10시간, 동영상 재생은 11시간, 오디오 재생은 56시간이다.

삼성 갤럭시S6와 애플 아이폰6 배터리 최대 이용 시간 비교(자료: *폰아레나, 삼성/애플)

ⓒ 김시연

배터리 용량이 2915mAh으로 알려진 5.5인치 풀HD '아이폰6 플러스'도 통화는 최대 24시간, 인터넷은 최대 12시간, 동영상 14시간, 오디오 80시간이다. 용량이 1810mAh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6도 통화는 최대 14시간, 인터넷은 최대 10시간, 동영상 11시간, 오디오 50시간으로 갤럭시A7과 비슷하다. 아이폰6는 4.7인치 HD급(1334×750) 액정화면 등 주요 부품 사양이 낮은 탓도 있지만 자체 운영체제를 사용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갤럭시S6 배터리는 어떨까? 삼성은 아직 갤럭시S6의 사용 시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5.1인치 쿼드HD(2560×1440)인 갤럭시S6는 5.5인치 풀HD(1920×1080)보다 화면 크기는 작지만 해상도가 높아 갤럭시A7나 아이폰6 플러스와 전력 소모가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미국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1일(현지시간) 배터리 용량이 2550mAh인 갤럭시S6의 최대 사용시간이 인터넷(LTE 기준)은 11시간, 동영상은 13시간, 오디오는 49시간이라고 밝혔다.

무선 충전 중인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 하단이 아이폰6를 닮았다

ⓒ 삼성전자

저전력 프로세서에 초고속-무선 충전으로 '벽치기' 극복?

다만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6은 세계 최초로 14나노 반도체 공정을 사용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써 전 세계에서 전력 소모가 가장 적다"면서 "같은 용량의 배터리라도 소비자가 실제 쓸 때는 배터리 시간이 훨씬 길어져 (일체형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14나노(nm) 공정을 거친 삼성 엑시노스7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기존 20나노 공정 프로세서에 비해 성능은 20% 높아지고, 소비 전력은 35%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해 7월 '아이폰 벽치기(Wall Huggers)'를 조롱하는 듯한 갤럭시S5 광고를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됐다. 어느 공항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은 배터리 충전 때문에 구석에 쭈그리고 앉은 반면, 갤럭시S5 사용자들은 여유 있게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영상을 보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앞으로는 갤럭시S6 사용자가 공항에서 '벽치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삼성도 나름 해법을 함께 내놨다. 고속 충전 기능을 도입해 10분만 충전해도 4시간 정도 쓸 수 있다거나, 완전히 충전하는 데 80분이면 돼 아이폰6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무선 충전 기능을 내장해 이케아 등에서 만든 무선 패드에 올려놓고 충전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렇다고 '벽치기'를 피할 정도는 아닌 데다, 분리형 배터리의 경제성을 뒤집기도 역부족이다. 지금까지 국내 제조사들은 배터리를 2개씩 제공해왔다. 삼성에서 지난해 출고가를 낮춘다는 명분으로 갤럭시노트4는 추가 배터리를 제공하지 않아 비난을 샀을 정도다. 그나마 분리형 배터리는 개당 2만~3만 원에 불과하지만, 아이폰의 경우 내장 배터리 교체 비용이 8만 원을 넘고 사설업체에서도 4~5만 원을 받는다.

삼성에서 다시 분리형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LG전자도 지난 2012년 9월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에 일체형 배터리를 적용했지만 국내 반응이 좋지 않자 후속작인 G2부터는 다시 분리형으로 돌아왔다.

다만 중국업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디자인'이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LG전자에서 올해 초 선보인 커브드 스마트폰 'G플렉스2' 역시 '아름다움'을 강조하면서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했다. 분리형도 사라지지 않겠지만 프리미엄급 시장에선 당분간 '일체형'이 대세인 것이다.이 기사를 응원하는 방법!☞ 자발적 유료 구독 [ 10만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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