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5] 갤럭시S6, 흥행 장담 못하는 이유..'시장'이 최대의 적

바르셀로나 2015. 3. 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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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6보다 모바일 전자 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를 이야기하겠습니다. 신사업 또는 선도적인 제품은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하지, 성숙한 기술을 차용한 사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갤럭시S6 발표 때 신용카드 결제를 휴대폰에 옮겨온 것에 불과한 삼성 페이가 혁신으로 소개되더군요. 갤럭시S6가 전체 모바일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그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삼성전자가 1일 공개한 고급형 스마트폰 '갤럭시S6'는 성공할 수 있을까.

갤럭시S6는 그동안 삼성전자 제품에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던 미국 IT(정보기술) 매체까지 칭찬 일색인 보도를 내보낼 정도로 초기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 미국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갤럭시S6 마케팅에 나설 정도로 업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IT업계 일각에서는 '흥행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평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갤럭시S6 발표 다음 날 만난 IT업체 고위 임원 A씨가 대표적이었다. 그는 IT업계에서 신사업 개발과 사업화로 잔뼈가 굵은 인물. 그는 갤럭시S6에 대해 "결국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기보다 뒤쫓는 제품에 불과하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했다.

국내 통신사들도 아직 흥행에 의문 부호를 붙이고 있다. 통신사 임원 B씨는 "이미 한국, 북미, 중국 등에서 삼성에 대해서 '낡은 브랜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며 "LG전자, 소니 등 경쟁업체 제품도 만만찮은 품질을 갖춘 데다, 중국 현지 업체들도 강세라 판매 흥행까지는 첩첩산중"이라는 의견을 냈다.

갤럭시S6의 흥행에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애플 '아이폰6'가 아직도 대기수요가 많아 갤럭시S6의 잠재 수요가 이전보다 크지 않고,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크게 저하됐다는 것이다.

LG전자, 소니 등 경쟁 업체들의 신제품도 갤럭시S6 못지않은 제품력을 갖췄을 가능성이 크고,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교체수요가 몰리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강화유리를 사용하면서 내구성이 약화했고, 배터리 교환이 불가능해지는 등 몇 가지 사용 편의성이 떨어진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점은 갤럭시S6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가 예전처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 2014~2015년은 애플 제품이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다시피한 2008~2009년 상황과 유사해 '대항마'를 원하는 상황"이라고 갤럭시S6가 주목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5년 전과 달리 갤럭시S6가 아니더라도 대안이 될만한 제품들이 여럿 있어 과거 갤럭시S2나 갤럭시S3 처럼 크게 흥행하리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국내의 경우 몇 달 전 주문한 아이폰을 아직 못 받은 사용자가 있을 정도로 아이폰이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잠식한 상황"이라며 "한 번 아이폰으로 마음을 정한 소비자가 갤럭시로 돌아올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5년 전만 해도 1개 국가에서 1개 통신사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했던 애플이 판매처를 늘리며 물량 공세로 나섰다는 점도 부담이다.

소비자 충성도와 점유율이 한 번 하락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는 휴대폰 업계의 특징도 갤럭시S6가 극복해야 할 난관이다.

LG전자 'G4(가칭)', 소니 '엑스페리아Z4(가칭)' 등 경쟁 모델이 4월 이후 출시되면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상향 평준화'할 가능성도 크다. 경쟁사들도 비슷한 기술력을 갖춘 부품업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모듈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두 회사의 기술력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게 전반적인 업계의 시각이다.

고급형 카메라의 경우 소니의 이미지 센서 반도체가 쓰인다. 결국 카메라 성능의 관건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카메라 제어 소프트웨어와 어떤 가격에 어느 정도 성능을 갖춘 모듈을 쓸 것인지 정하는 전략적인 선택인 셈이다.

중국 등 후발 주자들도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으로 차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내 전자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와 한국 업체의 기술력 격차가 지난해 MWC 당시만 해도 9개월 정도였는 데 이제 2~3개월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격차 축소는 중국 IT산업이 발전한 것도 있지만, 관련 산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IT전문 블로그 스트레이트체리를 운영하는 IT 전문 분석가 벤 톰슨은 "갤럭시S6가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결국 가격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유리와 금속 재질의 일체형 외관이 사용되면서 나타난 편의성 저하 등이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뒷면에도 유리가 사용되면서 충격을 받을 경우 파손될 가능성이 커진 데다 표면에 기름때가 묻기 쉽다는 등의 자잘한 불만들도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고 SD메모리카드를 삽입해 데이터 저장공간을 늘릴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되곤 한다.

'갤럭시S6엣지'의 경우 공개 당일 옆 테두리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을 뿐, 뒷면 등은 단순한 평면 형태의 디자인이라 큰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는 비판도 일부 IT전문매체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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