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獨은 위기종식 원치 않아" 그리스 前재무 주장
가디언, 바루파키스 전 장관 저서 '글로벌 미노타우로스' 소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그리스의 채권단 협상을 지휘했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하면서 그의 과거 저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바루파키스 전 장관이 2011년 처음 펴낸 후 최근 개정판이 나온 '글로벌 미노타우로스: 미국, 유럽, 그리고 글로벌 경제의 미래'의 일부 내용을 발췌해 게재했다.
마르크스주의자인 바루파키스는 이 책에서 미국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계를 그리스 신화 속 괴물 미노타우로스에 빗댔다.
그는 "글로벌 미노타우로스는 1971년부터 2008년까지 세계를 궁지에 몰아넣었다"며 "이제 유럽의 흑자 국가들은 그 시체를 떠받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 속에서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빨간색과 노란색 버튼 중에 하나를 눌러야 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빨간 버튼을 누르면 유로존의 위기는 단숨에 끝나고, 유럽 전체의 경제성장률이 동반 상승하며, 회원국의 부채도 한순간에 사라진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부채국의 국민에게 고통이 가해지지도 않는다. 유로존의 금리 스프레드는 3% 이하를 유지한다.
반면 노란 버튼을 누르면 유로존의 상황은 과거 10년과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유로존의 위기는 지속된다. 유로존이 붕괴되지는 않으며 독일의 초저금리는 유지된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부채 디플레이션의 소용돌이에 빠져 향후 3년간 국가소득이 15% 줄어든다. 흑자 국가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조금씩 증가하고 주변국의 GDP는 급격히 추락한다.
바루파키스는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나 영국 총리라면 빨간 버튼을 누르겠으나 독일 총리는 노란 버튼을 누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령 총리 자신은 빨간 버튼을 누르고 싶어 하더라도, 독일 유권자들이 '베짱이' 같은 그리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사람들을 이렇게 쉽게 위기에서 건져주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루파키스는 2008년 이전에 신자유주의 하에서 튼튼하게 유지되던 독일 경제가 신자유주의의 '죽음' 이후 남유럽 국가들보다 더 큰 타격을 받으면서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분노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독일 등이 신자유주의의 붕괴를 인정하지 않는 탓에 유로존의 위기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루파키스는 "신자유주의의 '흑자 재활용' 구조는 허점 많은 유로존의 체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었다"며 "신자유주의 이후에 또다른 흑자 재활용 구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흑자 국가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어 유럽이 금을 납으로 만드는 '역(逆) 연금술'을 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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