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운명, ECB와 유로존 회의에 달렸다

강지은 2015. 7. 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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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자금 지원 안 되면 현금 바닥 난 그리스 은행들, 예금 지급 불가능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그리스 국민들이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거부함에 따라 이제 그리스의 운명은 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와 7일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 결과에 달렸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번 국민투표 결과로 부채 탕감 등이 포함된 '더 좋은 협약'을 48시간 안에 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가 협상안을 거부한 만큼 ECB와 유로존이 그리스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 정책위원회는 이날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긴급유동성 지원(ELA) 여부를 논의한다.

그리스 정부가 오는 7일 은행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ECB에 ELA 한도 증액을 공식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리스 은행들은 ECB가 지속적으로 늘려온 ELA를 통해 자금 공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치프라스 총리의 '깜짝' 국민투표 선언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짐에 따라 ECB는 현행 890억유로인 ELA 한도를 동결했다.

뱅크런(대규모 현금인출)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ELA 한도마저 동결되자 그리스 정부는 6일까지 은행 영업을 중단하고, 일일 현금인출 한도를 60유로로 제한키로 조치했다.

결국 ELA 한도가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스 정부가 예정대로 7일 은행 영업을 재개할 경우 뱅크런 사태는 더욱 거세져 단시간에 자금이 바닥날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그리스 정부는 하루 60유로의 예금 인출 한도를 축소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카 카첼리 그리스 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 3일 "현재 그리스 은행들이 가진 유동성 규모는 약 10억 유로"라면서 "6일까지는 유동성이 보장된다"고 밝힌 바 있다.

ECB 회의 결과를 앞두고 의견은 분분하다. "ECB가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ELA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또다른 한편에서는 ECB가 아예 ELA를 중단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경우 그리스는 오는 20일 ECB 채무 35억 유로를 갚지 못해 실질적 국가부도 상태에 빠지고, 자국통화 발행에 이어 그렉시트 수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일각에서는 7일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정부와의 협상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는 ECB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의 무지타바 라흐만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정상회의는 ECB의 어려운 결정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갖고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유로존 정상회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7일 오후 6시 유로존 정상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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