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투표 6일 새벽 3시께 윤곽..찬·반 시나리오는?

김재영 2015. 7. 5. 20: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런던=AP/뉴시스】김재영 기자 = 그리스의 운명을 가를 국민투표가 5일(현지시각) 진행되고 있다.

1000만 명의 그리스 유권자들은 수년간 지금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을 견뎌낼 것인가, 아니면 파멸로 치달을 수 있는 유로존 탈출을 감행할 것인가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구제금융안 찬성파 유권자들은 내심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면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더 나은 지원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유로존 탈출을 무릅쓰겠다는 반대파 유권자 역시 반대가 우세하면 유로존 회원국들이 그리스를 밀어내는 대신 오히려 저자세로 나와 그리스가 유리하게 된다는 치프라스 총리의 말에 용기를 내고 있다.

두 경우 다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다. 보다 많은 경우의 수가 예상된다.

투표는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각 6일 새벽 1시)에 종료되며, 결과는 한국 시각으로 새벽 3시께 나올 예정이다.

◇'찬성' 결론나면 국내정치·채권단 의견차 관건

그리스 국민들이 구제금융 협상안을 '찬성'하면 그리스는 즉시 새 구제금융안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지난달 30일로 종료된 구제금융과는 다른 내용의 지원책이 확정된다면 그리스의 은행도 정상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그러나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그리스의 국내 정치 상황이 만만치않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표결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찬성' 결과가 나올 경우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치프라스의 현 좌파 정부가 다른 당들과 연정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총선이 다시 치러질 경우에는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에 외부의 재정 지원이 없으면 그리스는 파산하게 된다.

채권단과 협상할 새 구제금융의 규모는 정부와 은행의 구제를 위해 기존 것보다 규모가 커야 한다. 동시에 그리스인들이 5년 동안 견뎌야 했던 긴축의 강도는 더 심해질 것이다. 그런 만큼 단시일 안에 타결될 가능성이 낮다.

채권단 사이의 견해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채권단이 그리스 채무액 상당 부문을 탕감해주지 않으면 이번 3차 구제금융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 측 채권자들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및 유로존 통합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가 가시적인 개혁을 이룬 후에야 채무 경감을 생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스는 1년 국내총생산의 170%에 해당되는 380조원에 달하는 총 부채 중 270조원은 이 세 채권자에게 빌린 것이다.

◇반대 결론나면 '그렉시트 둘러싼 대치'

그리스 국민들이 투표에서 반대를 선택한다고 해도 유로존 축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치프라스 총리의 주장은 근거가 확고하지 않다. ECB가 현 그리스 은행의 생명줄인 긴급유동성 지원을 중단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매우 불확실하다.

19개국 유로존 재무장관 모임의 대표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반대'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위험하게 할 것이 틀림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프랑스나 이탈리아 최고 지도자 등은 협상의 여지를 암시하고 있다.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시장 투자자들은 반대가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그렉시트'의 확률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유로존 퇴출을 놓고 18개국과 그리스가 대치할 경우, 교착 상태가 길어질수록 위기 상황의 강도가 커진다.

타결안도 없고 외부 수혈의 돈도 없게 되면 그리스는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채무 상환을 모두 불이행하게 되고 국내 공무원 월급과 연금을 줄 수 없게 된다. 은행은 인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바닥나고 만다.

이 상황에 맞닥뜨리면 그리스는 독자적인 화폐를 찍어내는 방법 밖에 수가 없다. 이것은 단기적 측면에서 그리스 경제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거의 모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kj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