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의장 "반대결론 나면 그리스 새 통화 도입" 경고(종합)
"국민투표 반대 찍으면 '아마겟돈'급 재앙 부른다"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이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국제채권단 채무 협상안이 거부되면 그리스가 새 통화를 쓰게 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이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슐츠 의장은 그리스 국민투표가 치러진 5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칠란트푼크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국민이 '반대'를 택한다면 다른 통화를 도입해야 할 것이고 새 통화가 도입되는 순간 유로존에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를 지급 수단으로 쓰는 그리스가 공무원 월급과 연금을 줄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들어 새 통화가 도입될 가능성을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국민투표 결과를 보고 6일 긴급유동성지원(ELA)을 계속할지 논의한다.
결과가 '반대'로 나오면 그리스 은행들의 유일한 지원책인 ELA가 끊길 수도 있다.
앞서 슐츠 의장은 국민투표에서 '반대'로 결과가 나오면 '아마겟돈'과 같은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그리스가 채권단의 조건을 거부하면 신규 자금을 수혈받지 못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고 전력 공급도 끊길 것이며 생필품도 수입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슐츠 의장은 그리스가 다음 주중 전력, 대중교통 등 기본적 공공 서비스가 중단되고 임금 지급을 못 하는 등 통제불능 사태에 빠지는 상황을 막으려고 유럽연합(EU)이 긴급 자금 대출에 나서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그리스 정부를 시리자(급진좌파연합) 대신 '테크노그래트'(기술 관료)가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리스의 제조업 부문은 이미 가동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정부 당국으로부터 긴급하다는 판단이 없으면 해외 수출업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백 개의 크고 작은 공장들이 이르면 내주부터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텔레그래프는 덧붙였다.
한편 EU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로마노 프로디 전 이탈리아 총리는 그리스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유럽연합(EU) 자체의 존립도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프로디 전 총리는 "비이성적 행동이 역사에서 되풀이된다"며 "1차 대전을 촉발시킨 '사라예보' 사건이 그리스에서 재발되기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jami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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