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 유로존 반쪽 화폐통합이 낳은 비극

임세정 기자 2015. 6. 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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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들어가고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유로존 존립 자체가 다시 위협받고 있다.

유로존 회원국은 통화와 기준금리 정책을 공유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통합은 없는 상태다. 지난 1999년 1월 출범한 유로존은 반쪽 통합만 이뤄져 역내 회원국 간의 경상수지 격차가 확대됐고, 그리스를 중심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원국들의 확장적 재정 정책이 악순환을 일으키면서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시작됐다.

지난 2010년 그리스 위기가 시작되면서 유로존 붕괴 위기까지 거론됐으나 유로존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 등 재정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무제한 국채매입프로그램(OMT) 등을 통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2014년 유럽연합(EU)은 부실 은행 처리로 정부가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단일은행정리체제(SRM) 구축’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당시 저명한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유로화가 자격이 충분한 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과 재무부 모두가 필요하다면서 금융위기는 유로화의 구조 자체의 결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몸에 맞지 않는’ 유로화를 계속 쓰느라 그리스 등 재정 위기국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하지만 않았어도 위기가 이처럼 오래 가지는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 5월 첫번째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후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은 구제금융 자금만 모두 2400억 유로가 넘는다. 민간부분 부채에 대한 채무조정도 단행됐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은 25%나 감소했고, GDP 대비 부채는 109%에서 180%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이달 초 핀란드의 경제난이 유로화 사용국이란 ‘멍에’ 때문이라고 비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1990년대에는 핀란드가 자국 통화 마르카를 평가 절하함으로써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럴 수 없어서 경제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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