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채무상환 안 하면 어떻게 되나..일문일답

2015. 6. 30. 11: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그리스가 30일 오후 6시(미국 워싱턴 시간)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상환을 못 하는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이후에는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9일(현지시간) 그리스가 30일 채무상환을 못 하면, 역사상 IMF에 빚진 돈을 기한 내에 못 갚은 첫 선진국이 된다면서 디폴트 이후 상황을 일문일답으로 소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30일이 그리스에 결정적인 날인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리스는 이날 IMF에 채무상환을 하지 못한 역사상 최초의 선진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30일까지 IMF에 16억 유로(약 2조100억원)를 갚아야 하지만 갚을 돈이 없다. 유로존의 채권자들과 IMF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그리스가 지난 주말 구제금융 협상을 박차고 나갔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운명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다음 달 5일 구제금융 대신 추가 긴축을 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를 놓고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결정됐다.

--그리스가 30일 채무상환을 못 하면 어떻게 되나.

▲그리스는 1999년 유로존 창설 이래 국가 부채를 갚지 못한 첫 국가가 된다. 게다가 30일 저녁에는 유로존 다른 국가들이 지원한 구제금융 2천400억 유로(약 301조원)도 만료된다. 이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끊어야 한다는 어마어마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은행들은 ECB의 강력한 자금지원 덕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ECB는 이미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맞은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추가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그리스가 개인당 하루 인출한도를 정하게끔 압박했다. ECB는 다음 단계로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전면 중단할 수 있다. 이는 그리스 은행을 파산에 이르게 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불러올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왜 금융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나.

▲ 29일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식가격이 급락하고, 유로화 가치는 떨어지고,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의 채권금리가 급등했지만, 금융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그리스 위기가 다른 유로존 국가로 전염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럽 은행들과 투자자들은 지난 5년간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줄여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2012년 이탈리아나 스페인, 포르투갈 경제를 투기꾼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디폴트에 빠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IMF는 그리스가 30일 채무상환을 못 해도 기술적으로 디폴트 상태가 아니라 연체 상태라는 의견을 내놨다. 연체 상태에 빠지면 IMF에서 추가지원을 받기 전에 돈을 갚으면 된다.

문제는 ECB가 그리스의 IMF 연체를 디폴트로 볼지 여부다.

ECB는 그리스 은행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유로화와 스와프할 수 있게 해줬는데 IMF 연체상태나 유로존 구제금융이 중단됐다는 이유로 그리스 국채를 담보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리스 은행들은 크게 망신을 당하게 된다.

설사 ECB가 그리스 은행에 대한 자금지원을 끊지 않더라도 다음 달 20일까지 지속적으로 끊으라는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리스는 그때까지 ECB가 보유한 국채 35억 유로(약 4조4천억원)를 상환해야 한다.

IMF와 달리 그리스가 ECB에 채무상환을 못 하면 이는 명백한 디폴트가 된다. 그리스는 채권단과 빨리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채무상환을 못 할게 뻔하다. 그리스는 이어 8월 20일에 ECB가 보유한 국채 30억 유로(약 3조7천600억원)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 국민들은 언제쯤 다시 자기 계좌에 접근할 수 있나.

▲이는 전적으로 그리스인들이 7월 5일 국민투표에서 어느 쪽으로 투표하느냐에 달렸다.

만약 그리스 국민 다수가 유로존과 IMF가 요구하는 긴축·개혁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 데 찬성한다면 채권단과 합의가 결국에는 이뤄져 그리스 국민은 몇 주 내로 자기 계좌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찬성투표는 협상 재개를 의미한다고 유로존 당국 관계자들은 밝힌 바 있다.

반대가 우세하다면 그리스 은행들이 정상화되는 데 상당한 기일이 걸릴 전망이다. 2013년 키프로스가 도입했던 자본통제는 해제되기까지 2년이 걸렸다. 게다가 그리스의 자본통제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예금자들의 계좌에 있던 유로는 드라크마화로 바뀌어 지금보다 가치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일 것이다.

--반대가 우세하면 그리스는 유로존에서 쫓겨나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그리스가 디폴트 상태에 빠지고 자국통화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자동적으로 내쫓는 공식절차는 없다. 하지만, 만약 그리스가 ECB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자국통화를 쓴다면 유로존 회원으로서 누리는 이익이 거의 사라진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반대투표는 그리스가 EU에서 떠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리스의 대 EU 관계가 어려워지더라도 EU에 그리스를 내쫓을 법적 근거는 없다.

--그리스 경제는 유로존에서 벗어나면 번영할 수 있을까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경제이론상으로 경기침체에 빠진 국가는 자국통화를 평가절하하면 수출경쟁력 생기기 때문에 경기가 부양될 수 있다. 이는 1992년 영국이 EU의 환율조정제도를 폐기했을 때나 아르헨티나가 2002년 미국달러 고정환율제도를 폐기했을 때 발생했던 현상이다.

하지만, 그리스는 수출산업이 발달한 국가가 아니다. 재화나 서비스의 국외판매는 상대적으로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그리스 최고 수출산업은 석유정제산업인데,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통화절하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한다.

하지만, 그리스 GDP의 15%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은 분명히 통화절하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대신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면 그리스인들은 현금자산의 가치가 한순간에 크게 떨어지는 데 따른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스 정부가 고통을 줄이고자 돈을 마구 찍어낸다면 이는 파괴적인 물가폭등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yulsid@yna.co.kr

'불운의 역도 스타' 김병찬…생활고 끝에 쓸쓸한 죽음
"선생님이 허벅지 만졌어요" 여고생들 고소…경찰 수사
"갤럭시S4 배터리에 스파이 장치" 음모론 확산
'종북논란' 신은미 또 평양행 소식에 SNS '시끌'
볼리비아 장관 "교황이 코카잎 씹고싶다고 말해"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