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벼랑 끝 전술.. 디폴트 가능성 첫 언급
자금 위기에 내몰린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사진〉 총리가 최근 채권단에 "자금 지원이 없으면, 돈을 갚지 못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치프라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집권한 치프라스는 그동안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를 부인해 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치프라스가 '벼랑 끝 전술'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치프라스는 지난 12일 만기가 돌아온 국제통화기금(IMF) 차관 7억5000만유로(약 9300억원)의 만기를 나흘 앞두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에게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에 단기채권 발행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IMF 채무를 상환할 수 없을 것"이라는 편지를 보냈다. 치프라스는 또 ECB에도 단기채권 발행과 그리스 채권 투자 수익금 19억유로의 반환을 요청했다. 그리스 정부는 결국 일종의 비상금이라 할 수 있는 IMF 특별인출권(SDR·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하는 것) 6억5000만유로를 받아 IMF의 빚을 갚았다. FT는 "IMF의 SDR을 이용해 IMF의 채무를 상환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그리스의 자금은 이달 말 바닥이 드러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상수단을 동원해 한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당장 내달 5일 IMF 부채 3억달러의 만기가 돌아온다. 그리스가 내달 중 IMF에 갚아야 하는 부채만 15억유로에 이른다.
그리스는 지난 2월 채권단과 오는 6월까지 72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합의하고 경제개혁 등 구체적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노동시장 개혁과 연금 삭감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FT는 "협상 시간을 끌기보다는 그리스에 '채권단 요구를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떠나라'는 양자택일을 요구해야 한다는 말이 채권단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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